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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현장검증] 무면허 청소년 유혹하는 전동킥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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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얼마 전 함께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던 학생들이 택시에 치여 한 명은 숨지고, 한 명은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죠.

이렇게 청소년이 전동킥보드를 타다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는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잇따르면서 재작년, 만16세 이상에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만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는데요.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현장에서 검증해 봤습니다.

◀ 리포트 ▶

하교 시간, 경기도 파주의 한 고등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교문 바로 앞에 있는 전동킥보드로 향합니다.

[A 고등학교 1학년]
"<왜 타요?> 빨리 학원 가야 해서. 있으니까 더 타게 되는 것 같긴 해요."

이 학교의 정문과 후문 앞은 모두 전동킥보드 대여업체의 주차추천구역.

여기에 주차하면 요금까지 할인해주다 보니 늘 여러대씩 세워져 있습니다.

[A 고등학교 1학년]
"어른들의 꾀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무슨 꾀?> 돈을 더 벌려는. 학생들이 제일 많이 타니까."

학교 정문 앞이 킥보드 주차추천구역인 또다른 고등학교.

"<타고 왔잖아요. 저기도 오네? 뒤에도 오네? 혹시 아는 친구예요?> 아니요."

곳곳에서 학생들이 킥보드를 타고 나타납니다.

[B 고등학교 1학년]
"저희 반에도 한 절반은 타는 것 같아요. <면허가 있는 상태에서 타는 친구도 있어요?> 한 명도 없는 것 같아요."

한 대에 두 명 이상 타는 건 기본입니다.

[B 고등학교 1학년]
"속된 말로 '2치기'라고 하는데.. 2치기. <2치기가 뭐예요?> 두 명씩 타는 건데 많게는 막 네 명도 타고 그래요. <그럼 그건 '4치기'네. 네 명이 있으면.> 네 그렇죠."

학교 바로 앞에 킥보드가 있으니 더 타게 된다고 합니다.

[C 고등학교 1학년]
"<여기 자주 이용해요?> 네. 여기에 (킥보드가) 계속 있어서. (업체가) 트럭에서 갖다 놓는 것도 봤고. 회수해서 한 번에 여기다 갖다 놓는 것 같아요."

이 킥보드 업체의 주차추천구역 중 하나는 한 고등학교 정문 담벼락입니다.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가 있어 어린이 보호구역이기도 합니다.

[중학교 학생안전부장]
"여기 중학교 앞이잖아요. 여기가 (주차)유도지역이라고 돼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하죠. 유혹하는 환경이 너무 많아서."

심지어 서울의 일부 중고등학교 앞은 서울시가 지정한 전동킥보드 주차구역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저희도 학교 앞에 있는 인접한 PM(개인형 이동장치) 주차 구역에 대해서는 자치구에 공문을 송부해서 지금 확인하는 절차에 있습니다."

전동킥보드도 무면허 운전은 불법이지만, 면허가 없어도 빌리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부모님은 혹시 이거 타는 거 아세요?> 아니요 잘 모르세요. <걸리면 혼나려나.> 네. <면허가 있어야 탈 수 있다는 건 알죠.> 인증이 없어요."

수도권에 있는 10개 킥보드 대여 업체를 검증한 결과, 9개 업체가 면허 등록 절차를 건너뛰어도 대여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등록하기"

[박병우 경장/수원남부경찰서]
"학생들이 가입만 하고 면허증이 없어도 탈 수 있게 한다는 거예요. 이거 킥보드 회사들도 묵인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면허도 없는 청소년들이 전동킥보드의 주요 고객이 되면서 사고는 빈발하고 있습니다.

[B 고등학교 1학년]
"얼굴이 막 찢어져서 붕대 감고 오거나, 무릎이 나가서 깁스 한 친구도 여럿 봤어요."

전동킥보드 업체들은 면허 인증을 하지 않아도 처벌은 없는 상황이라며, 학교 앞 주차구역은 수요를 기준으로 설정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동킥보드 대여 업체 관계자]
"주차존(주차 추천구역)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사실 학교 인근이나 이런 것은 고려 기준이 아니고요."

전동킥보드 대여 업체가 반드시 안전 확보 계획을 세워야만 지자체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은 2020년 발의 후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

정부와 국회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위험한 전동킥보드는 청소년을 노리고 있습니다.

현장검증,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영상편집: 남은주 /자료조사: 김세연, 허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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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준형 /영상편집: 남은주 남효정 기자(hjh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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