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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런 것들한테 세금 내다니" 수박 안 줬다는 민원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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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충남 서산시 공식 홈페이지에 '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 받았다'는 제목의 민원이 올라왔습니다.

최근 면사무소에 방문했다는 A씨.

A씨에 따르면 당시 사무실에는 직원 10여 명이 모여 수박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자신에게 수박을 권하지 않아 화가 났다고 합니다.

A씨는 "처음 본 여직원을 제외하고는 단 한 명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더라"며 "수박을 권하는 공무원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저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아니고 면사무소를 방문한 민원인이고 지역민"이라며 "그들이 부끄럽고 괘씸했다"고 분노를 터뜨리더니,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다", "부모 교육의 문제인지 공무원 교육이 문제인지 궁금하다"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글 아래에 누군가가 "수박 한통 먹다가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까지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달렸는데, 그러자 A씨는 다시 댓글을 썼습니다.

"제가 사회적으로 영양사고 자영업 20년차"라며 "엄연히 일을 보러 간 지역민인데,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네는 게 맞느냐"고 항변한 겁니다.

논란은 서산시청 게시판은 물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습니다.

"저도 공무원을 좋아하진 않지만 별 걸로 다 욕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면사무소 직원분들 신경 쓰지 말고 더운 날 수박 더 드시고 힘내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에선 "근무시간 중에 수박파티를 했다면 잘못이고, 민원인이 홀로 대기하고 있는데 투명인간 취급했으면 씁쓸할 수도 있다"며 A씨를 두둔하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서산시청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서산시는 "게시판은 건전한 공론의 장이 되어야 할 곳"이라면서 "표현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나 모욕적인 언사를 게재하는 건 당사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협조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수F 기자(jis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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