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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밀착카메라] 멸종위기종 살고 있는 '신비의 산'에 100만평 골프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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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만 평짜리 숲에 골프장을 짓겠다는 곳이 있습니다. 그 숲에는 세계적인 희귀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정부가 개발 허가를 내줬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와 함께, 신비의 산으로 불리는 거제 노자산 숲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기자]

경남 거제도의 노자산입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맞닿은 아름다운 산입니다.

이곳엔 온갖 생명이 터잡아 살고 있습니다.

눈테와 부리가 푸르고 꼬리도 아주 깁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깬 새끼들을 바라봅니다.

물속에선 나비넥타이를 한 물고기가 바위 틈에서 쉽니다.

모두 멸종위기종들입니다.

숲속으로 직접 들어가봤습니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흰 식물이 눈에 띕니다.

[원종태/전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푸른 눈의 우주인이라고. 암술이 파랗게 빛나거든요. 광합성을 못해서.]

숲속에 더 들어와보니 오래된 소나무도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 팔색조 둥지가 있습니다.

팔색조 둥지를 또 찾았습니다.

아주 큰 느티나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팔색조가 보이진 않습니다.

멸종위기종을 또 찾았습니다.

거제에만 산다는 거제외줄달팽이입니다.

노자산 계곡에서 신종생물로 등록된 거제도롱뇽도 찾았습니다.

계곡 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하천에도 멸종위기종이 삽니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하천인데 물속에 흰 점들이 보입니다.

전부 다 기수갈고둥 알입니다.

숲속을 헤맨 지 이틀째, 드디어 팔색조가 나타났습니다.

[허성범/거제도 주민 : {지금 어떤 상황이에요?} 이제 막 이동해서 자리를 잡고 제짝을 찾는 시기이니까.]

팔색조는 숲에서도 가장 키가 큰 나무 꼭대기를 좋아합니다.

[허성범/거제도 주민 : 땅속에 있는 지렁이를 캐먹는다는 느낌으로. {부리로 이렇게 쪼아먹는 거예요?} 네.]

긴꼬리딱새도 만났습니다.

그런데 5년 뒤면 이곳에 100만평 넘는 관광단지가 들어섭니다.

대부분 골프장입니다.

2017년 지자체와 사업자가 낸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환경청이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평가서엔 멸종위기종들이 어차피 새 서식지를 찾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관련 기관들이 현지조사 결과를 검증없이 받아들인 겁니다.

노자산 일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숲을 지키고 싶습니다.

[김현아·최지윤/거제도 주민 : 산이 아파요. 나무를 안 깎았으면 좋겠어요.]

환경청은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 : 일부는 원형보전지역으로 설정돼요. 그럼 산지가 어느 정도는 남아 있거든요. 법정보호종 사는 구역들은 보호되겠죠.]

이곳은 신비의 산이라고 불립니다.

세계적인 희귀종들이 살고 있는 숲입니다.

바로 이 숲에 170만 그루의 나무를 베고 골프장이 들어설 겁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영상그래픽 : 이송의 / 인턴기자 : 김나연)

이상엽 기자 ,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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