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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LPGA 향한 꿈의 원동력은 한국 무예"…캐나다 한인 3대 '태권도 가족'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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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근교의 한 태권도장,

원생들의 기합 소리로 활기가 넘칩니다.

30년 전 캐나다로 이주해 온 장암용 씨가 어느덧 28년째 운영하는 도장입니다.

[인터뷰 : 장 암 용 / 캐나다 태권도 고단자 협회 부회장]

"(태권도를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이네요. 지금까지 해왔고 국기원 공인 9단까지 받았습니다."

오랜 세월 캐나다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현역 사범들을 포함해 수많은 제자를 배출해 낸 장암용 씨의 도장이 더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아들과 손녀까지, 3대가 함께 도장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겁니다.

만 15살, 손녀 장하영 양이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도와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이민 3세지만, 가족과 늘 한국어로 대화하고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수련하며 뿌리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장하영 / 캐나다 써리 : 저는 태권도 3살 때부터 시작했고요. 지금 2품이에요. 이제 3품으로 올라가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하영 양은 태권도뿐 아니라, LPGA 진출을 꿈꾸는 골프 유망주이기도 한데요.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주니어 골프협회'가 지난해 연 대회에서 여자 부문 우승컵을 거머쥐었죠.

올해는 유소년 대회 '드라이브 칩 앤 퍼트'에서 석 달간 3개 예선 대회를 거쳐 지역 1위.

같은 성별과 연령대 선수 10명에게만 허락된 결선 초청장을 따냈습니다.

세계 프로골프 4대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사전 행사로, 세계 최정상 선수들을 만나 인사할 수 있는 영광의 자리죠.

[장하영 / 캐나다 써리 : 친구가 '드라이브 칩 앤 퍼트'를 얘기해줬어요. 이거 한번 나가라고. 이거 나가면 지역 대회를 이기면 오거스타 갈 수 있다고. 제가 너무 오거스타 가고 싶어서 아빠랑 같이 얘기하면서 한번 해봤어요. 지역 대회를 이겨서 오거스타 갈 수 있는 거예요.]

8살에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큰 원동력은 바로, 온 가족이 함께한 태권도.

더 어릴 때부터 단련해 온 태권도는, 무엇보다 근성과 정신력이 중요한 골프에서 기량을 발휘하는 비장의 무기가 됐다고 합니다.

[장하영 / 캐나다 써리 : 태권도는 골프에 많이 도움됩니다. 자신을 통제하는데 도와주고요. 그리고 집중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장암용 / 장하영 할아버지·캐나다 태권도 고단자 협회 부회장 : 태권도는 특히 힘과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골프도 힘과 속도예요. 그래서 태권도를 하게 되면 골프에도 백 퍼센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골프 전문 매체에서도 '태권도로 기본기를 다진, 드라이브 칩 앤 퍼트 결선 진출자'라며 하영 양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알렉스 김 / 골프 코치 : 골프란 운동이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지루한 훈련을 참아내야 하는 건데 인성이 많이 필요합니다. 인성적으로. (하영이가) 인성적으로 잘 갖춰져 있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굉장히 침착하고 진중하고 매사에 집중력도 좋고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도장 운영을 돕고 골프 연습까지 하느라 바쁜 일상.

평범한 여느 10대처럼 친구들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할 때면 연습에 빠지고 함께 갈까 흔들리기도 한다는데요.

그럴 때마다 자신만의 우상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장하영 / 캐나다 써리 : 여자로는 김세영 언니가 제일 좋고요. 김세영 언니도 어렸을 때 태권도 했대요. 태권도 하니까 비슷해서 좋아했어요.]

꿈에 그리던 이번 대회 결선에서 6위에 오른 하영 양.

어른이 돼서 명문 오거스타 골프장의 잔디를 꼭 다시 밟겠다는 목표를 안고 돌아왔는데요.

[장하영 / 캐나다 써리 : LPGA에 가서 프로 되고 싶어요, 골프 프로. 왜냐면 제가 골프를 좋아해서, 그리고 커서 골프를 잘할 것 같아요. 그래서 골프 선수가 되고 싶어요.]

캐나다에서 나고 자랐지만, 가족과 함께 한국 전통 무예를 현지에 전파하며 새로운 꿈을 꾸는 소녀.

앞으로도, 태권도로 갈고 닦은 체력과 정신력을 밑거름으로, LPGA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걸어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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