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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우알생] "독서실 총무 된 줄"…카페 주인, 콘센트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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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이른바 '카공족'이라고 하죠. 최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카페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생활경제, 송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란히 놓인 좁은 원기둥 모양의 의자.

일본의 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이라며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논란이 된 사진입니다.

맥도날드에서 공부하는 이른바 '맥공족'을 막기 위한 것 아니냔 겁니다.

[석민경/서울 서교동 :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어서 오래 못 앉고 밥만 먹게 하려고 만든 것 같은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논란을 겪고 있습니다.

주말 오후 2시 반쯤 카페에 들어선 여성.

엎드려 30분간 잠을 청하고 공부도 하다가 카페를 나선 시각은 저녁 8시입니다.

5시간 30분 머문 겁니다.

카페에서 오랜 시간 공부 등을 하는 이른바 '카공족'입니다.

임대료와 인건비에 이어 올 초 전기 요금까지 오르자, 일부 '카공족'의 과한 행동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멀티탭을 가져와 각종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경우가 대표적.

[고장수/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 : (카페 전기요금이) 한 30~40% 정도가 인상되고 있거든요.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테이블 회전이 중요한데…]

이 카페 주인은 속앓이 끝에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A카페 운영 : (한 잔 시키고) 거의 하루 종일 계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나가서 식사하고 들어오신 분도 계셨고. 통화하시는 손님한테 가서 조용히 해달라고 말을…]

결정적 계기가 된 건 만석인 어느 주말이었습니다.

[A카페 운영 : 테이블마다 전부 다 노트북이 올려져 있더라고요. 정적만 흐르는 카페에서 커피가 좋아서 시작했던 카페가 제가 독서실 총무가 된 기분이더라고요.]

그날로 매장 내 일부 콘센트는 막고, 노트북 이용 시간도 3시간으로 제한했습니다.

아예 주말이나 공휴일엔 기본 이용 시간 자체를 두 시간으로 정한 카페도 있습니다.

[성한빛/B카페 운영 : (좁은 가게는)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인데 2~3팀만 4~5시간씩 과하게 앉아 있어 버리면 아무래도 생계의 위협을 받는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2019년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음료 한잔 주문한 고객이 추가 주문 없이 1시간 42분 이상 머물면 카페에 손실이 됩니다.

매장 내 공부를 아예 금지한 카페도 등장했습니다.

[C카페 운영 : 세 시간 이상 앉아버리면 겨울, 여름철 같은 경우엔 아예 난방을 그분 때문에 계속 돌려야 하는.]

또 카페 인근 독서실 위치를 안내하는 공지부터, 식사 등으로 오래 자리를 비우는 걸 막기 위한 '외출 금지' 공지도 기본입니다.

카페 주인들이 힘들어하는 건 일부 카공족뿐만이 아닙니다.

[A카페 운영 : 닭꼬치를 드시고 쓰레기까지 테이블 위에다가 버리시고, 과일 깎아 드시고.]

손님들이 아크릴 수세미를 뜨고 간 자리, 떨어진 반짝이들로 청소에 애를 먹었다는 하소연도 있습니다.

[성한빛/B카페 운영 : 과한 것들만 자제해주셨으면… 개인이 오시면 가능하면 2인석 앉아 주시는 게.]

[이재우/서울 신림동 : 흔히 말하는 두 시간에 한 번씩은 음료를 주문한다든지…]

취재진이 만난 카페 주인과 이용객들은, 기본을 지키고 서로 조금씩만 배려한다면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화면출처 : 보배드림)

(영상디자인 : 정수임, 허성운 / 인턴기자 : 이희진, 최윤희)

송지혜 기자 , 정철원, 최대환, 박대권, 강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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