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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전봇대 까치집 때문에 정전 잇따라..."집 지을 나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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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전봇대 곳곳에 자리 잡은 까치집으로 인해 정전사고가 잇따랐습니다.

까치 산란기인 봄이면 둥지 짓기가 더 활발해져 관계 당국이 제거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전봇대 위 고압전선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까치둥지.

장비를 이용해 위로 올라간 작업자 손에 해체돼 우수수 떨어집니다.

4∼5월 산란기를 앞두고 집을 지으려는 까치와, 집을 부수려는 한국전력이 매년 초 벌이는 신경전입니다.

까치는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높은 전봇대 위를 집터로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화근입니다.

집 재료로 물어온 철사 등 금속류가 고압전선에 닿으면 급격히 많은 전류가 흐르게 되고, 정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전은 봄마다 둥지를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에 나서지만, 까치가 같은 곳에 다시 새 둥지를 만드는 경우도 많아 헛수고가 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정영균 / 한전 고양지사 차장 : 산란기가 오면서 까치들이 활발하게 둥지 짓기 시작해서 매일 매일 현장 나가서 조류 순시를 하고 있습니다. 한 군데 반복적으로 조류 둥지를 조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발생한 정전 사고의 5%가 까치집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최근 경기 부천에서 2백여 세대, 이천에서 9백여 세대에 전기가 끊긴 것 역시 까치집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근원은 까치가 집을 지을 만한 큰 나무가 도심에서 사라진 데 있습니다.

까치로서는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려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전봇대 위에 둥지를 틀 수밖에 없는 겁니다.

[박병권 / 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 : 까치가 좋아하는 환경에서 사는, 높은 크기를 갖는 나무들을 너무 심하게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에…. 집을 짓는 위치였던 나무가, 주택 시설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지면서 벌어진 일이에요.]

예로부터 좋은 소식이나 반가운 손님을 부르는 길조로 여겨졌던 까치.

이제는 정전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봄철 골칫거리 신세로 전락한 가운데, 까치에게 집다운 집을 돌려주는 것도 인간의 숙제로 보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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