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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전쟁반대' 12세 딸 그림에 징역형 러 아빠, 국외 도주했다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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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검열 표적이 된 모스칼료프 부녀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딸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그림을 그린 뒤 자신도 SNS에 게시한 글 때문에 기소됐던 러시아 남성이 도주했으나,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붙잡혔다고 30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알렉세이 모스칼료프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지난 28일 궐석재판에서 2년 징역형이 선고된 직후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 남쪽으로 약 320㎞ 떨어진 예프레모프에서 딸과 함께 살던 그는 지난해 4월 12살이던 딸 마샤가 학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그림을 그린 뒤 학교 측이 딸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공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마샤의 그림은 우크라이나 모녀로 보이는 두 사람이 러시아 쪽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2발을 손으로 막는 장면으로, 우크라이나 국기와 러시아 국기 안에 각각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전쟁에 반대한다'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학교 측이 딸의 그림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힌 후 그는 자신의 SNS 계정에 직접 올린 반전 글로 인해 벌금을 물었다.

이어 지난해 12월 러시아 경찰은 그의 아파트를 압수수색했고, 그는 러시아군을 모독한 혐의로 기소됐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군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퍼뜨린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을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전에도 비슷한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었던 그는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에 회부됐고, 아버지와 둘이 살던 마샤는 어린이 보호소로 보내지는 등 집안이 풍비박산났다.

이후 BBC 취재진은 그의 지지자들이 그의 자택 밖에서 변호사를 통해 그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다 재판을 앞두고 그의 행방이 묘연해졌고 28일 재판은 궐석으로 치러졌다.

모스칼료프씨의 변호사 드미트리 자흐바코프는 그가 민스크에서 휴대전화를 켜 위치가 노출돼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러시아 언론인 마리나 옵시니코바는 SNS에 "모스칼료프는 도망치기 전에 휴대전화를 끄고 심(SIM)카드도 빼놓아야 한다는 경고를 받았으나, 무슨 이유 때문이었는지 민스크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전원을 켰다"고 썼다가 이내 지웠다.

옵시니코바는 지난해 10월, 생방송 중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했다가 가택연금 처분을 받은 뒤 러시아를 탈출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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