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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총소리 들려요…제발 빨리!" 美내슈빌 총격 911 통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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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벽장에 학생들과 숨어 신고…목격자 "아이들 비명없이 침착한 모습"

연합뉴스

30일 테네시 주의회 앞에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시위자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초등학생 3명 등 6명이 사망한 참극이 벌어졌을 당시 911에 접수된 긴급 신고 내용이 공개됐다.

내슈빌 경찰이 30일(현지시간) 공개한 녹음 파일에서 신고자들은 사이렌과 울음소리, 총성이 뒤섞인 가운데 숨죽인 듯 속삭이는 목소리로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 사건 용의자 오드리 헤일(28)은 27일 반자동 소총과 권총 등 총기 3정으로 무장한 채 자신의 모교인 사립 기독 초등학교 '커버넌트스쿨'에 침입해 9살짜리 초등학생 3명과 학교장, 임시교사 등 6명을 살해했다.

그날 오전 10시 13분께 들어온 한 신고 전화는 미술실 벽장에 숨은 한 여교사로부터 걸려 온 것이었다.

그는 공포에 질린 듯 "학교에서 총성이 났는데 지금은 잠시 멈췄다"고 말한다.

경찰이 안전한 곳에 숨었는지 묻자 이 교사는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그의 뒤로는 어린이들의 숨죽인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 다음 이 교사는 다시 총성이 들린다면서 "제발 서둘러주세요"라고 요청한다.

다른 전화에서는 사건 당시 교회 인근에 있던 교인 톰 풀리엄(76)이 어린이들을 포함해 사람들 여러 명과 함께 학교에서 나와 큰 도로로 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풀리엄이 침착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다른 어른과 어린이들의 말소리도 그대로 녹음돼 긴장과 혼란스러운 상황이 분명하게 전해져 온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911 직원이 총격범의 인상착의를 요청하자 풀리엄은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넘겼고, 이 남성은 "내가 본 것은 소총을 든 한 남성이 문을 통해 총을 쏘고 있는 모습뿐이었다"며 "그는 지금 2학년 복도, 위층에 있다"고 말했다.

총이 발사된 횟수에 대한 질문에는 한 여성이 "10발쯤 들었고, 그 뒤 건물에서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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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희생자 추모회에서 슬퍼하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또 다른 신고 전화에서는 한 남성이 2층의 한 교실에 있다면서 다급히 경찰 출동을 요청한다. 이 남성은 처음에는 "총격범이 우리 교회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총격범도 자신처럼 2층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의 참극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총격 용의자를 사살하면서 끝났다.

경찰은 이 용의자의 신원을 성전환자(트랜스젠더) 여성인 헤일로 특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경찰이 출동하고도 한참을 머뭇거려 질타를 받은 텍사스 유밸디 초교 총격 참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경찰이 다소 신속히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헤일이 학교 출입구의 위치를 포함해 학교 건물에 대한 사전 답사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 범행을 진행할지를 모두 표시해둔 지도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고자 풀리엄은 AP 통신에 사건 당시 자신이 교회 인근에서 아내와 함께 차량으로 이동 중이었다면서 어린이들이 비명을 지르지 않고 침착한 모습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학교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이 어린애들이…"라며 "이제 헤쳐 나가야 할 힘든 날들이 남았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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