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경비원 "고인, 직위 강등돼 모멸감 느낀 듯"
- 관리소장과 일할 수 없다며 15명 단체 사직
- 임득균 노무사 "권한 없는 소장이 인사권 행사"
- 사소한 실수에도 '계약종료' 언급? 권한 넘어서
- 3개월 쪼개기 계약에 압박, 갑질 대응에 무력해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3월 21일 (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서울 강남구 A아파트 동료 경비원, 임득균 직장갑질119 노무사
▷김태현 : 최근에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한 분이 관리소장의 갑질 때문에 유서를 남기고 돌아가신 그런 사건이 있었고요. 어제는 이 아파트의 경비원 전원이 단체행동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중에 한 분을 바로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동료경비원 : 네, 수고하십니다.
▷김태현 : 저희가 인터뷰는 선생님 성함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동료경비원 : 네.
▶동료경비원 : 네, 현재 6시부터 근무 중입니다.
▷김태현 : 전화받아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동료경비원 : 네.
▶동료경비원 : 네, 오래됐지요.
▷김태현 : 신임 관리소장이 오고 나서 돌아가신 분께서 굉장히 고통을 겪었다 이렇게 보도가 되지 않았습니까?
▶동료경비원 : 맞습니다.
▶동료경비원 : 이분이 10년간 경비반장을 하는데 갑자기 반장에서 강등돼 갖고 평경비원으로 지시를 하니까 굉장히 모멸감 때문에 아마 그랬을 거예요. 못 참지요. 완전히, 말하자면 최고 반장인데 일반 경비원으로 가라 그러면 말이 안 되거든요.
▷김태현 : 그런데 일부 보도를 보니까 관리소장이 경비반장에서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시킨 그 이유가 고인께서 다른 경비원분들에 대한 관리소장의 갑질을 막아주다가 그렇게 됐다라는 보도가 있는데 맞는 얘기인가요?
▶동료경비원 : 그것도 조금, 뭐 전혀 아닌 건 아니고요. 결정적인 건 자기가 데리고 있는 조원이 온 지 얼마 안 돼서 이제 모르니까 이것저것 누르다가 화재경보기의 비상벨이 울려버렸어요, 화재 났으니까 이동하라고.
▶동료경비원 : 그렇지요. 엄밀히 따지면 관리소 잘못이거든요. 일반 경비원이 그것까지 숙지, 조금 배우기는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지요.
▷김태현 : 그 문제 때문에 강등이 된 걸로 보인다는 말씀이신가요?
▶동료경비원 : 그런 걸로 해서 1월 30일에 그만둬라 이렇게 된 건데 이것저것 바쁘다 보니까 2월로 넘어온 거예요, 이게. 그러다가 3월 8일에 이동하라 이동명령 떨어져서 투신했던 그 아파트 3일째 근무날 올라가서 그렇게 된 거지요.
▷김태현 : 그 아파트에서 석 달간 경비원분들이 15명 사직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동료경비원 : 네, 정확하게 15명이 더 될 겁니다.
▷김태현 : 같은 아파트에서 한 달에 대여섯 분이 그만두신 거거든요.
▶동료경비원 : 그렇지요.
▷김태현 : 이거 굉장히 이례적인 일인데 이것도 다 관리소장 때문이다 이렇게 보고 계신 건가요?
▶동료경비원 : 그렇지요. 4명은 이제 해임됐고, 계약 안 하겠다고 문자메시지가 왔고, 나머지 열한 분은 이런 사람 밑에서는 편한 곳으로 가지요. 말하자면 소위 말해서 이런 사람하고 같이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좋은 자리로 가버린 거지요.
▷김태현 :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들이 있어서 그분들이 사직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동료경비원 : 첫째로 나이들이 있는 분들이고, 그야말로 저희들이 단순직이거든요. 청소하고 일반적이고 조그마한 거는 하지만 뭐 낙엽 치우라 그러든지 심한 일은 시키면 안 되고,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36명이 돌아가거든요. 정문에서부터 12동 꼭대기까지 36명이 돌아가면서 저녁 8시까지 불법주차 단속하라 그러면 못 하지요. 그러면 주민들이 서비스를 못 받으니까. 그런데 이 사람이 군 출신인데 보여주기식 행정을 해요. 그러니까 길거리에 쫙 서 있으면 주민들이 볼 때마다 이거 참 특이한 일이다 해서 굉장히 보여주기식, 군대 출신인데 굉장히 보여주기식 행정을 해요. 그것뿐만 아니라 아침 6시 10분이면 교대자가 오는데 1분만 얘기하고 전달사항하고 가면 되거든요. 6시 반까지 옷을 입은 채로 둘이 나란히 앉아 있다가, 또 관리직 영선반이라든지 전기반 실장들한테 6시 25분에 있는지 없는지를 사진을 찍어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 같이 근무하시는 분들 전원이 단체행동에 나서셨다는데 그 요구사항이 뭐지요?
▶동료경비원 : 요구사항은 해임을 시켜달라 이거지요. 이런 사람하고 일을 못 하니까.
▷김태현 : 입주자대표회의나 아파트 주민들의 입장은 어떤 걸로 파악하고 계신가요?
▶동료경비원 : 이번에 1,000세대 중에서, 소위 말하자면 연판장인데 해임안에 동의한 사람이 60%가 넘어요.
▷김태현 : 주민들도요?
▶동료경비원 : 네. 연판장 다 해서 이제 강남 노동청에 보내고 강남구청에도 보내고, 이번 주에 아마 다 갈 겁니다.
▷김태현 : 입주자대표회의 쪽에서의 어떤 공식적인 입장이나 이런 건 있나요?
▶동료경비원 : 입주자대표회의에 황 회장이라는 사람의 등을 엎고 이 사람이 이렇게 호가호위를 하니까, 아주 무소불위식이에요. 황 회장의 지시는 나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분은 좀 점잖은 스타일인데. 이런 식으로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니까 황 회장 입장으로는 잘하는 걸로 보이지요.
▷김태현 : 호가호위이다.
▶동료경비원 : 완전 호가호위이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플래카드를 많이 거셨는데 구호를 보니까 "경비복을 입었다고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야 하느냐." 뭐 이런 가슴 아픈 구호도 있었거든요.
▶동료경비원 : 네, 그런 것도 있지요.
▷김태현 : 지금 경비원 일 하시면서 가장 고쳐졌으면 하는 점 이런 것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동료경비원 : 이건 그동안에 내려오는 택배를 받아준다든지 이런 건 다 우리들이, 오래된 아파트이고 해서 하여튼 다 열심히 하는데요. 바라는 거는 다른 거 없어요. 기존에 소장이 하던 거, 저는 여기서 근무 한 5년 됐지만 기존에 있는 걸로 해야 되는데 이건 뭐 아닌 거를 자기가 군대식으로 그렇게 힘들게 하니까 은퇴하고 칠십 앞뒤로 이렇게 돼 있는 분들이 못 견디지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굉장히 힘들어요, 이런 게.
▷김태현 : 알겠습니다. 선생님, 끝으로 더 짧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잠시 해 주시지요.
▶동료경비원 : 이 사람이 빨리 해직이 돼야 되는데, 더군다나 요새 우리 회사하고 관리회사하고 회사가 달라요. 그런데 그 회사한테 인사권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이 소장은. 물론 전체 1,000세대를 총괄은 하지요. 그러나 엄연히 경비대장이 있고 회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사권을 갖다가 3개월 쪼개기 계약을 해서, 그런 게 굉장히 압박을 받지 않습니까. 노인 돼서 직장 구하러 다닐 수 없는 거고, 5년 10년 있기 바라는데 자르는 이런 거는 지양을 해야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근무 중에도 저희 전화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동료경비원 : 수고하십시오.
▷김태현 : 감사합니다.
▶동료경비원 : 네.
▷김태현 : 지금 스튜디오에 임득균 노무사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임득균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이것부터 제가 여쭤볼게요. 아파트에 앞서 경비원분께서 말씀을 해 주셨지만 경비원분들에 대한 인사권자, 그러니까 업무를 지시할 수 있다든지 그런 인사권자와 지휘명령권자라 그래야 되나요? 누구입니까? 관리소장입니까?
▶임득균 : 엄격하게 얘기하면 경비용역회사이지요. 이게 참 복잡한 구조이기는 한데요. 우리가 사는 아파트가 되게 다단계 구조로 되어 있거든요. 일단은 입주자들이 뽑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있고, 여기서 모든 계약을 관할하는 거지요. 그 아래 용역을 줘서 관리용역회사가 있습니다. 또 거기다가 경비랑 청소는 따로 용역을 줘요. 그러면 여기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관리소장은 원래 관리 전반에 대한 업무를 할 수 있지만 경비노동자 개인적으로 뭘 해라, 이 사람 잘라라 이럴 수 있는 권한은 없는 거거든요, 회사가 다르니까요.
▷김태현 : 예를 들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새벽 몇 시에 나와서 도열해 있고 주차관리 어떻게 해라, 하다못해 아파트 길에 떨어진 낙엽 어떻게 청소해라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지시할 권한은 없다.
▶임득균 : 경비용역회사한테 요청을 하고 경비용역회사에서 낙엽청소라든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데요. 보니까 20분 늦게 퇴근시키고 이런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의 권한을 넘어선 지시라고 봐야지요.
▷김태현 : 대부분 아파트단지에서 경비원분들하고 갈등이 있을 때 보면 대부분 주민들이거든요. 강남의 모 아파트단지에서 한 몇 년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경비원 사건 때도 주민과의 갈등이었고, 소위 말해서 갑질이다 그러면 주민들이 갑질을 했던 사람들로 많이 이제까지는 그랬는데요. 지금은 관리소장이잖아요. 이게 흔한 케이스인가요? 아니면 굉장히 이례적인 건가요?
▶임득균 : 종종 있는 케이스입니다.
▷김태현 : 아, 종종 있어요?
▶임득균 : 말씀하신 것처럼 아무래도 입주민 갑질이 가장 큰 문제였지요. 보통 경비노동자 한 분이 200세대 정도를 관리하시는데 워낙 많다 보니까 입주민들이 갑질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런데 관리소장이 일단 관리주체이자 관리업무를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입주민들 민원 들어왔을 때 경비노동자한테 모든 책임을 지게 하거나, 아니면 이번 사건처럼 뭔가 본인이 마치 갑인 양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많고요.
▷김태현 : 지금 이런 부분들은 현행 법은 어떻게 돼 있어요? 예를 들면 경비원분들에게 부당한 지시나 어떤 그런 것들을 못 하게 규정돼 있는 것은 없나요?
▶임득균 : 현행 2020년에 강북구에도 경비노동자 한 분이 돌아가셨지요.
▷김태현 : 종종 있었어요, 그런 사건들이.
▶임득균 : 그래서 공동주택관리법이라고 해서 아파트를 관리하는 법이 개정돼서 일단 입주자, 그리고 관리주체라고 해서 관리소장은 경비노동자 등에 대해서 법을 위반한 지시를 할 수도 없고, 그다음에 특히 경비업무 외적으로 지시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관리소장 보니까 도열시키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일단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아닌가 보여지고요. 이런 위법적인 행위를 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예를 들면 여기는 강남구겠지요. 강남구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시정을 요청을 할 수 있고, 계속 반복되는 경우는 과태료 처분까지 할 수 있습니다.
▷김태현 : 저희가 대상자로 지목된 관리소장의 얘기는 지금 들어보지 못했는데요. 만약에 제가 관리소장이라고 가정을 하고, 만약에.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서 조금 더 일 열심히 하자고 내가 그렇게 얘기한 거지 내 무슨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아파트 청소 열심히 하고 주차관리 잘하면 주민들이 좋아하고 그게 우리가 다 좋은 거 아니야라고 관리소장이 만약에 얘기한다면 뭐라고 얘기하시겠습니까?
▶임득균 : 물론 경비노동자도 경비노동자의 업무는 성실하게 해야 되지요. 그런데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거는 업무와 관련이 없는 지시들도 상당히 있어 보이고요. 더군다나 3개월 쪼개기 계약을 하면서 4명을 관리소장이 해임시켰다는 얘기를 하고, 그다음에 화재경보기 관련해서 사소한 실수가 있었는데 경비반장한테 계속적으로 이 사람 잘라라, 3개월 끝나면 계약종료 해라 이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이분 말씀을 들으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의 업무권한을 과도하게 넘어서게 얘기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태현 : 이게 지금 관할이 수서경찰서인가요? 수서경찰서에서 이 사건 지금 조사하고 있는 건가요?
▶임득균 : 그거에 대해서는 자세하게는 제가 모르겠습니다. 일단 대응하고 있는 건 알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게 잊어버리려 그러면 꼭 터져요. 경비원분들의 어떤 극단적인 선택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과한 업무 이런 문제들이. 이게 근절이 안 되는 근본적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임득균 : 일단은 두 가지 정도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첫 번째 일단 말씀드린 것처럼 다단계 구조거든요. 3단계 정도로 걸쳐서, 지금 관리회사도 있고 경비회사도 있고.
▷김태현 : 아파트에서 직접 경비원분들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관리사무소가 껴 있으니까.
▶임득균 : 그렇지요. 그러다 보니까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도 적용되기 어렵고, 아까 말씀드린 공동주택관리법 정도만 적용되는 건데 이것도 되게 협소한 거지요. 두 번째 문제는 이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3개월 초단기계약을 하는 경우가 아파트에 되게 흔하거든요. 지난 조사에 따르면 3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게 20%가 넘고요. 1년 단위 미만이 한 70%가 넘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있다 보니까 갑질이 있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들, 본인이 잘릴까 봐 걱정하는 부분들이 있어 보입니다.
▷김태현 : 노무사님께서 직접 조사하신 연구보고서 거기 내용을 보면 경비노동자분들, 경비원분들한테 욕설하는 것은 기본이고, 굉장히 인격모독적인 발언들을 주민들이 하는 경우들이 있다는 거지요?
▶임득균 : 네.
▷김태현 : 제가 방송이기 때문에 읽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폭언이나 협박 이런 것들이 예사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경비원분들 입장에서는 무시하고 참는 것밖에 없다 이렇게 반응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라는 거거든요. 만약에 주민들이나 또는 관리소나 이렇게 인격모독적인 발언들이나 부당한 업무지시나 이런 것들을 경비원분한테 하면 이 경비원분들은 어떻게 대응하셔야 되는 거예요?
▶임득균 : 먼저 일단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비업무 외적으로 하면 공동주택관리법상 규정을 적용해서 주장해 볼 수 있고요. 그다음에 만약 이런 갑질로 인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계약만료됐다, 해임됐다라고 한다면 당연히 법적으로 갱신기대권을 주장할 수 있는 거고요. 사실 현실적으로는 아직도 보호조치가 미흡하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원청인 입주자대표회의와 그다음에 관리주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책임감 있는 입법 같은 게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
▷김태현 : 이게 연구보고서에 있는 몇 가지 문장들, 이게 주민들이 경비원분들께 했다는 얘기이지요?
▶임득균 : 네.
▷김태현 : "왜 이렇게 키 작고 못생겼냐.", "공부 못하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 이거 하면 안 되는 거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의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 주민들도 이런 부분들을 아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임득균 노무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임득균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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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소장과 일할 수 없다며 15명 단체 사직
- 임득균 노무사 "권한 없는 소장이 인사권 행사"
- 사소한 실수에도 '계약종료' 언급? 권한 넘어서
- 3개월 쪼개기 계약에 압박, 갑질 대응에 무력해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3월 21일 (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서울 강남구 A아파트 동료 경비원, 임득균 직장갑질119 노무사
▷김태현 : 최근에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한 분이 관리소장의 갑질 때문에 유서를 남기고 돌아가신 그런 사건이 있었고요. 어제는 이 아파트의 경비원 전원이 단체행동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중에 한 분을 바로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동료경비원 : 네, 수고하십니다.
▷김태현 : 저희가 인터뷰는 선생님 성함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동료경비원 : 네.
▷김태현 : 지금 근무 중이 신데 전화받아 주셨다고요?
▶동료경비원 : 네, 현재 6시부터 근무 중입니다.
▷김태현 : 전화받아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동료경비원 : 네.
▷김태현 : 고인 되신 분하고 우리 선생님하고 형님동생처럼 친하게 지내셨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동료경비원 : 네, 오래됐지요.
▷김태현 : 신임 관리소장이 오고 나서 돌아가신 분께서 굉장히 고통을 겪었다 이렇게 보도가 되지 않았습니까?
▶동료경비원 : 맞습니다.
▷김태현 : 우리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왜 이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고 생각하시는 거지요?
▶동료경비원 : 이분이 10년간 경비반장을 하는데 갑자기 반장에서 강등돼 갖고 평경비원으로 지시를 하니까 굉장히 모멸감 때문에 아마 그랬을 거예요. 못 참지요. 완전히, 말하자면 최고 반장인데 일반 경비원으로 가라 그러면 말이 안 되거든요.
▷김태현 : 그런데 일부 보도를 보니까 관리소장이 경비반장에서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시킨 그 이유가 고인께서 다른 경비원분들에 대한 관리소장의 갑질을 막아주다가 그렇게 됐다라는 보도가 있는데 맞는 얘기인가요?
▶동료경비원 : 그것도 조금, 뭐 전혀 아닌 건 아니고요. 결정적인 건 자기가 데리고 있는 조원이 온 지 얼마 안 돼서 이제 모르니까 이것저것 누르다가 화재경보기의 비상벨이 울려버렸어요, 화재 났으니까 이동하라고.
▷김태현 : 그런데 아파트에서는 간혹 있을 수도 있는 일인데요.
▶동료경비원 : 그렇지요. 엄밀히 따지면 관리소 잘못이거든요. 일반 경비원이 그것까지 숙지, 조금 배우기는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지요.
▷김태현 : 그 문제 때문에 강등이 된 걸로 보인다는 말씀이신가요?
▶동료경비원 : 그런 걸로 해서 1월 30일에 그만둬라 이렇게 된 건데 이것저것 바쁘다 보니까 2월로 넘어온 거예요, 이게. 그러다가 3월 8일에 이동하라 이동명령 떨어져서 투신했던 그 아파트 3일째 근무날 올라가서 그렇게 된 거지요.
▷김태현 : 그 아파트에서 석 달간 경비원분들이 15명 사직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동료경비원 : 네, 정확하게 15명이 더 될 겁니다.
▷김태현 : 같은 아파트에서 한 달에 대여섯 분이 그만두신 거거든요.
▶동료경비원 : 그렇지요.
▷김태현 : 이거 굉장히 이례적인 일인데 이것도 다 관리소장 때문이다 이렇게 보고 계신 건가요?
▶동료경비원 : 그렇지요. 4명은 이제 해임됐고, 계약 안 하겠다고 문자메시지가 왔고, 나머지 열한 분은 이런 사람 밑에서는 편한 곳으로 가지요. 말하자면 소위 말해서 이런 사람하고 같이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좋은 자리로 가버린 거지요.
▷김태현 :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들이 있어서 그분들이 사직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동료경비원 : 첫째로 나이들이 있는 분들이고, 그야말로 저희들이 단순직이거든요. 청소하고 일반적이고 조그마한 거는 하지만 뭐 낙엽 치우라 그러든지 심한 일은 시키면 안 되고,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36명이 돌아가거든요. 정문에서부터 12동 꼭대기까지 36명이 돌아가면서 저녁 8시까지 불법주차 단속하라 그러면 못 하지요. 그러면 주민들이 서비스를 못 받으니까. 그런데 이 사람이 군 출신인데 보여주기식 행정을 해요. 그러니까 길거리에 쫙 서 있으면 주민들이 볼 때마다 이거 참 특이한 일이다 해서 굉장히 보여주기식, 군대 출신인데 굉장히 보여주기식 행정을 해요. 그것뿐만 아니라 아침 6시 10분이면 교대자가 오는데 1분만 얘기하고 전달사항하고 가면 되거든요. 6시 반까지 옷을 입은 채로 둘이 나란히 앉아 있다가, 또 관리직 영선반이라든지 전기반 실장들한테 6시 25분에 있는지 없는지를 사진을 찍어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 같이 근무하시는 분들 전원이 단체행동에 나서셨다는데 그 요구사항이 뭐지요?
▶동료경비원 : 요구사항은 해임을 시켜달라 이거지요. 이런 사람하고 일을 못 하니까.
▷김태현 : 입주자대표회의나 아파트 주민들의 입장은 어떤 걸로 파악하고 계신가요?
▶동료경비원 : 이번에 1,000세대 중에서, 소위 말하자면 연판장인데 해임안에 동의한 사람이 60%가 넘어요.
▷김태현 : 주민들도요?
▶동료경비원 : 네. 연판장 다 해서 이제 강남 노동청에 보내고 강남구청에도 보내고, 이번 주에 아마 다 갈 겁니다.
▷김태현 : 입주자대표회의 쪽에서의 어떤 공식적인 입장이나 이런 건 있나요?
▶동료경비원 : 입주자대표회의에 황 회장이라는 사람의 등을 엎고 이 사람이 이렇게 호가호위를 하니까, 아주 무소불위식이에요. 황 회장의 지시는 나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분은 좀 점잖은 스타일인데. 이런 식으로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니까 황 회장 입장으로는 잘하는 걸로 보이지요.
▷김태현 : 호가호위이다.
▶동료경비원 : 완전 호가호위이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플래카드를 많이 거셨는데 구호를 보니까 "경비복을 입었다고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야 하느냐." 뭐 이런 가슴 아픈 구호도 있었거든요.
▶동료경비원 : 네, 그런 것도 있지요.
▷김태현 : 지금 경비원 일 하시면서 가장 고쳐졌으면 하는 점 이런 것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동료경비원 : 이건 그동안에 내려오는 택배를 받아준다든지 이런 건 다 우리들이, 오래된 아파트이고 해서 하여튼 다 열심히 하는데요. 바라는 거는 다른 거 없어요. 기존에 소장이 하던 거, 저는 여기서 근무 한 5년 됐지만 기존에 있는 걸로 해야 되는데 이건 뭐 아닌 거를 자기가 군대식으로 그렇게 힘들게 하니까 은퇴하고 칠십 앞뒤로 이렇게 돼 있는 분들이 못 견디지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굉장히 힘들어요, 이런 게.
▷김태현 : 알겠습니다. 선생님, 끝으로 더 짧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잠시 해 주시지요.
▶동료경비원 : 이 사람이 빨리 해직이 돼야 되는데, 더군다나 요새 우리 회사하고 관리회사하고 회사가 달라요. 그런데 그 회사한테 인사권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이 소장은. 물론 전체 1,000세대를 총괄은 하지요. 그러나 엄연히 경비대장이 있고 회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사권을 갖다가 3개월 쪼개기 계약을 해서, 그런 게 굉장히 압박을 받지 않습니까. 노인 돼서 직장 구하러 다닐 수 없는 거고, 5년 10년 있기 바라는데 자르는 이런 거는 지양을 해야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근무 중에도 저희 전화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동료경비원 : 수고하십시오.
▷김태현 : 감사합니다.
▶동료경비원 : 네.
▷김태현 : 지금 스튜디오에 임득균 노무사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임득균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이것부터 제가 여쭤볼게요. 아파트에 앞서 경비원분께서 말씀을 해 주셨지만 경비원분들에 대한 인사권자, 그러니까 업무를 지시할 수 있다든지 그런 인사권자와 지휘명령권자라 그래야 되나요? 누구입니까? 관리소장입니까?
▶임득균 : 엄격하게 얘기하면 경비용역회사이지요. 이게 참 복잡한 구조이기는 한데요. 우리가 사는 아파트가 되게 다단계 구조로 되어 있거든요. 일단은 입주자들이 뽑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있고, 여기서 모든 계약을 관할하는 거지요. 그 아래 용역을 줘서 관리용역회사가 있습니다. 또 거기다가 경비랑 청소는 따로 용역을 줘요. 그러면 여기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관리소장은 원래 관리 전반에 대한 업무를 할 수 있지만 경비노동자 개인적으로 뭘 해라, 이 사람 잘라라 이럴 수 있는 권한은 없는 거거든요, 회사가 다르니까요.
▷김태현 : 예를 들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새벽 몇 시에 나와서 도열해 있고 주차관리 어떻게 해라, 하다못해 아파트 길에 떨어진 낙엽 어떻게 청소해라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지시할 권한은 없다.
▶임득균 : 경비용역회사한테 요청을 하고 경비용역회사에서 낙엽청소라든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데요. 보니까 20분 늦게 퇴근시키고 이런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의 권한을 넘어선 지시라고 봐야지요.
▷김태현 : 대부분 아파트단지에서 경비원분들하고 갈등이 있을 때 보면 대부분 주민들이거든요. 강남의 모 아파트단지에서 한 몇 년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경비원 사건 때도 주민과의 갈등이었고, 소위 말해서 갑질이다 그러면 주민들이 갑질을 했던 사람들로 많이 이제까지는 그랬는데요. 지금은 관리소장이잖아요. 이게 흔한 케이스인가요? 아니면 굉장히 이례적인 건가요?
▶임득균 : 종종 있는 케이스입니다.
▷김태현 : 아, 종종 있어요?
▶임득균 : 말씀하신 것처럼 아무래도 입주민 갑질이 가장 큰 문제였지요. 보통 경비노동자 한 분이 200세대 정도를 관리하시는데 워낙 많다 보니까 입주민들이 갑질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런데 관리소장이 일단 관리주체이자 관리업무를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입주민들 민원 들어왔을 때 경비노동자한테 모든 책임을 지게 하거나, 아니면 이번 사건처럼 뭔가 본인이 마치 갑인 양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많고요.
▷김태현 : 지금 이런 부분들은 현행 법은 어떻게 돼 있어요? 예를 들면 경비원분들에게 부당한 지시나 어떤 그런 것들을 못 하게 규정돼 있는 것은 없나요?
▶임득균 : 현행 2020년에 강북구에도 경비노동자 한 분이 돌아가셨지요.
▷김태현 : 종종 있었어요, 그런 사건들이.
▶임득균 : 그래서 공동주택관리법이라고 해서 아파트를 관리하는 법이 개정돼서 일단 입주자, 그리고 관리주체라고 해서 관리소장은 경비노동자 등에 대해서 법을 위반한 지시를 할 수도 없고, 그다음에 특히 경비업무 외적으로 지시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관리소장 보니까 도열시키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일단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아닌가 보여지고요. 이런 위법적인 행위를 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예를 들면 여기는 강남구겠지요. 강남구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시정을 요청을 할 수 있고, 계속 반복되는 경우는 과태료 처분까지 할 수 있습니다.
▷김태현 : 저희가 대상자로 지목된 관리소장의 얘기는 지금 들어보지 못했는데요. 만약에 제가 관리소장이라고 가정을 하고, 만약에.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서 조금 더 일 열심히 하자고 내가 그렇게 얘기한 거지 내 무슨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아파트 청소 열심히 하고 주차관리 잘하면 주민들이 좋아하고 그게 우리가 다 좋은 거 아니야라고 관리소장이 만약에 얘기한다면 뭐라고 얘기하시겠습니까?
▶임득균 : 물론 경비노동자도 경비노동자의 업무는 성실하게 해야 되지요. 그런데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거는 업무와 관련이 없는 지시들도 상당히 있어 보이고요. 더군다나 3개월 쪼개기 계약을 하면서 4명을 관리소장이 해임시켰다는 얘기를 하고, 그다음에 화재경보기 관련해서 사소한 실수가 있었는데 경비반장한테 계속적으로 이 사람 잘라라, 3개월 끝나면 계약종료 해라 이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이분 말씀을 들으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의 업무권한을 과도하게 넘어서게 얘기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태현 : 이게 지금 관할이 수서경찰서인가요? 수서경찰서에서 이 사건 지금 조사하고 있는 건가요?
▶임득균 : 그거에 대해서는 자세하게는 제가 모르겠습니다. 일단 대응하고 있는 건 알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게 잊어버리려 그러면 꼭 터져요. 경비원분들의 어떤 극단적인 선택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과한 업무 이런 문제들이. 이게 근절이 안 되는 근본적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임득균 : 일단은 두 가지 정도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첫 번째 일단 말씀드린 것처럼 다단계 구조거든요. 3단계 정도로 걸쳐서, 지금 관리회사도 있고 경비회사도 있고.
▷김태현 : 아파트에서 직접 경비원분들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관리사무소가 껴 있으니까.
▶임득균 : 그렇지요. 그러다 보니까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도 적용되기 어렵고, 아까 말씀드린 공동주택관리법 정도만 적용되는 건데 이것도 되게 협소한 거지요. 두 번째 문제는 이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3개월 초단기계약을 하는 경우가 아파트에 되게 흔하거든요. 지난 조사에 따르면 3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게 20%가 넘고요. 1년 단위 미만이 한 70%가 넘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있다 보니까 갑질이 있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들, 본인이 잘릴까 봐 걱정하는 부분들이 있어 보입니다.
▷김태현 : 노무사님께서 직접 조사하신 연구보고서 거기 내용을 보면 경비노동자분들, 경비원분들한테 욕설하는 것은 기본이고, 굉장히 인격모독적인 발언들을 주민들이 하는 경우들이 있다는 거지요?
▶임득균 : 네.
▷김태현 : 제가 방송이기 때문에 읽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폭언이나 협박 이런 것들이 예사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경비원분들 입장에서는 무시하고 참는 것밖에 없다 이렇게 반응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라는 거거든요. 만약에 주민들이나 또는 관리소나 이렇게 인격모독적인 발언들이나 부당한 업무지시나 이런 것들을 경비원분한테 하면 이 경비원분들은 어떻게 대응하셔야 되는 거예요?
▶임득균 : 먼저 일단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비업무 외적으로 하면 공동주택관리법상 규정을 적용해서 주장해 볼 수 있고요. 그다음에 만약 이런 갑질로 인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계약만료됐다, 해임됐다라고 한다면 당연히 법적으로 갱신기대권을 주장할 수 있는 거고요. 사실 현실적으로는 아직도 보호조치가 미흡하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원청인 입주자대표회의와 그다음에 관리주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책임감 있는 입법 같은 게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
▷김태현 : 이게 연구보고서에 있는 몇 가지 문장들, 이게 주민들이 경비원분들께 했다는 얘기이지요?
▶임득균 : 네.
▷김태현 : "왜 이렇게 키 작고 못생겼냐.", "공부 못하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 이거 하면 안 되는 거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의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 주민들도 이런 부분들을 아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임득균 노무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임득균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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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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