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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멍투성이 숨진 초등생 빈소엔 과자가 덩그러니…친모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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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 "아들 찾아가도 매번 쫓겨나…어떻게든 데려올 걸"

연합뉴스

영정 앞에 놓인 과자
[촬영 김상연]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우리 아이 불쌍해서 어떻게 보내나요."

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모 장례식장.

이곳에는 지난 7일 계모의 학대로 숨진 초등학생 A(12)군의 빈소가 차려졌다.

A군의 부검이 끝난 뒤 급하게 마련된 빈소에는 친어머니 B(34)씨를 비롯한 유족과 지인 5∼6명만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빈소를 찾는 조문객도, 입구를 지키는 화환도 찾아볼 수 없는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유족들의 오열과 흐느낌 소리만 들려왔다.

환하게 웃고 있는 A군의 영정 사진 앞에는 아이가 살아생전 좋아했던 과자와 음료수들이 놓여 있었다.

A군은 전날 흰색 천에 덮인 채 싸늘한 주검이 되어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시신의 몸무게는 30㎏가량으로 또래 초5 남학생들의 평균 몸무게인 46㎏보다 훨씬 말랐고, 온몸에 피멍이 든 모습이었다.

아이의 외할머니(55)는 천에 묻은 핏자국을 부여잡고 손자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울었다고 했다.

그는 "명랑하고 쾌활하던 손주가 세상을 떠났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며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 생겨 주변 지인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친모 B씨는 A군을 만나려고 찾아갈 때마다 매몰차게 거절당한 경험을 떠올리며 거듭 눈물을 삼켰다.

B씨는 "아들이 보고 싶어 찾아가면 저들은 '네가 나타나면 아이가 피해를 본다'며 쫓아냈다"면서 "어떻게든 아이를 데려왔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전남편 C(40)씨와 2011년 3월 결혼해 7년 만인 2018년 이혼했다. C씨는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계모 D(43)씨와 재혼했고 둘 사이에서 낳은 3∼4살 자매와 A군을 함께 키웠다.

연합뉴스

온몸에 멍든 채 숨진 초등학생의 빈소
[촬영 김상연]



C씨와 D씨는 최근까지 자녀들을 데리고 경기도에 있는 모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성경 구절이 담긴 사진을 올리고 '믿음의 가장 아브라함의 축복'이란 구절을 대화명으로 설정하는 등 신앙심을 드러냈다.

이들 부부를 기억하는 한 교인은 "여느 평범한 가정과 다를 바 없었다"며 "4∼5년간 꾸준히 교회를 나왔고 교회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래는 가족 5명이 다니다가 최근 2∼3개월간 큰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딸 둘만 함께 있었다"고 덧붙였다.

A군의 친모 B씨는 "표면적으로 종교적 신앙심을 드러내던 이들이 악마와 다를 바 없는 본성을 감추고 있었다"며 "성경 구절을 억지로 쓰게 해 체벌한 흔적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한 C씨와 D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D씨는 지난 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인 A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도 평소 상습적으로 A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부부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인정하면서도 "훈육 목적이었고 학대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A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최근까지 학교에 계속 결석해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이었다.

그러나 C씨 부부는 "필리핀 유학을 준비 중이어서 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각종 안내도 거부했다.

유족들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C씨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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