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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따져보니] '4개의 지각판' 모인 충돌지대…"원폭 3만배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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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진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어떤 지형적 특성이 있어서 이런 대형 지진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보통 땅 속 지각 판이 만나는 곳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이번 지진도 그런 겁니까?

[기자]
네, 지진은 주로 판의 경계에서 일어나는데요. 튀르키예는 이렇게 4개의 판이 모이는 충돌지대입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동남부는 아나톨리아 판과 아라비아 판이 맞닿는 지점인데요, 아라비아 판이 위로 밀어올리는 힘에 두 지각판끼리 밀고 밀리다 어느 순간 미끄러지면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제 기억으론 튀르키예에서 큰 지진 났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 점이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최근 100년 동안 튀르키예 주변지역 강진 발생 기록을 쭉 찾아봤는데요, 규모 7 이상의 강진은 주로 북쪽 단층선에서 일어났습니다. 동쪽 단층선은 100년 이상 큰 지진이 없었던 탓에 오랜기간 에너지가 축적돼 있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폭발한 겁니다.

[앵커]
오랫동안 누적됐다는 그 힘이 어느 정도죠?

[기자]
지진 강도는 리히터 규모로 측정하는데요, 규모 1 올라갈 때마다 에너지 방출량은 32배씩 커집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규모 4.8 정도로 보는데, 규모 7.8이면 3단위 차이니까 32배를 3번 곱해서 약 3만2000배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이번 지진의 위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만 배가 넘는 겁니다.

[앵커]
가늠도 할수없는 어마어마한 힘이군요. 게다가 진원도 멀지 않았다면서요?

[기자]
네, 이번 지진은 진원까지 깊이가 18㎞로, 비교적 얕은 편입니다. 규모 7 이상 에너지가 인구가 밀집된 지표면에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지진 대비도 미흡했는데요, 이미 1년 전, 이 지역은 "건물이 너무 붙어있고 벽돌과 콘크리트 구조로 내진 설계에 취약해 지진이 나면 피해가 커질 것" 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13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 역시 낡은 건물이 많아 피해가 겉잡을 수 없었습니다.

[앵커]
두 번째 지진도 본 지진 못지않게 위력적이었고요.

[기자]
네, 사실 두번째 지진은 여진으로 보기에는 이례적으로 강력했습니다. 단층도 달라서, 첫번째 강진이 또다른 단층을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2개의 강진이 한꺼번에 발생한 거죠. 전문가들은 이런 여진이 몇 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배출된 에너지가 워낙에 크다 보니까 그 지역에 추가적인 응력이 쌓이게 되고 규모 7.5라고 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큰 지진이 다시 발생을 하게 된 겁니다. 따라서 지금 추가로 응력이 쌓여 있는 지역에서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앵커]
아직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데 더 이상의 지진이 나지 않기를 바라야 겠습니다.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홍혜영 기자(bigyi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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