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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첫 인정‥"대한민국 정부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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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베트남전쟁 당시 파병됐던 우리 군인들이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당시 생존자들이 꾸준하게 증언해왔었는데요.

그동안 우리 정부는 사실로 밝혀진 게 없다면서 책임을 부정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대한민국이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년의 여성 한 명이 제단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입니다.

위령비에는 수십 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1968년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 청룡부대는 민간인으로 위장한 베트콩을 찾아내 섬멸하는 '괴룡1호' 작전을 펼쳤습니다.

응우옌 티탄씨는 이 작전 도중 부대원들이 퐁니마을의 노인과 어린이 등 70여 명을 학살했다고 증언해 왔습니다.

어머니와 이모, 언니, 동생이 숨졌고 자신도 배에 총을 맞았습니다.

당시 8살이었습니다.

[응우옌 티 탄]
"우리 집에는 여자와 아이들 밖에 없었는데, 도대체 왜 죽였나요? 한국군이 정말 원망스러워요."

2000년 무렵부터 진상규명 요구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한국군 개입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답만 반복했습니다.

응우옌 씨는 지난 2020년,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법정 다툼에 나섰습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3천만 백 원.

3천만 원이 넘어야 정식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금액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이 재판이 학살 피해자들에 대한 첫 사과로 남게 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3년 가까운 재판 끝에 법원은 사상 처음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3천만 백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증언과 증거들을 종합해보면 한국군 총격으로 가족들이 숨졌고, 응우옌 씨가 다친 사실이 인정된다"며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판시했습니다.

[응우옌 티 탄]
"승소 소식을 듣고 너무도 기뻤고 즐거웠습니다. (피해자) 영혼들이 저와 함께하며 응원해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해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변호인단은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김두영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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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두영 / 영상편집: 김관순 정상빈 기자(jsb@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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