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2 (일)

"동료 구하려 다시 선실로…" 청보호 실종자 가족들 발 동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위험하니 나오라'는 말에도 40대 선원, 선내로 다시 들어가

연합뉴스

애타는 가족들
(목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일 오전 전남 목포시 신안군수협 회의실에서 청보호 전복 사고의 실종자 가족이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면담하며 손을 모으고 있다. 전날 오후 신안 해상에서 24t급 통발어선 청보호가 전복돼 3명이 구조되고 9명은 실종됐다. 2023.2.5 hs@yna.co.kr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천정인 기자 = "동료를 구하러 다시 선실로 들어간 것 같아요."

전남 신안군 임자도 해상에서 전복된 '청보호' 실종 선원 이모(46)씨의 가족은 5일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의 목격담을 전해 듣고 심장이 내려앉는 듯 했다.

배가 전복되기 직전 이씨의 모습을 본 한 선원이 "00아, 위험하니 얼른 나오라"고 외쳤지만, 이씨는 이 말을 듣고도 선내로 다시 들어갔고 그 이후에는 이씨를 보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를 평소에도 지극 정성으로 돌보던 이씨의 성정을 생각하면 틀림없이 동료를 구하러 되돌아갔을 것이라는 게 가족들의 생각이다.

건설업에 종사했던 이씨는 사업이 어렵게 되자 4~5년 전부터 뱃일을 하기 시작했다.

사업 실패로 힘들어하던 이씨에게 외국으로 이민 간 친형이 함께 살자고 권유했지만 "아버지 홀로 두고 갈 수 없다"며 부친의 곁을 지켰다.

이씨의 부친은 아들이 위험한 뱃일을 하는 것이 탐탁지 않아 여러 차례 다른 일을 할 것을 권했다고 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자신 때문에 아들이 무리하는 것 아닌지 마음이 쓰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만 (배를) 타고 안타겠다"는 이씨의 약속을 받아냈지만 이런 사고가 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씨 부자와 가족처럼 지낸 지인은 "제발 살아있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중에는 50년 경력의 베테랑 기관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그의 가족들은 울먹이며 차마 말 문을 열지 못하고, 무사히 생환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먼바다를 바라볼 뿐이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타 지역에 사는 다른 실종자 가족들이 가족대기소에 도착하는 대로 사고 해역을 직접 살펴 볼 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청보호는 전날 오후 11시 19분께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전복돼 승선원 12명 중 3명이 구조되고 9명이 실종된 상태다.

구조당국은 당초 실종자가 선내에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잠수부를 동원해 수색을 시도했지만 어구들이 얽히고설켜 내부 진입에 실패했다.

당국은 실종자가 선체를 이탈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상 수색을 확대하는 한편 전복된 어선을 인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그래픽] 신안 해상서 어선 전복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전남 신안 해상에서 12명이 탄 어선이 전복됐다. 승선원 중 3명은 인근에 있던 다른 선박에 의해 구조됐으며, 나머지 승선원은 해경이 수색 중이다. 5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9분께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12명이 탄 인천선적 24t급 근해통발어선 청보호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zeroground@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hs@yna.co.kr

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