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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신동욱 앵커의 시선] 이보다 가벼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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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백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래서 저는 당당합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수감되던 날 "사법 정의가 죽었기에 장례식에 가려고 검정 상복을 입었다"고 했습니다.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꽃과 함께 성경을 들고 구치소로 들어갔습니다.

검찰에 체포돼 처음 조사받을 때도, 내내 성경을 쥐고서 진술을 거부했지요. 그는 나중에 "내 특기는 묵비권" 이라고 했습니다.

한명숙 사건은, 그가 받은 돈 중에 수표 1억 원이 여동생 전세금으로 쓰인 명백한 증거가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열세 명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 사건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가폭력 범죄' 라고 했습니다.

"한명숙 사건 같은 경우죠. 없는 사건 만들어서 덮어씌우기…"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그보다 더 고도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정치 보복이자 탄압이라는, 늘 하던 주장을 되풀이하다 보니 예를 들어도 단단히 잘못 든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허무맹랑한 조작 수사라며 이렇게 소설과 영화도 들먹이곤 했습니다. 엊그제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수사도 "창작 실력이 형편없다"고 했지요.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은데… 잘 안 팔릴 겁니다"

그런데 비웃을 일이 아닌 듯합니다. 김 전 회장이, "전혀 모른다"고 했던 이 대표를 잘 알고 있었다니 말입니다.

급기야 이 대표 방북 비용으로 북에 3백만 달러를 보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 대표 측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밝혔던 얘기와 직결됩니다.

"이재명 지사가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리종혁 원장께서 그렇게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겠느냐…"

김 전 회장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방북하려면 벤츠도 필요하고 헬리콥터도 띄워야 한다"며 5백만 달러를 달라는 걸 깎았다고 진술했다 합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이제는 '북한 리스크'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이쯤에서 이 대표의 내복론을 돌아볼 수밖에 없습니다.

"(쌍방울과)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거… 내복 사 입은 죄!"

그러다 김 전 회장이 압송돼오자 "누군가 술 먹다가 김 전 회장 전화를 바꿔줬다고 하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슬쩍 물러섰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통화가 있었다는 진술과, 두 사람 모친상에 서로 측근을 보내 조문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모든 게 검찰이 지어낸 허구라면, "창작 실력이 형편없다"는 이 대표 안목이 더 형편없는 게 아닐까요. 이제 더는 소설이라고 눙칠 선은 지난 듯합니다.

이렇게 많은 의혹이 쏟아지고 이렇게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봇물을 이루는데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으면 이 대표가 아직도 이러고 있겠습니까?

"쌍방울과 이재명은 대체 무슨 관계입니까?"
"나도 모르겠어. 뭘 알아야 내가…"

2월 2일 앵커의 시선은 '이보다 가벼울 수는 없다' 였습니다.

신동욱 기자(tjmic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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