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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야! XX야!" 아이들 태운 택시에 욕했다가 '아동학대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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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경기 성남의 한 8차선 도로에 멈춰 선 택시 안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한 남성이 택시 운전석 쪽으로 다가와 택시기사에게 다짜고짜 폭언과 욕설을 퍼붓습니다.

[가해 운전자]
"야! 야! 운전 똑바로 해 알았어? 너 지금 나 미는 거냐? 손 내려! 손 내려! 손 내려! 손 내려!"

이 남성은 택시가 자신의 차 앞으로 끼어들었다며 경적을 울리며 따라와 택시를 막아선 뒤 기사에게 달려왔습니다.

당시 택시 뒷좌석에는 7살과 6살 아이 둘과 함께 그 어머니가 타고 있었던 상황.

아이들 보는 앞에서 심한 폭언이 이어지자 어머니는 그만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택시 승객]
"저기요… 그만 하세요."
[택시 기사]
"애들도 있어요."
[가해 운전자]
"애들 있는데 왜 운전을 X 같이 해!"
[택시 기사]
"그렇게 빵빵거리고…"
[가해 운전자]
"똑바로 네가 운전을 했으면 안 빵빵거리지 이 XXXX야!"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욕설을 쏟아내며 위협이 계속됩니다.

[가해 운전자]
"운전 똑바로 하라고! 대답을 해! 운전 똑바로 하라고! 잘못했어 안 했어? 잘못했어 안 했어?"
[택시 기사]
"잘못했습니다. 가세요."
[가해 운전자]
"똑바로 해!"
[택시 승객]
"저기요. 그만 하세요. 그만 하세요."

아이 어머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아이들은 엄청난 고함과 욕설에 공포에 떨었고, 저는 아이들을 안고 차 안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6살 아이는 이 사건 이후 악몽에 시달렸고, 7살 아이는 친구들과 놀면서 가해자의 말을 흉내 내기도 했다고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이 영상이 공개된 뒤 수사가 진행됐고, 결국 가해 운전자는 운전자 폭행과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남균 판사는 이 가해 운전자에 대해 아동학대죄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어린이들의 정신건강과 정서 발달에 해를 끼쳤고, '피해 아동들이 이 사건에 대한 기억으로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며 어머니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법률구조공단은 "이전 판례는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모에게 폭언 폭행을 하더라도 아동학대로는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판결은 "아동에 대한 직접적 폭언뿐
아니라 아이들이 들을 수 있는 장소에서의 간접적 폭언도 아동학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곽동건 기자(kwa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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