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 거두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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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외교차관, 기시다 일본 외무상과 면담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오른쪽)이 18일 일본 외무성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면담하고 한일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2013.7.18 jhcho@yna.co.kr |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을 방문중인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이 일본 외무상에게 건넨 덕담이 구설에 올랐다.
김 차관은 18일 오전 도쿄의 일본 외무성 청사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번 참의원(21일) 선거에서 (자민당이) 크게 대승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에 5분여 상호 인사말을 나누는 장면을 공개할 때 나온 발언이었다.
당시 기시다 외무상이 '참의원 선거 관련 일정 때문에 예정보다 늦게 면담장에 도착해서 미안하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하는 등 선거 이야기를 먼저 꺼냈기에 맞장구를 쳐준 측면이 있었다.
또 기시다 외무상이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자민당 소속 정치인(중의원 의원)이기도 한 만큼 사석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덕담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일 고위 당국자의 공식적인 회동으로, 취재진 20여명이 배석한 자리에서 나온 발언으로는 다소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역사인식 문제로 인해 양국 정권교체 이후 정상회담이 한번도 열리지 못할 만큼 양국 관계가 삐걱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차관이 언급한 자민당의 대승이 한일관계에 어떻게 작용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향후 일본의 다른 정당이 집권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선을 넘은 덕담으로 보인다.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 이홍천 교수는 "지금처럼 한일관계가 민감한 상황에서 고위 당국자는 발언이 자국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외교관으로서 상대 측을 배려하면서 자국민의 정서도 생각해야 하는데, 상대에 대한 배려가 지나치게 앞섰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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