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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특파원이 간다] 파리가 목마르다‥"40년 만에 처음 포도밭에 물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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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특파원이 간다, 파리 조명아입니다.

이곳은 파리 중심에 있는 콩코드 광장입니다.

여름철에 시원하게 물을 뿜어내는 이 분수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관광객들이 많았던 곳인데, 보시다시피 현재는 운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국토 전역에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프랑스는 수도 파리에서도 절수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프랑스가 겪고 있는 가뭄 현장 찾아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파리에서 기차로 두 시간 다시 차로 한 시간 반.

프랑스 남동부 시냥시 와이너립니다.

알프스의 입구로 불리는 이 지역의 와이너리는 '시냥 베르지옹'이라는 브랜드의 화이트와인 산집니다.

이곳 포도는 수십 년간 알프스산맥에서 내려오는 물을 먹고 영글었는데, 올해는 다릅니다.

수확을 한 달 앞둔 화이트와인용 포도들입니다.

화이트 와인용 포도들은 원래 초록색이지만, 햇볕에 그을리면서 알갱이들이 검게 변했고 잎사귀들은 바싹 말라비틀어졌습니다.

와인용 포도는 알이 생긴 뒤에는 물을 주지 않는 게 원칙인데 올해는 처음으로 직접 물을 줬습니다.

말라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노에 케나르/4대째 와이너리 운영]
"단 한 번도 어린 와인 가지에 물을 줘야 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포도나무가 죽는 것을 막기 위해 40년 만에 처음으로 물을 줬습니다."

차로 다시 한 시간, 근처 다른 마을로 갔습니다.

옥수수는 다 말라서 껍데기만 남았습니다.

푸르러야 할 초원은 벌써 가을이 온 듯 색이 바랬습니다.

원래는 사계절 푸른 풀들이 자라났던 축산 농가입니다.

축산업자들은 풀들이 가뭄으로 모두 말라버리면서 먹이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농부는 소가 걱정입니다.

가뭄에 풀이 다 말라 죽어버려 소들이 뜯어 먹을 게 없습니다.

[아르튀르 수베라/축산업자]
"무엇보다 초원의 풀이 문제입니다. 소들이 먹을 풀이 없는 거죠. 어쩔 수 없이 겨울에 대비해서 비축했던 건초를 여름에 줄 수밖에 없는 거죠."

상수원이 말라버린 이 도시는, 오전에 주민 한 명당 두 병씩 생수를 나눠주고 하루 7시간 반은 물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물 걱정 없이 항상 저수조에 물이 차 있었던 마을에서, 단수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미셸 샤를 리에라/아르부아 엉 부제시 시장]
"인간이 습관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아요. 프랑스인들은 더욱 그렇고, 게다가 이를 하루 아침에 시행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습니다.)"

물이 없기는 수도 파리도 예외가 아닙니다.

샹젤리제 공원의 나무들은 물이 없이 말라서 색이 바랬습니다.

나뭇잎은 벌써부터 땅에 떨어져 바스락거립니다.

말라버린 파리는 낯선 도시가 됐습니다.

[데이브 댄/파리시민]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 아닙니다. 보통 (이맘때에는) 크고 보기 좋은 나뭇잎을 보는데, (이런 풍경은) 정상이 아닙니다."

파리 시내에선 거리 물청소와 세차가 제한됐습니다.

전국 96개 지자체 가운데 가뭄 경보가 내려진 곳은 93곳.

프랑스 매체는 1959년 관측이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유경(파리)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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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유경(파리) / 영상편집: 류다예

조명아 기자(ch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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