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현명한 피임을 준비하겠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가임기간의 성관계 이후에는 남성의 피임이 아무리 잘 지켜졌다고 해도 여성이 한 번 더 피임을 챙겨야만 할 것 같다.
◆ 피임은 평소 꾸준히 해야
꼼꼼한 여성이라면 자신의 생리주기를 잘 기록하고 생리 시작일로부터 5일 이내에 복용하는 경구 피임약을 꾸준히 복용함으로써 효과적인 배란 억제를 통한 완벽한 피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여성이 꼼꼼할 수는 없는 법이다. 미처 경구피임약 복용을 하지 못한 경우라면 배란기 즈음의 성관계 이후 3일~5일 이내에 복용하는 사후피임약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사후피임약은 성관계 후 72시간 내 복용해 수정란의 자궁내막 착상을 막아 임신을 막는 약이다. 성교 후 다음 날 아침에 바로 먹는다고 해서 ‘모닝 애프터 필(morning after pill)’이라고도 불린다.
◆고농도 호르몬제로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 사후피임약은 시중에서 구입 가능한 일반적인 경구 피임약보다 호르몬 함유 농도가 높은 고농도의 호르몬제로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고 자궁내막의 조기탈락을 유도하며 임신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배란 전에는 배란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 역할을 하며, 난관 내에서의 정자와 난자의 이동을 방해하여 수정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다. 또한 권고되는 72시간 이내에 이 약을 복용할 경우 피임에 성공할 확률은 75%~90%로 알려졌다.
간혹 약국에서 임의로 구입한 일반적인 경구 피임약을 4알씩 2차례 복용하면 사후피임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위험한 행동이다.
◆ 피임 실패율, 경구피임약의 두 배 이상
사후피임약은 일반 경구 피임약에 포함된 호르몬의 약 10배~3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제로 개인차는 있지만 일부 여성에서는 복용 후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하복부 통증, 유방 통증, 피로감 및 불규칙한 질 출혈, 여성호르몬 분비 패턴의 일시적 교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가장 위험한 것은 피임 실패로 임신이 되었지만 이를 모르고 사후피임약의 효과만을 맹신하는 경우이다. 평소 생리주기에 비해 질출혈이 일찍 나타났는데, 이를 생리로 오인해 임신이 된 것을 간과하거나 자궁외임신이 이루어진 경우 난관 파열과 같은 응급상태도 방치할 수 있는 위험이 높다.
또한, 배란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일반적인 경구피임약에 비해 피임 실패율이 두 배 이상 높으므로 응급 시에만 신중히 복용 해야 하며, 여성의 호르몬 주기상 복용 시점에 따라 피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아무 때나 불안하다고 사후피임약을 복용해서도 안 된다.
사후피임약 복용은 여성의 월경 주기 1회당 단 한 차례의 복용만 허용되며 편리하다는 이유로 자주 이용하게 되면 호르몬에 내성이 생겨 피임 효과가 더욱 감소될 수 있다.
◆ 현명한 여성이라면 이것만큼은 반드시 기억하자!
사후피임약은 응급시에만 사용되어야 하는 약으로 여성의 생리주기를 교란시킬 수 있는 고농도의 호르몬제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사후피임약은 그 복용이 단기적이고 전문의에 의해 필요시기에만 처방될 경우 안전할 수 있다.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처방받아야 하며, 굳이 필요치 않은 시기에는 불필요한 복용을 피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글 = 여노피산부인과 강미지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강미지 건강의학전문기자 hidoceditor@hidoc.co.kr]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www.hidoc.co.kr)
하이닥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 [하이닥 소셜의학기자 서비스안내]
저작권자ⓒ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