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9 (일)

[한미정상회담] 美 태도변화 유도 실패한 北 다음 카드는

0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미, 北 도발 단호 대처 속 핵 포기 촉구 입장 재확인

(서울=뉴스1) 조영빈 서재준 기자 =

뉴스1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3.5.8 로이터/뉴스1U.S. President Barack Obama (R) and South Korea's President Park Geun-hye face a joint news conferenc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May 7, 2013. REUTERS/Kevin Lamarque (UNITED STATES - Tags: POLITICS) © News1 (서울=뉴스1)


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새 정부 간 첫 정상회담에서의 대북 메시지는 기존의 원칙을 재확인한듯 하면서도 발언의 기조는 보다 강경하게 느껴졌다.

북한의 핵개발 포기와 선(先)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기존 입장을 거듭 천명하는 한편 북한이 새 전략노선으로 제시한 '핵개발-경제발전 병진노선'에 대해 "불가능한 목표"라고 일축하는 등 북한 핵정책에 대한 보다 구체성을 띤 비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당초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서 향후 북한의 대외정책 변화를 가늠해볼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반응과 움직임을 보일지에 주변국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 목소리로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경우,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위기를 만들어 보상을 받던 그러한 시기는 이제 끝났다"면서 '위협-보상-위협'의 악순환을 근절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도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북한의 고립만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북한이 올해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내용의 새 전략노선에 대해 "핵무기와 경제병진 노선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6자회담 참여국과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인식"이라며 북한이 잘못된 정책을 펴고 있음을 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전후로 수위가 높아진 최근 북한의 군사도발 위협은 미국측의 대북정책의 전환을 유도해내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게 대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군사위협을 통해 미국측의 관심을 끌어내는 한편 '선(先)비핵화 후(後)대화' 라는 한미의 방침에 맞서 군사적 도발 가능성으로 위기를 고조시켜 북미 간 군축회담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이 북측의 전술전략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은 미국이 관심을 둘수밖에 없는 사안이지만, 이번에 원칙적이고 단호한 입장을 강조한 정상회담 결과만 놓고 보자면 북한은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유화적 입장을 끌어내는 데는 결국 실패했다고 볼수 밖에 없다.

북한은 최근 동해에 배치됐던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후방으로 빼고, 1호 전투근무태세도 해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위협 수위를 낮추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한미로부터로 뭔가 전향적 시그널이 오기를 기다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이렇다할 대북 제안이나 유화적 메시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둔 대북 메시지를 내심 기대했을 수 있는 북한 입장에선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유화적 메시지가 나오길) 기대했을 지도 모른다"며 "정상회담이 북핵문제에서 하나의 계기점이라고 본다면, 북한이 실망스러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미간 대화 가능성 등 북한의 노림수가 전혀 먹혀들지 않은 것"이라며 "북한이 일단 이에 대해 반발하며 한미 대북정책에 대한 비난 수위를 다시 높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북한이 반발하더라도 이것을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 증가로 직접 연결시키긴 어렵다고 보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북한 입장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의 기존 강경 태도를 확인한 측면에서는 도전요인이지만, 한미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았기 때문에 (북한의 향후 결심 여하에 따라서는) 기회요인도 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즉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은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즉각 반발하며 섣불리 무력도발을 감행하기 보단 분위기를 더 살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일단 정전협정 60주년을 맞는 올해 7월까지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냉각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부 관계자는 "무력도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지만, 미국과 중국의 제재 가능성에 직면한 북한 입장에선 일단 시간을 두며 북한에 대한 주변국의 악회된 여론이 가라앉길 기다려보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주변국들의 대북 압박이 높은 상태에서 북한이 대미·대중·대남 정책을 일부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개성공단 완제품 반출 등을 위한 방북허용 등 개성공단 사태를 활용해 박근혜 정부의 입장을 탐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