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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9 (일)

"국토부, 집 100만호 과다공급···미분양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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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서민주거안정시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 발표]

머니투데이

양건 감사원장.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가 2003∼2011년 약 100만호의 주택을 과다공급해 결과적으로 미분양 사태를 유발했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또 보금자리주택 건설 사업도 수요나 LH공사의 재정상황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채 추진해 다수의 사업이 중단 또는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민주거안정시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보금자리주택 및 도시정비사업 등 서민주거안정시책의 수행체계와 성과에 대한 집중 점검을 목적으로 지난해 9∼10월 당시 국토해양부, 서울특별시, LH공사 등 10개 기관를 상대로 이뤄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03년 '10년간 500만호 공급'을 골자로 한 장기주택종합계획을 수립한 뒤 실제 주택수요 변동을 반영하지 않은 채 연도별 공급계획을 세워 총 422만7000호를 공급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인구변동이나 소득변화 등 실제 주택수요 변동요인을 반영한 결과, 적정 공급량은 325만5000호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이에 비춰볼 때 이 기간 중 총 97만2000호가 과다 공급되는 수급불균형이 발생했으며 이것이 주택시장 미분양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국토부의 보금자리주택 건설 사업에 대해서도 문제점이 지적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09년 8월 수도권 주택공급 위축을 완화한다는 목적으로 주택 수요나 LH공사의 재정상황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기존에 계획됐던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내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시기를 대폭 단축했다. 이에 따라 당초 2018년까지 10년간 매년 3만호씩 총 30만호를 공급키로 했던 것이 2012년까지 4년간 매년 8만호씩 총 32만호를 공급하는 계획으로 수정됐다.

이 계획을 토대로 LH공사는 2009년 이미 7개 지구의 지정을 신청하고서도 공급실적을 채우기 위해 재정여건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2010년 1월 광명시흥 등 5개 지구를 추가로 신청했다. 이 가운데 하남감일을 제외한 4개 지구가 수요부족 등으로 사업승인도 받지 못하거나 재원부족으로 보상 착수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분양 위주로 추진되면서 저소득계층을 위한 장기임대주택의 공급물량이 부족해지고 민간주택시장이 위축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감사원은 평가했다. 아울러 보금자리주택 입주자에 대한 자산·소득 기준이 불합리하게 적용돼 고소득·자산가들의 입주가 허용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도 뉴타운·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은 양호한 주거지역에 대한 무분별한 지구지정으로 서민주거환경을 오히려 악화시켰으며 사업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 처리 문제와 세입자에 대한 이주대책 미흡 문제도 드러났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를 포함해 서민주거안정시책과 관련 총 67건의 문제점을 적발, 서승환 국토부 장관 등에게 총 37건의 제도개선 사항을 통보하는 한편 총 30건의 위법 및 부당처리 사항에 대해 징계 또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은 향후에도 주택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시의성 있는 감사를 실시해 민생안전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정부 주택정책의 질적 고도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배기자 p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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