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권리당원의 '문자 폭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2000명의 강성 지지층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70만 명의 당원 목소리가 묻힌다"고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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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연일 '문파' 직격…윤건영 "선출직이면 감당해야"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른바 '문파'로 불리는 강성 친문(친문재인) 권리당원의 '문자 폭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시각이 엇갈린다. '친문' 색이 짙은 의원은 '문자 폭탄' 행위를 감싸는 반면, 비주류 의원은 인신공격성 항의 문자를 비판하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문자 폭탄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문파'의 문자 폭탄에 날 선 반응을 보이는 인물은 민주당 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이다. 소장파 재선의원인 그는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그는 "2000명의 강성 지지층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70만 명의 당원 목소리가 묻힌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문자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당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 성공입니다, 축하합니다', '그쪽 일당들하고 다 같이 탈당하고 민주당 이름 더럽히지 말아라', '검은머리 짐승', ‘기를 쓰고 뛰어가 봐야 그 발끝의 때도 못 미치는 인간이라는 걸 오지게 인정하는 것. 응, 니 얘기야' 등 조롱성 메시지다.
하루에 수백 건의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고 조 의원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기를 원하고, 우리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똑같겠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강성 지지층들은 방법론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다 보니 조금 다른 방법이다 싶으면, 문자 폭탄을 날린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육두문자나 욕설 등의 험한 말로 점철된 문자 폭탄을 의원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행동에 대해 여론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며 "이제 우리 의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 문파가 아닌 국민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좀 놓아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문파의 문자 폭탄과 관련해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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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친문' 성향 의원들의 시각은 다르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문파의 문자 폭탄과 관련해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겠나"라면서도 "다만 내용들이 개인 신상을 심각하게 모독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어느 수준을 넘었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재정 의원은 조 의원을 향해 "'전대 성공방정식', 인지도, 당원 지지가 높은 박주민·김용민 의원까지 거론한 것은 사실당 당원투표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이라며 "당의 내일을 고민하거나 민심 이반의 이유를 찾고 다시 그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기어이 '당원을 외면하자' 한다면, 정당정치의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용민 의원은 전날(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당연히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런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돼야 한다. 특히나 국회의원은 그런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계속 청취해야 한다"며 문자 폭탄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강성 당원의 문자 폭탄은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에도 문제가 됐다. 민주당 2030세대 초선 의원 5명이 지난 9일 ‘조국 사태’를 반성하는 성명을 냈다가 강성 당원이 보낸 항의성 '문자 테러'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별다른 언급이 없어 눈치 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자 폭탄을 두고 당내 논란이 확대하는 상황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세력 대결 가능성이 있다. 조 의원은 10∼20명 규모의 당내 쇄신파 의원 모임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강성 지지층의 압박 속에서도 당과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소신에 따른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다. 조직 규모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대선 경선 등 과정에서 당내 세력 간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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