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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TF비즈토크] '조선구마사' 광고 기업, '불매운동 조짐'에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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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결국 제작 중단 사태를 맞았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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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이재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서정진 명예회장, 주총서 '셀트리온 삼 형제' 합병 언급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연일 따뜻한 날씨에 봄이 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던 한 주였습니다. 지난주 경제계에서는 국내 주요 그룹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는데요. 먼저, 바이오제약 업계에서는 셀트리온 주총에서 은퇴한 서정진 명예회장이 '셀트리온 삼형제'의 합병 관련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하며 주주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또한 삼성, 현대차 등 기업들이 처음으로 주총 현장을 '온라인 생중계'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달라진 주총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이 화두였습니다. 새로운 법이 적용되는 만큼 은행 창구에서는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하자 기업들이 제작지원과 광고 취소를 결정했는데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당 드라마에 광고하는 기업들의 리스트가 확산하며 불매운동 조짐이 벌어지는 데 대한 대응으로 보입니다. 먼저, '조선구마사'와 빠르게 '선 긋기'에 나선 유통업계 이야기부터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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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에 코지마·뉴온·쌍방울 등이 광고를 철회하고 "해당 논란과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코지마, 뉴온, 쌍방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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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에 광고기업 줄줄이 '손절'

-유통업계에서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이 큰 이슈였습니다. 시청자들의 분노가 시청 거부를 넘어 제작 지원과 협찬을 한 기업들까지 이어졌는데요. 이들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자 기업들은 잇따라 광고와 제작 지원을 철회하며 '손절'에 나섰습니다.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처음 방송돼 1, 2회까지밖에 방송되지 않았는데 결국 폐지되었다면서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논란이 커진 건가요?

-'조선구마사'는 조선 태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데요. 방송에는 중국식 만두, 중국 술, 월병, 피단(오리알을 삭힌 중국 음식) 등이 등장했습니다. 또한 태종(감우성 분)이 아버지 이성계의 환시를 보다가 백성들을 학살하는 장면까지 등장하면서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렇군요. 논란이 커질 만한 것 같은데요. 광고를 철회한 기업을 살펴보니 삼성전자,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KT, 하이트진로, 광동제약, 동국제약, 다우니, 다이슨, 금성침대, 혼다코리아,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블랙야크, 쿠쿠, 시몬스, 웰빙푸드, 아이엘사이언스, 씨스팡, 반올림피자샵, 에이스침대, 바디프렌드, 에이블루, 코지마, 뉴온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드라마의 내용은 전혀 모르고 광고 계약을 맺은 건가요?

-맞습니다. 통상적으로 드라마 광고는 대행사 추천을 통해 계약이 이뤄지는데요. 가장 중요하게 보는 두 가지는 예상 시청률과 금액 대비 예상 시청률 효과입니다. 광고주들은 배우, 작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스토리 라인 정도만 확인하고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본이나 연출까지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방송 광고의 경우 여러 프로그램을 묶어서 패키지로 파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울뿐더러 대본도 제공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군요. 광고주로서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비용을 투자했을 텐데 이번 논란으로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어나면서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부정 이슈 발생 시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기업들도 더욱더 빠르게 광고 철회를 결정하고 "논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SBS는 '조선구마사' 방송을 취소하고 방영권 구매 계약도 해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만큼 광고주들도 향후 광고 집행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네. 이번 일뿐만 아니라 최근 광고모델로 기용한 연예인의 인성 논란으로 광고가 중단되는 등 예상치 못한 부정 이슈들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광고도 마음 편히 못 하겠다"며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부정 이슈에 대한 사전 예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광고 집행 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의견에 따른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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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법이 지난 25일부터 시행됐다. 앞으로 금융소비자는 청약철회권, 위법 계약 해지권 등 금융 소비자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 받게 됐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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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시행에…은행 영업점 혼란·고객 불만도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지난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본격 시행되었죠.

-네 그렇습니다. 금소법의 주요 골자는 일부 금융상품에만 적용하던 '6대 판매규제'(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행위 금지·허위 과장광고 금지)를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금융사는 상품을 팔 때 소비자의 재산 상황·거래 목적 등을 확인해 적합·적정한 상품을 권유하고 수익의 변동 가능성 등 중요사항을 설명할 의무를 지는 것이죠.

-금소법 시행 전부터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면서요.

-네, 판매자 책임이 대폭 강화됐습니다. 이를 위반한 금융사의 경우 상품 판매액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해야 하고, 판매 직원도 최대 1억 원의 과태료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금소법 내용이 방대한 데 반해 가이드라인 등은 모호하다는 겁니다. 금융사들도 이를 우려해 금소법에 걸릴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비대면·인공지능(AI) 기반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일시 중단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판매했다가 '시범케이스'로 걸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금소법 시행 이후 은행 영업점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면서요.

-네, 아무래도 상품 판매절차가 한층 복잡해졌기 때문인데요. 통장 개설 같은 단순업무도 직원들은 일일이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고, 고객은 시간이 오래 걸려 난감해하기도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5분이면 끝나던 예적금 상품의 경우도 가입 소요시간이 30분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상담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대기시간도 자연히 길어지고, 이로 인한 고객들의 불만도 커졌다고 합니다. 일부 창구 직원의 경우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것 같고, 전반적으로 영업 실적 하락도 불가피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체 시스템에 반영할 시간이 필요해 보이네요.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빠른 시일에 마련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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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지난 26일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3사 합병 절차를 추진해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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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서정진, 주총서 또 3사 합병 의지

-국내 주요 그룹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바이오제약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주총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은퇴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면서 2세 중심의 새판이 짜였습니다.

-네, 지난 26일 셀트리온그룹의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이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서정진 명예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등기임원으로,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등기임원으로 각각 선임됐습니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지난해 말 은퇴했으며 이날 공식적으로 이사회 멤버에서도 빠지게 됐습니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두 아들이 메우게 된 셈입니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3개 회사의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합병 절차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9월 3사 합병을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하기도 했었죠. 3사 합병은 서정진 명예회장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는 수년 전부터 3사의 합병을 언급해 왔지만, 주주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서정진 명예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또 3사 합병을 언급했잖아요. 이번에는 구체적인 시기를 밝힌 것이 눈에 띕니다.

-네, 서정진 명예회장은 이날 "3사의 합병 시너지 효과는 100%"라면서 "합병 절차를 추진해서 연내 마무리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룹 경영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으면서 합병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서정진 명예회장이 밝힌 것처럼 3사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도 나올 뿐만 아니라 셀트리온그룹의 묵은 과제인 일감 몰아주기도 종식될 수 있기 때문이죠.

-비용 효율화 등이 시너지 효과로 꼽힙니다. 단일 회사를 통해 의약품에 대한 연구개발과 생산·유통·판매까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거래구조 개선에 따른 비용이 줄어들 것입니다.

-셀트리온 합병을 신중하게 보는 시선도 있어요. 일반적으로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사업을 쪼개서 분사를 진행하는데요. 지난해 LG화학이 전지사업부문을 분사한 것을 보면 셀트리온그룹은 합병 추진은 업계 흐름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서정진 명예회장이 구체적인 시기까지 밝힌 만큼 셀트리온이 어떤 합병 계획을 내놓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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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들이 주주 편의를 제고하고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온라인 생중계와 전자투표제도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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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 대세" 코로나19로 달라진 '기업 주총' 新풍속도

-주총 얘기를 이어가볼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주총이 대세로 자리 잡았죠?

-네. 주총은 주식회사의 주식을 가진 주주가 모여 회사의 중요 안건을 처리하는 최고 의사결정회의입니다. 그간 주주들이 자신의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기업 본사 또는 특정 장소에 방문하는 게 관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삼성, 현대차 등 기업들이 주총을 이 같은 관행을 깨고 처음으로 주총 현장을 '온라인 생중계'했습니다. 주주명부를 통해 주주 본인 확인이 완료되면 접속 코드를 부여받아 주총 접속을 할 수 있습니다. PC 혹은 모바일로 주총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주주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여러 기업 주총이 특정일에 몰리는 '슈퍼주총데이'에 상관없이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어디였나요.

-SK텔레콤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도입했습니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지난 25일 열린 SK텔레콤의 제37기 주총에서 "작년에 저희가 대기업 최초로 온라인 주총을 했는데, 올해는 삼성, 포스코 등이 저희 주총 포맷을 따라 온라인 생중계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주주 친화적 기업 문화를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기업들이 온라인 생중계를 도입하는 이유는 뭔가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결정입니다. 다수의 인원이 모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감염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주주가 직접 현장에 나오지 않더라도 참여할 수 있게끔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겁니다.

-다른 이유로는 시간적·거리적 제약 조건으로 주총에 직접 참석이 어려운 주주들의 편의를 돕겠다는 취지입니다. 온라인 생중계와 함께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주총장에 가지 않아도 사전에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삼성, LG, 현대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변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1인 1주식계좌' 시대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이네요. 기업들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이 같은 정책을 유지해 주주 친화 경영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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