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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TF이슈] '다스 의혹' MB 오늘 대법 선고…재구속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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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는 29일 오전 '다스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 판결 선고기일을 연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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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인보이스' 또 인정될까…원심 징역 17년 선고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다스 의혹'으로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 대법원 판단을 받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9일 오전 10시 10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을 받는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 전 대통령은 1992~2007년 다스를 실소유한 채, 비자금 약 339억 원을 조성한 혐의(횡령)와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약 67억7000만 원을 대납하게 하는 방식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2018년 4월 구속기소 됐다.

지난 2018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대전제인 다스의 실소유자를 이 전 대통령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다스 법인자금 241억 원 횡령과 삼성이 대납한 다스의 미국 소송비 61억 8000여만 원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과 김소남 전 국회의원에게 받은 23억여 원 상당의 뇌물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 원, 추징금 82억여 원을 선고했다.

◆'공익 제보'에 울고 '직무 관련성'에 웃은 MB

지난 2월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원심보다 2년 늘어난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형량이 무거워진 이유는 횡령과 뇌물 인정 액수가 각각 커졌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다스 자금 횡령액 중 252억 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은 애초 1994~2006년 다스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 총 4개의 횡령죄를 '포괄일죄'(여러 범행을 1개의 죄로 구성하는 것)로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은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며 범행 별로 판단을 내렸다. 포괄일죄로 한데 묶였던 개인 승용차 구매 혐의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판결이 내려졌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4개의 범행을 포괄일죄로 인정하고 개인 승용차 혐의 등 면소 판결이 내려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삼성 뇌물 혐의 역시 항소심에서 더 무거워졌다. 검찰은 익명의 공익제보자에게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통해 이 전 대통령에 건넨 뇌물이 51억 원 더 있다"라는 정보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첩받았다. 수사를 거쳐 공소사실을 변경하며 이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혐의는 119억여 원이 됐다. 2심 재판부는 약 119억 원 중 89억여 원 상당을 유죄로 판단했다. 1심보다 27억 늘어난 액수다.

반대로 이팔성 전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 받은 뇌물 인정액은 1심의 23억 1000여만 원에서 4억 1000여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구체적 청탁이 피고인에게 전달됐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양복과 일부 혐의를 제외하곤 대부분 무죄 선고를 내렸다. 김소남 전 의원이 건넨 4억 원 역시 이 전 대통령이 취임 전 받은 2억 원은 뇌물죄 성립 요건 중 하나인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봤다.

1심의 유죄 판단 중 일부가 2심에서 뒤집혔지만 51억 원어치 공익 제보의 벽은 높았다. 2심 재판부는 뇌물 혐의에 대해 징역 12년과 벌금 130억 원을, 횡령 등 나머지 범죄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총 징역 17년을 선고한 2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보석 석방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이 전 대통령은 법정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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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3월 검찰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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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일죄부터 공소장 일본주의까지…'법리 총망라'

이 전 대통령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고, 검찰은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혐의에 상고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 전반을 검토해왔다.

삼성 뇌물 혐의의 경우 이 전 대통령 측이 항소심에서 이의를 제기했던 공익 제보의 신빙성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신분이 불분명한 제보자의 주장은 유죄의 증거로 쓰일 수 없고, 제보자가 증거로 낸 인보이스(명세서) 역시 사본에 불과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도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다스 관련 혐의의 대전제를 사실로 판단할지 주목된다.

1심 재판부는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은 다스의 실소유자"라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별도로 다스의 실소유주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함에 따라 사실상 그 전제 사실로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를 인정했다. 1·2심 판단이 엇갈린 포괄일죄 성립 여부도 다스 관련 혐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과 공소장 일본주의에 대한 대법원 판시도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공무원들에게 다스 소송 관련 검토를 지시하는 등 다른 사람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1·2심은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사기업 소송 검토 지시를 내릴 '직권'이 없어 범죄로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직권남용죄는 직무 권한에 속하면서 사람이 의무 없는 일을 해야 성립되는 범죄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빌딩에 청와대 문건을 빼돌린 혐의(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의 경우 해당 공소사실이 공소장 일본주의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재판에 앞서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한 불리한 예단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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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감된지 6일만에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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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선고 후 구속집행정지…상고 기각이면 재수감

이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엿새 만에 석방돼 자택에서 지내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2심 선고 뒤 보석 취소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하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구속 집행정지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결과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재항고는 즉시항고의 일종이기 때문에 "즉시항고 제기 기간 내와 그 제기가 있는 때 재판의 집행은 정지된다"라는 형사소송법 410조에 따라 구속 집행이 정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재항고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구속 집행을 정지하기로 했다. 즉시항고와 달리 재항고와 관련해 재판 집행 정지를 명시한 조항은 따로 없어 법령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만큼 "의심스러운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법 기본 원칙에 따르겠다는 설명이다.

검찰 역시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불복해 항고장을 냈고, 이 사건은 대법원 2부에 배당됐다.

대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대법원은 상고심 판결을 선고하면서 재항고 사건에 관한 결정도 함께 내릴 가능성이 높다. 만약 대법원이 이 전 대통령의 상고를 기각할 경우, 이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된 기결수로서 재수감된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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