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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F현장] "드루킹 혼자 영화 한 편 찍어" 김경수 재판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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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측이 27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모든 것은 드루킹 김동원이 만들어낸 이야기"라며 공소사실을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3월 24일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김 지사의 모습.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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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1년 5개월간 매일 보고받아" vs 김경수 측 "킹크랩 알지도 못해"

[더팩트ㅣ서울고등법원=김세정 기자] 드루킹 김동원 씨와 함께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 측이 재판에서 "모든 것은 드루킹이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주장하며 검찰의 공소사실과 1심 판결을 비판했다.

김 지사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의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 출석했다.

이날 공판은 법원 인사 이후 두 번째 열리는 재판으로 허익범 특검과 김 지사 측이 사건 전반을 놓고 두시간씩 프레젠테이션(PT) 발표를 통한 변론을 진행했다. 재판부 구성원이 2명이나 바뀌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양측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먼저 PT를 시작한 특검은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를위한모임(경공모)의 사무실인 '산채'에 방문해 직접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봤고, 김 지사가 댓글 조작에 적극적으로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지사가 작업이 필요한 기사 인터넷주소(URL)을 보내면, 김 씨는 바로 '처리하겠습니다'라는 답장을 한 후 이를 실무진들에게 전송해 댓글 작업을 하는 형식이었다"며 김 지사가 1년 5개월간 김 씨의 보고를 받아 범행을 지시한 핵심 공범이라 주장했다.

김 지사를 향해서는 "피고인이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음에도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고, 아무런 반성이 없는 점, 판결에 대한 반발로 법관 개인에게 인신공격을 하는 등 정치적 해결을 시도하며 뉘우침이 없다"며 이를 양형에 담아달라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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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측 변호인은 "드루킹 김동원은 혼자 영화 한 편을 찍고 있는 사람"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쓰며 공소사실을 비판했다. 사진은 김 씨가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는 모습.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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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지사 측 변호인은 "김동원은 스토리텔러로 작은 단서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이라며 "배경 소재가 된 일부의 사실이 있으나 여기에 왜곡된 의미 부여와 김 씨의 과장, 허풍이 더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씨의 진술을 살펴보면) 김 씨는 혼자 영화 한 편을 찍고 있는 사람", "왜곡된 증거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사람"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특검의 공소사실을 비판했다.

또한 김 지사와 김 씨가 나눈 텔레그램 메신저 대화 등을 제시하며 김 씨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은 언급을 피하고 경공모가 해온 '선플 활동'만 알리려 한 점 등을 강조했다. 특히 김 지사가 '산채'에 방문했던 날짜의 시간을 구글 타임라인 기록으로 정리해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적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피고인 김 지사에게 지지 활동을 빌미로 접근한 경공모가 피고인 몰래 불법 댓글 순위 조작을 했다가 인사 추천 요구가 거절되고 형사처벌을 받게 되자 앙심을 품고 피고인을 공범으로 얽어매고자 한 사건"이라며 김 지사가 공모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자신이 출마한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 씨의 측근인 경공모 회원 도 모 변호사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앞서 1심은 김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댓글 조작 혐의는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김 지사를 법정 구속했다.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후엔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아 왔다.

김 지사의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1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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