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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핵융합 에너지 '인공태양' 원리와 성공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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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태양 건설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뮌헨의 모션픽쳐 스튜디오인 ‘크루츠게착트(In a Nutshell -By Kurzgesagt)이 제작한 영상과 자막 전문을 조금 다듬어 올린다. 다만 2016년에 제작된 영상이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 세계 인공태양 프로젝트에는 내용이 조금 다르다.



[동영상 자막 전문] 핵융합 에너지 - 미래냐 실패냐]

우리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통용(currency)은 에너지다. 에너지로 우리 집에 불을 켜고 음식을 기르고 컴퓨터에 전력을 공급한다.

에너지는 다양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화석연료를 태우든 원자를 쪼개든 혹은 태양전지를 햇빛으로부터 얻든지.

그러나 이 3가지 모두 불리한 면이 있다. 화석연료는 유해물질을 내놓고 핵폐기물은 잘 알다시피... 그리고 흐린 날에 햇빛을 저장해두기엔 아직 배터리가 충분치 않다.

그런데 태양은 공짜 에너지를 거의 무제한으로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구상에 이런 태양을 만들 방법은 없을까? 별을 병에 담아둘 수는 없을까?

태양은 핵융합으로부터 빛을 낸다. 대강 설명하면, 핵융합은 열핵반응입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재료를 아주아주 뜨겁게 해주었을 때 전자가 원자로부터 떨어져 나와서 플라즈마(Plasma,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되어 전자와 양전하를 가진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를 형성하며 원자핵과 전자가 이리저리 튕겨 다닌다는 말이다.

원자핵은 (+)로 대전(*외부 힘에 의해 전하량의 평형이 깨지면 물체는 (-)전기 혹은 (+)전기를 띠게 되는 현상) 되어있어서 서로 밀어내는데, 이 반발을 이겨내려면 입자들이 아주아주 빨라야한다. 여기에서 아주 빠르다는 말은 아주 뜨겁다는 의미를 갖는다. 즉 수백만도가 넘어야 한다.

별들은 이 온도를 얻기 위해 조그만 속임수를 쓴다. 별은 질량이 너무 커서, 핵에 가해지는 압력이 원자핵끼리 들러붙게 할 만큼 큰 열을 만들어낸다. 합해져서 융합할 때까지. 그러면 더 무거운 원자핵이 만들어지면서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내놓는다.

과학자들은 이때 나오는 이 에너지를 이용하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핵융합 반응로다.

지구상에서는 이렇게 힘에 의존한 방법으로는 핵융합을 실현할 수 없다. 그래서 핵융합으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반응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똑똑해져야 한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은 핵융합을 일으킬 만큼 뜨거운 플라즈마를 만드는 2가지 방법을 개발했다. 하나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타입의 반응로인데 도넛 모양의 챔버에서 플라즈마를 쥐어짜서 반응을 일으킨다

이런 자기밀폐형 반응로는 프랑스의 국제핵융합실험로(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ITER)가 있다. 초전도체 전자석에 액체 헬륨을 사용해서 절대영도 부근까지 냉각시킨다. 즉, 우리 우주에서 가장 큰 온도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는 관성밀폐형이라고 불리는 반응로가 있는데 대출력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서 연료 펠릿의 표면을 가열하면 연료가 붕괴해서 금세 연료가 핵융합을 일으킬 만큼 뜨겁고 조밀하게 만든다.

사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는 미국 국립점화연구소(National Ignition Facility, NIF)에 있으며 핵융합 실험에 쓰이고 있다.

여기에서, 혹은 세계 다른 곳에서 이루어지는 비슷한 실험들은 아직까지는 그저 실험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아직 기술 개발단계에 있으며 핵융합반응을 일으킨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핵융합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보다 실험에 투입되는 에너지가 더 크다.

핵융합 기술은 아직 상업적으로 자립하기엔 갈 길이 멀다. 아마 영영 안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지구상에서 동작하는 반응로를 만드는 것조차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만약 거기까지 갈 수만 있다면 단 바닷물 한잔으로부터 기름 1배럴을 태우는 것과 동등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폐기물도 안 생길 것이다.

왜냐하면 핵융합 반응로는 수소나 헬륨을 연료로 하는데 바닷물에는 이런 수소가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소라고 해서 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중수소나 삼중수소처럼 중성자를 몇 개 더 가진 특별한 동위원소가 필요하다. 중수소는 안정적이며 바닷물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좀 까다롭다. 삼중수소는 방사성물질이며 지구에 고작 20㎏밖에 없다. 그나마도 대부분 핵탄두에 들어있다. 그래서 말도 안 되게 비싸다. 그래서 삼중수소 대신 중수소와 융합시킬 다른 물질이 필요하다.

헬륨의 동위원소 헬륨3이 이 역할을 훌륭하게 대신할 수 있다. 안타깝지만 헬륨3도 지구에 아주 적은 양밖에 없다. 그러나, 달에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수십억 년의 세월 동안 태양풍에 의해서 달에는 엄청난 양의 헬륨3이 쌓여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헬륨3을 만들어내는 대신 채굴할 수 있다. 달의 먼지에서 헬륨을 걸러낼 수 있다면 수 천년 동안 전 세계에 에너지를 공급할 만큼 충분한 연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논쟁거리가 있긴 하다.

미니 태양을 만들어내는 것은 좀 위험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핵융합 반응로는 다른 어떤 발전소보다도 훨씬 안전하다. 핵융합 반응로는 노심용융이라는 재앙을 일으킬 수도 있는 원자력 발전소와는 다르다.

밀폐 과정에 실패한다면 플라즈마는 그냥 팽창해서 식어버리고 반응은 멈춘다. 간단히 말해서, 핵융합은 폭탄이 아니다.

삼중수소와 같은 방사성 연료가 누출되면 환경에 위협을 미칠 수도 있다. 삼중수소는 산소와 결합해 방사성 물을 만들어 내고 이 물이 환경에 스며들어 위험해질 수도 있지만 다행히도 한 번에 사용되는 삼중수소는 수 그램에 불과하다. 따라서 누출이 일어나도 금방 희석될 것이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바로는 환경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으면서도 거의 무한정의 에너지를 물 같은 단순한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뭘까?

비용이다. 우리는 핵융합이 상업적으로 자립 가능할지 아직 모른다. 만약 가능하다고 해도 짓기가 너무 비쌀 수도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결점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10억 달러짜리 도박과도 같다. 이 돈은 이미 입증된 다른 청정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포기할 수도 있지만 혹시 모두를 위한 깨끗한 에너지를 무제한 얻을 수 있다면 그 위험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자막: Amara.org 커뮤니티]

김민중 기자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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