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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인터뷰]`7번방` 정한비 "선배들 틈에 같이 있는 것만도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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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한비(27)는 요즘 무척 행복하고 즐겁다. 관객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에 자신이 나오기 때문이다. 비중은 작지만, 사람들에게 자신도 인정받는 듯하다. 또 연기 잘하는 류승룡, 오달수, 김정태, 정만식 등 선배들과 함께했다는 것만도 즐거움 그 자체다.

정한비는 6살 지능의 딸바보 용구(류승룡)와 평생 죄만 짓고 살아온 7번방 사람들이 용구 딸 예승(갈소원)을 교도소에 데려오기 위해 벌이는 불가능한 미션을 담은 휴먼 코미디 '7번방의 선물'에서 예승의 담임선생으로 나온다.

"다들 연기를 무척 잘하시고, 굉장한 분들이시잖아요. 그 사이에 제가 같이 있다는 것만도 아주 기뻐요. 처음에는 연기 잘하는 선배들이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듣고, 부담감이 있었죠. 오디션 때 정말 내가 잘해야 작은 배역이라도 따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웃음)

그는 담임선생과 보육 교사, 기자 등 3가지 배역 중 당당히 담임선생 역할을 따냈다. 정한비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많이 부족한데 절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릴 뿐"이라고 좋아했다. 또 "이미지가 착하고 선한 선생님으로 나오는데 스크린 속 나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 좋다"며 "정말 선생님처럼 보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무척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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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첫 출연이다. 그 때문에 흥행에 대한 생각은 거의 없었고, 자신을 알아봐 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도 좋았다. 일부러 주의에 얘기도 안 했는데 많은 이들이 알아봐 주고, 흥행까지 잘돼 기분이 좋다.

"친구들이 생각보다 분량이 많이 나왔대요. 기대감을 안 주려고 거의 안 나온다고 했었거든요. 사실 제가 연기자를 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 많이 말렸어요. 숫기도 없고, 내성적인 제가 지금까지 연기할 줄 몰랐대요. 2, 3년 하고 그만할 줄 알았는데 계속하니까 신기한가 봐요."(웃음)

요즘 충무로에서 핫한 류승룡과의 연기 호흡도 신기했을 것 같다. 정한비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정말 재밌게 봤다"며 "처음에 만났을 때는 엄청나게 신기했었는데 그런 내색을 안 하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솔직히 류승룡 선배님이 '고지전'이나 '최종병기 활' 등에 나온 모습 때문에 무섭기도 하고 어렵기도 할 것 같았는데, 너무 유머러스하고 장난도 많이 치더라.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시려고 하셔서 좋았다"고 좋아했다. 또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역할을 무척 잘 소화해서인지 예전 이미지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정한비는 또 "류승룡 선배는 매번 캐릭터를 거의 완벽하게 표현하시더라"고 감탄하며 "그에 반해 나는 이번에 어려운 캐릭터는 아니었고 무난한 역할이었다. 나중에 승룡 선배처럼 색다른 변신을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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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포항 출신인 정한비는 연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이 세계에 발을 들였다. 대학까지 졸업(경기대 중어중문학과)한 뒤, 연기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2007년부터 연기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배우 송중기와 윤채이 등과 함께 수업을 듣기도 했다.

"2005년에 중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이듬해부터 고민했어요. 이 길이 내 길인지 혼란이 많았는데 1년 동안 생각하면서 욕심도 생기고, 의지도 강해진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나설 때 기획사들이 접촉해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처음 손을 내민 곳이 가수가 유명한 기획사라 가지 않았어요. 노래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결국 한 기획사를 택했는데 아픔을 겪었다. 위약금도 물어줘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왜 행운이 안 따를까 하는 생각을 했었을 때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픔으로 성숙해진 것 같아요. 밑거름이 됐죠. 그런 시기가 없었으면 아마 열심히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 거니 좋아요."

아직 연기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정한비. 시간이 흘러도 배우 생활을 하며 잊지 말고 갖고 가고 싶은 건 "조금이라도 덜 거짓말을 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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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인물로 100% 몰입해 살기는 어렵겠지만 그 인물을 거짓말처럼 안 보이도록, 그 간격을 줄여갈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관객들이 '와! 저 배우는 진짜 그 역할로 보였어!'라고 말해줄 것 같아요. 그 말이 배우를 하며 가장 좋은 칭찬이 아닐까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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