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열린 '환경파업'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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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들의 이익과 세계관을 위협한다고 느끼는 게 틀림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짱’을 뜬 ‘환경소녀’ 효과는 컸다. 스웨덴 출신 그레타 툰베리(16)가 27일(현지시간) 참가한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환경파업’ 집회에 50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전 세계 환경 시위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부인 소피 그레고어 여사 및 두 자녀와 함께 행진에 참여했다. 환경파업 집회는 툰베리를 비롯한 학생들이 주도해 전개된 기후변화 대응 촉구 시위다.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열린 '환경파업'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50만명 넘는 인파가 참여했다. 전 세계 환경 시위 중 최대 규모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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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업’ 집회는 캐나다 외에도 이탈리아·독일·오스트리아·폴란드·뉴질랜드·아르헨티나·칠레 등에서도 대규모로 열렸다. 캐나다에선 몬트리올뿐 아니라 동부 대서양 연안 도시 세인트존스에서 서부 밴쿠버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이탈리아에서도 로마와 밀라노 등 전국 160여개 도시·마을에 모인 시위대 규모가 100만명을 헤아렸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도 도시 역사상 가장 큰 시위가 열렸고, 오스트리아에서도 주최 측 추산 15만명이 모였다. 서울에서도 500명이 ‘환경파업’에 동참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날 툰베리의 집회 참가는 지난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요? 여러분은 헛된 말로 저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라고 기후대응에 소극적인 정상들에게 일침을 가한 직후라서 더욱 주목받았다.
툰베리가 단상에 오르자 집회 참가자들은 “그레타! 그레타!”를 연호하며 툰베리를 환영했다. 툰베리는 기후변화 대응에 부정적인 지도자들을 겨냥, “그들은 자신의 세계관이나 이익이 (중략) 우리로부터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는 게 틀림없다”며 “우리의 소리는 이제 너무 커져서 그들이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입을 막으려 한다. 우리는 그것을 칭찬으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2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환경파업'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그레타 툰베리(16) 모습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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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선 툰베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설전도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툰베리를 향해 “밝고 멋진 미래를 갈망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이네요”라는 트윗을 날리자, 툰베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 프로필을 “밝고 멋진 미래를 갈망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로 바꾼 것이다. 이를 두고 툰베리가 트럼프의 트윗을 조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툰베리는 집회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은 채 “어른들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데도, 왜 의사소통하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행동하는 대신에 아이들과 10대를 놀리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레타 툰베리(왼쪽 둘째)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쏘아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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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는 집회에 앞서 트뤼도 총리와 비공개로 만난 뒤 기자들에게 “트뤼도 총리도 미흡하지만 이것은 시스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모든 정치인에게 보내는 내 메시지는 동일하다. 그냥 우리의 주장을 듣고 과학에 따라 행동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를 주도한 ‘캐나다 기후파업’은 성명에서 “전국 청년 집합체로서 우리는 현재 캐나다 사회가 맞고 있는 생태·사회적 재앙의 도정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과감한 행동만이 인류를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특히 신규 석유 가스 사업 계획을 일절 중단하고 오는 2030년까지 배출 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것을 촉구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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