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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 (화)

3만8001마리 전부 살처분…‘서울 이남’ 확산 막기 극약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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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집중 강화에 ‘특단 대책’



경향신문

강화도 진·출입 차량 긴급방역 인천 강화군 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27일 강화도와 연결된 경기 김포시 대곶면 초지대교 입구에서 차량방역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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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강화 농장과 2차 연천 농장

같은 도축장·운반차 이용 확인

“지역 내 방역 무의미” 판단한 듯

경기 양주 농가서 또 의심신고

초동 방역 책임론…국감도 취소


정부가 경기 강화군 전 지역의 사육 돼지 3만8001마리를 모두 살처분하는 ‘특단의 조치’를 결정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사례 9건 가운데 5건이 강화군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예방적 살처분만이 바이러스가 서울 이남으로 퍼지지 않도록 하는 가장 확실한 조치라고 판단한 것이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며 이날 국내 9번째, 강화군에서만 5번째 ASF 확진 판정을 받은 하점면의 돼지농장은 2차 발생 농장(연천 백학면)과 같은 도축장을 이용했고, 같은 운반차량이 이 두 농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파주·연천 등 경기 북부에서 강화로 ASF 바이러스가 유입된 실마리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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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ASF 발병 농장들 간에도 차량 이동이 확인돼 차량과 사람으로 인한 전염이 유력해지고 있다. 1차 발생 농장(파주 연다산동)과 2차 발생 농장(연천 백학면)에는 같은 사료차량이 출입했다. 2차 발생 농장과 3차 발생 농장(김포 통진읍)의 돼지 운반차량은 같은 도축장을 이용했다. 4차 발생 농장(파주 적성면)과 1차 발생 농장에는 같은 분뇨차량이 출입했다. 5차 발생 농장(강화군 송해면)과 6차 발생 농장(강화 불은면)에는 같은 사료차량이, 8차 발생 농장(강화 강화읍)과 6차 발생 농장에는 같은 퇴비차량이 출입한 것이 확인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차량 역학관계가 밝혀지면서 지역 내 방역 노력이 무의미하다 여겨질 만큼 이미 바이러스가 많이 퍼져 있다고 판단했고, 살처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다만 농식품부는 이들 차량이 ASF 바이러스의 매개체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 강화군에 축산농가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동 분뇨처리장이 5곳 있어 이곳의 영향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

충남 홍성에서 활동하는 엄길운 수의사는 “바이러스가 서울 이남으로 퍼지기 시작하면 인구도 많고 이동도 복잡해 손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엄 수의사는 “다만 살처분이 이뤄진 지역은 3년간 재입식이 불가능해 앞으로 농가에 대한 보상 방안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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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가 없어요”…텅 빈 마장동 작업대 국내에서 9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이 나오면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 우려가 높아진 27일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 돈육업체들의 작업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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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초동 방역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5월 북한에서 ASF 발병 사실이 알려지자 경기 파주·연천·포천·동두천·김포, 강원 철원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했으나, 최초 발생 경위는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ASF가 경기 북부 지방을 위주로 확산하면서 다음달 2일로 예정됐던 농식품부 국정감사도 취소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경기 양주시 광적면의 한 농가에서 ASF 의심신고가 1건 추가로 접수됐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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