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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한국서 국민 밉상된 호날두···스폰서 지프·日게임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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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호날두, 한국 축구팬 우롱

자동차 커뮤티니서 불매 운동 조짐

유벤 독점계약 위닝일레븐도 타격

"한국 소비자와 광고주에 외면받을 것"

중앙일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유벤투스의 호날두가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호날두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경기장을 찾은 수만명의 팬들로부터 원성을 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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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노쇼’ 후폭풍이 거세다. 스폰서인 자동차업체는 물론 게임업체에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미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업체 지프(Jeep)는 유벤투스 방한경기에 맞춰 국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입장권, 유니폼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고, 지난 26일 유벤투스 레전드 다비드 트레제게(42·프랑스)와 에드가 다비즈(46·네덜란드)와 함께 팬미팅을 열었다. 방한한 유벤투스 구단을 위해 차량을 제공하고, TV 중계방송에 광고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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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 FC 레전드 축구 클리닉에 코치로 나선 다비드 트레제게와 에드가 다비즈가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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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벤투스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서 한국축구를 우롱했다. 지각은 물론 경기시간 단축 요청에 경기 취소 협박까지 했다. 유벤투스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90분 내내 몸도 풀지 않은채 벤치만 달궜다.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보기위해 최고 40만원짜리 티켓을 구매한 6만여 한국팬들은 단단히 화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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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유벤투스 페레이라가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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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와 호날두를 향한 분노는 스폰서까지 번지고 있다. 2012년부터 유벤투스 메인스폰서를 맡고 있는 지프는 구단에 연간 수백억원을 지불한다. 유벤투스 유니폼 정중앙에는 ‘Jeep’가 새겨져있다.

유벤투스 방한 이후 지프 불매운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수지만 일부 팬들이 ‘유벤투스 유니폼의 지프 로고가 보기 싫다’, ‘유벤투스 사태로 지프를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는 글을 남겼다. 지프는 국내에서 지난 6월에만 대표모델 랭글러를 비롯해 939대를 팔아 수입 SUV 브랜드 2위를 달성했다.

국내에서 지프 판매를 담당하는 FCA(피아트크라이슬러) 관계자는 “경기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아 저희도 유감스럽다. 하지만 국내 주최사가 주관한 유벤투스 초청경기와 지프는 연관이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면서 “해외 언론를 통해 보도 돼 본사도 사태를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관계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프는 국민 감정을 고려해 별도의 마케팅 보도자료는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턴마틴은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유벤투스 숙소에 유벤투스가 새겨진 수퍼카를 전시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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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코나미는 지난 17일 유벤투스와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사진 코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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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에도 ‘호날두 나비효과’가 번졌다. 일본 코나미는 오는 9월10일 위닝일레븐으로 잘알려진 ‘PES(프로 에볼루션 사커) 2020’을 출시한다. 하지만 코나미는 지난 17일 유벤투스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최근 일본불매운동에 이어 ‘호날두 노쇼’ 사태까지 겹치면서, 일부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불매 여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반면 EA스포츠는 지난 2월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호날두를 표지모델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호날두는 코리아테크가 판매하고 있는 가정용 트레이닝제품 식스패드 모델이다. 또 호날두는 해외에서 영문 이니셜과 등 번호를 조합한 속옷 브랜드 ‘CR7’는 물론 호텔과 향수 사업도 펼치고 있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 교수는 “유벤투스는 중계권료와 입장수입, 광고료, 이적료 등으로 수익을 거둘텐데, 이번 사태로 한국에서 이미지가 안좋아졌다. 호날두의 개인 이미지도 나빠졌다. 유벤투스와 호날두는 이미지가 개선되지 않는한, 최소한 당분간은 한국 소비자들과 광고주들에게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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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유머 커뮤니티에 올라온 메시 합성사진. 레슬링 위에서 호날두에 승리를 거둔 뒤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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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호날두는 ‘국민 밉상’으로 찍힌 분위기다. 피파온리인4에서 ‘호날두 카드’ 가치는 급락했다. 국내 축구유니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호날두 유니폼이 쏟아져 나왔다. 호날두의 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까지 예전보다 하락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인터넷 유머 커뮤니티에서는 ‘호날두 참교육 중인 메시’란 제목의 글이 호응을 얻고 있다. 합성영상에는 레슬링게임 링 위에서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리오넬 메시가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를 공격한 뒤 태극기를 펼친다. 2010년 방한 당시 바르셀로나 메시가 사인회에 참석하고 박지성을 극찬한 모습도 함께 게재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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