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가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tvN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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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했습니다. 이제 어디서나 '성 평등' '성 인식'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죠. 여전히 민감한 사안이지만, 활발하게 소통이 돼야하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미디어에서도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 현저히 적은 수지만, 흐름을 따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래서 <더팩트>가 짚어봤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 미디어에서 여성을 어떻게 다루는지, 또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말입니다. <편집자주>
여성 주체 작품들, 산업적 가치 높아
[더팩트|박슬기 기자] 젠더의식에 따른 사회 분위기가 변화하자 미디어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던 영화, 드라마, 예능에 여성 중심의 작품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2017년 할리우드에서 촉발된 'Me too(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 예술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이제 미디어에서 여성은 단순히 '소비'되고 '대상화'되는 역할이 아닌 하나의 주체적인 존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근 TV나 영화를 살펴보면 여성이 중심이 된 프로그램을 몇몇 찾아볼 수 있다. 대형 포털사이트 회사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와 경찰 내 골든타임팀 여성 팀장(이하나 분)이 사건을 해결하는 OCN 드라마 '보이스3', 여성 형사 콤비 이야기를 다룬 영화 '걸캅스' 등이 대중과 만났다. 아직 그 수가 많지 않은 탓에 이 작품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다.
예능프로그램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재는 박소현 김숙 박나래 산다라 박이 출연하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만 있지만, 이전엔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무한걸스' 라디오에선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가 있었다. 또 최근에는 개그우먼 안영미가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첫 여성 MC를 맡게 되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박소현, 김숙, 박나래, 산다라박이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비디오스타'를 이끌고 있다.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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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개봉하는 영화에서 여성이 주체가 되는 작품 수가 급증한 건 아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이제 몇몇 작품들이 생겨난 수준이다. 체감상으로 많아졌다고 느끼는 건 이러한 작품들이 큰 파급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중이 작품 속 여성 캐릭터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선 지난달 개봉한 '걸캅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라미란, 이성경 두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과 남성 캐릭터를 지질하게 그렸다는 이유에서 무차별 '평점 테러'를 당했다. 여기에 '페미니스트 영화'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해외에선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작품은 여성 히어로가 원톱 주연인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를 당했다. 주인공 브리 라슨이 개봉 전 '페미니스트 영화'라고 소개하면서 많은 이들의 반감을 사면서다. 해외에서 이어진 평점 테러는 국내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개봉 후 '캡틴 마블'은 여성 슈퍼 히어로 영화 사상 처음으로 흥행 수입 1조원을 달성하는 결과를 냈고, 여성 영화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영화 '캡틴 마블'은 마블 스튜디오에서 내보인 최초의 여성 솔로 히어로 무비다. 배우 브리 라슨이 주연을 맡았다. /'캡틴 마블'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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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마블 스튜디오도 변화에 동참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미국 중심적 세계관과 백인 남성 중심의 히어로 영화로 비판을 받은 마블 스튜디오는 최근 본격적인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흑인 배우들을 주연으로 한 '블랙팬서'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여배우를 단독 주연으로 한 솔로 무비 '캡틴 마블'을 내놨다.
배트맨을 잇는 새 히어로 '배트우먼'도 등장한다. CBS·워너브러더스의 조인트벤처 CW는 지난해 배트우먼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제작 계획을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실제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배우 루비 로즈가 주연을 맡아 배트우먼의 동성애자 설정을 연기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CW에서 그리는 드라마 '배트우먼'은 최초의 레즈비언 히어로 타이틀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처럼 '성'에 대한 인식의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할 것 없이 모두 조심스럽게, 또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 만큼 '젠더 전쟁'이 아닌 충분한 논의를 통해 평등하게 나아갈 수 있는 정확한 성 개념 확립이 필요해 보인다.
'배트맨'에 이어 드라마 '배트우먼'이 나올 계획이다. 동성애 설정으로 나올 계획이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배트우먼'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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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앞으로 여성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작품이 많아질 거라는 건 당연한 흐름"이라고 전망했다. 정 평론가는 "지금까지 여성이 주체가 되는 작품 수가 많아졌다고 표현하지만 그 수는 현저히 적다. 균형을 맞춰가는 건 당연한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산업적으로 봐도 남성 중심적인 편향된 콘텐츠들만 집중돼서 나오고 있다. 그 말은 나머지 부분들은 아직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안 다뤄진 부분, 즉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당연히 산업적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성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남혐(남자 혐오) 여혐(여자 혐오)으로 흘러가는 건 굉장히 부정적인 양상이라 볼 수 있다"며 "그런 것들을 조장하지 않는 선에서 여성들의 모습을 잘 그려내는 것이 좋은 방향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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