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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TF현장] '무직'이라는 정준영…강간 혐의 전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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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훈 등 지인과 여성을 성폭행하고 영상을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고개를 숙인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남용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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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훈 "관계 자체 한 적 없다" 주장

[더팩트ㅣ송주원 인턴기자] 한때 무대를 빛낸 가수였던 두 친구가 함께 법정에 섰다. 법정은 대법정으로, 웬만한 방송국 스튜디오만큼 넓었다. 평소 매니저의 보호를 받았을 그들이지만 이날은 교도관이 호송했다. 팬들의 환호성 대신 재판장이 출석을 확인하는 딱딱한 목소리만 들렸다. 그들의 멋진 모습을 담아내려 다투던 취재진의 얼굴 역시 어둡다 못해 차가웠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준영(30)과 최종훈(29)의 이야기다. 서울중앙지법 제29형사부(강성수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11시 정 씨와 최 씨를 포함해 공범 김모‧권모‧허모 씨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 참석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이다. 그러나 정 씨와 최 씨는 검은 정장을 입은 채 법정에 섰다. 클럽 버닝썬 직원 허 씨와 김 씨도 참석했다. 인기 걸그룹 멤버의 가족으로도 알려진 권 씨는 불출석했다.

정 씨와 최 씨는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각각 "무직", "없다"고 대답했다. 앞서 정 씨는 지난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직업을 가수라 소개한 바 있다. 두 사람 다 구속기간이 꽤 흐른 만큼 착잡한 표정이었다. 정 씨는 4월, 최 씨는 5월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구속됐다. 정 씨는 푹 숙인 고개를 이날 재판 내내 들지 못했다. 최 씨는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겠다며 신청한 구속적부심이 지난달 31일 기각된 탓인지 수차례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는 등 어두운 표정이었다.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입술을 깨무는 등 북받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침울한 피고인을 대신해 변호인은 이들의 혐의를 조목조목 부인했다. 정 씨 측 변호인은 10일 공판에서 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를 전부 인정한데 반해 병합된 준강간 건은 부인했다. 변호인은 "성관계를 한 건 사실이지만 사전에 성폭행을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와의 성관계도 합의 하에 이뤄진 행위였으며 당시 피해자는 심신미약 상태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이 입수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대화내역에 대해서도 "대화 순서를 임의로 바꿔 수사관끼리도 말이 많았던 걸로 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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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준강간) 등 혐의를 받는 그룹 FT 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이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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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와 성관계 자체도 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최 씨는 호텔 베란다에서 피해자를 만난 사실이 있으나 강제추행한 기억이 없는 상태다. 관계 역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초 최 씨가 술자리에 참석하고 호텔방에 들어간 경위, 이후 피해자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볼 때 성폭행 범죄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항변했다.

다른 피고인 측 역시 공소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홀로 출석한 권 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와 합의 하에 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고 강제추행한 사실 또한 없다고 부인했다. 허 씨 측은 범행이 일어난 호텔방에 함께 있기만 했다고 했다. 오히려 다른 피고인의 촬영 행위를 말리기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멤버'로 불린 이들 5명은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항거불능 여성을 성폭행하고 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첫 공판기일을 다음달 16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구체적인 증인신문 계획이 잡히면 비공개 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ilraoh_@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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