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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MT리포트] '외국인 임금 삭감' 한국인들이 더 발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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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세종=최우영 기자, 유동주 기자, 김민우 기자, 임찬영 기자, 강기준 기자, 백지수 기자, 이재원 기자, 이지윤 기자] [편집자주] “외국인 근로자에게 똑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제1 야당 대표의 발언을 두고 시끄럽다. 중소기업의 요구를 대변한 것이라지만 오히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역차별 대상으로 지목받는 내국인 근로자와 청년 ‘취준생’의 반응은 싸늘하다. ‘차별 금지’라는 보편적 가치 이면에는 일자리 침탈에 대한 우려가 있다. 정치권에서 촉발된 ‘외국인 근로자 임금 차등’ 문제를 들여다 봤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 (종합)]


외국인 ‘임금 삭감’ 반대에 파업하는 내국인 근로자들…왜?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① 외국인 '임금 감소', 내국인 경쟁력↓·노동 수급 '미스 매치' 심화

머니투데이

지난달 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도동 협력회관 앞 도로에서 열린 129주년 세계노동절 경북대회에 참석한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관계자의 대회사를 청취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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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비화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똑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밝히면서 정쟁의 불씨를 당겼다. 황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세계에도 부끄러운 망언”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정작 역차별 대상으로 지목되는 내국인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소모적 논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임금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한국당)을 만나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외국인 근로자 1년 차는 최저임금의 80%, 2년 차는 최저임금의 90%, 3년차 이상은 100%를 주는 방식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이 내국인의 87.5%에 그친다는 자체 조사를 근거로 외국인 근로자에 수습 기간을 두고 임금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습득 기간은 내국인보다 길다”며 “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에 비해 과도한 임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임금과 별도로 숙식비를 제공하고 국민연금까지 부담하는 문제도 거론했다. 이를 토대로 김학용·엄용수·박대출 등 한국당 의원들이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내국인 근로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외국인 노동자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당사자임에도 경영계 주장을 적극 반박하며 외국인 노동자 편에 선다.

‘명목상’ 이유는 외국인 차별을 금지하는 보편적 가치 추구다. 근로기준법 6조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 22조,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등은 외국인근로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해 처우해선 안된다고 써있다. ‘말 못하는’ 이유도 있다. 임금 차등 적용으로 내·외국인 간 일자리 경합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다.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삭감으로 노동 시장에서 내국인의 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우려는 해외에서도 제기됐다. 독일 건설업 노동자들은 1996년 파업을 통해 내·외국인 근로자의 동일 임금 체제를 관철시켰다. 전체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2017년 12월 발간한 ‘국제경제리뷰-글로벌 외국인 고용현황 및 시사점’에서 임금이 저렴한 외국인과 내국인 간 일자리 경합 등으로 전체 임금의 하방 압력이 초래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실성도 떨어진다. 여당인 민주당은 외국인 근로자가 인력 공급이 어려운 저임금 업종에 근로하면서 노동 수급의 ‘미스 매치’를 해소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배제하는 정책에 앞장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2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 “우리나라 청년들과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같이 조치하면 내국인 일자리 보호를 위해 외국인 고용허가제 규모를 극단적으로 좁혀야 한다”며 “이 경우 일부 업종에서 사람을 더 못 구하는 ‘미스 매치’가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원광 기자


세금 안내는 외국인 근로자? 임금 차등적용은 ‘불가능’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② 차등적용 가로막는 근로기준법 개정한다 해도 ILO 핵심협약 위배

머니투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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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9일 중소기업인들에게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국내 근로자와 차별화해야한다는 발언을 한 뒤 뭇매를 맞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황 대표 발언은 국내법·국제협약에 반하기 때문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0일 부산상의 등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19일 부산지역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 만나 "우리나라에 세금을 내는 등 기여한 적이 없는 외국인들에게 똑같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한국당이 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임금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이는 근로기준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성별·국적·신앙·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제22호(차별 금지) 역시 외국인근로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우를 차별하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실제 국회에서 동의해 이 같은 근로기준법과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조항을 삭제한다 해도, ILO(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배치된다는 문제가 남는다. 한국이 비준한 ILO 협약 제111호는 고용 및 직업상 국적을 불문하고 임금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황 대표의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는 게 고용부의 입장이다. 사업장에 소속된 외국인근로자들은 기본적으로 근로소득세를 내고 있다. 산재보험료는 내국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사업주가 납부한다. 건강보험은 직장가입 대상이 된다.

고용보험료 중 사업주가 납부하는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계정도 의무화가 돼 2021년부터 사업장 규모별로 순차 적용된다. 자가 납부하는 실업급여 계정은 의무가입대상이 아니며, 이에 따라 실직시 실업급여 혜택은 받을 수 없다.

다만 이처럼 세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정상적인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한 경우에 해당한다. 2017년 기준 국내 취업비자는 총 57만9332건으로 이 중 비전문인력이 50만5800건이었다. 고용허가제에 따른 E-9비자는 26만9168건, 제외동포에게 주는 H-2비자는 23만6632건이 발급됐다.

산업 현장에서는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보다 훨씬 많은 외국인들이 관광비자 등으로 국내에 들어와 불법 취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건설업계 외국인 근로자 22만명 가량 중 불법취업인원은 16만명에 달했다. 이들은 황교안 대표의 말처럼 법망을 피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일부 영세사업장과 영농법인 등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현물성 숙소와 식사 등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야한다는 요구도 있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 과정에서 현물성 복지는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이에 고용부는 2017년 외국인 근로자 숙식비 공제지침을 마련해 노사 협의 아래 월급의 8~20% 수준에서 숙식비를 제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나 현장에서는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사업주가 숙식비를 부담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이 해당 사업장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숙식비 공제를 표준근로계약서에 포함해 강제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숙식비 공제는 전적으로 당사자끼리 협의해서 자율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최우영 기자


외국인 임금 차별금지..관련 법령 살펴보니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③ '고용 및 직업상의 차별에 관한 ILO협약', 근로기준법 제6조에 '외국인 근로조건 차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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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후 부산 남구 남구노인복지관을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6.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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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의 임금수준을 우리 국민과 달리 해야 한다고 발언 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황 대표가 19일 부산 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에서 관련 발언을 한 뒤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법령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 근로자도 근로조건에 차별을 받지 않게 돼 있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이미 비준해 1999년 12월20일 발효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111호에 따른 것이다. 이 협약은 1958년 6월4일 제네바에서 열린 ILO 총회에서 논의돼 같은 달 25일 채택됐다. 필라델피아 선언과 세계인권선언의 취지에 따라 ILO가 노동환경에서도 차별금지를 천명한 것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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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약 제1조에선 ‘차별’을 “인종, 피부색, 성별, 종교, 정치적 견해, 출신국 또는 사회적 신분에 근거한 모든 구별·배제 또는 우대”로 정의하고 있다.

제2조는 고용 또는 직업상의 기회 또는 대우의 균등을 부정하거나 저해하는 효과를 가지는 ‘차별’을 제거하고 ‘고용 및 직업상의 기회와 대우의 균등’ 증진을 위해 국내 정책을 선언하고 추구해야 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협약에 가입하고 비준한 이상 협약 내용을 벗어난 정책을 하기 위해선 사용자 및 노동자 대표단체와 협의하거나 ILO 등과 협의를 해야한다. 협약 내용을 위반하는 건 사실상 어렵단 얘기다.

우리나라는 1999년 협약 비준 이후 ILO의 감시·감독에 따라 매년 기준적용위원회에 정부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문가위원회 평가도 받고 있다. 게다가 이미 2009년, 2013년 두 차례 협약 위반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2009년에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성별, 연령, 장애 등에 대한 차별로 2013년에도 이주노동자, 여성, 고용형태, 정치적 견해에 근거한 차별에 대해 문제가 됐다.

배진석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국내법인 근로기준법과 그 근거가 된 ILO 협약을 우리 정부가 비준한 상황에서 외국인에 대한 임금 차별은 사실상 어렵다”며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 자체가 ‘비법률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배 변호사는 “법률가 출신인 황 대표가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말했다고 보긴 어렵고 정치인 입장에서 정책적 지향을 말한 것으로 해석할 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연수 목적으로 연수 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는 외국법인 소속 파견 근로자는 이미 국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아 임금이나 산재보상에서 사실상 차별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20일 오전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는 "기업인들이 여러 어려움들을 말씀했는데 최저임금 급등 문제를 하소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제 이야기 본질은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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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주 기자


국회 제출된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법안 보니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④ 5건 모두 한국당 의원 발의…환노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 "타당한 측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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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 경제에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똑같은 임금을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한국당은 외국인 노동자의 특수성을 반영해 최저임금 등 급여체계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해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하도록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총 5건이다. 모두 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최초로 법안을 낸 사람은 엄용수 의원(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이다. 지난해 8월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국인근로자가 일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가의 부담이 커졌다"며 "농림·축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법을 적용하지 않고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최저임금에 따르도록 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엄 의원이 '농림·축산' 분야로 한정했다면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은 '농림·어업'분야로 한정했다.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을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언어능력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라고 정의했다.

송 의원은 "농림수산업 분야는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사용하고 있으나, 언어구사능력이 낮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근로능력과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송 의원은 현행 최저임금법상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언어능력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에 포함시키자고 했다.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시갑)은 최저임금을 정할 때 사업의 종류별, 규모별, 지역별로 구분해서 정하고 특정 업종과 규모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외국인근로자에게 적용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할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외국인근로자가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받는 사업장의 종류와 규모는 시행령에 위임토록 했다.

수습기간을 두고 일정기간 동안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자는 내용의 법안도 나왔다. 현행법은 '1년 이상의 기간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습 중에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까지는 최저임금의 90%만 지급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수습기간을 더 늘리는 등의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법안이다.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은 지난해 11월 외국인근로자와 근로계약 체결 후 1년이 되는 날까지를 수습 기간으로 두고 수습기간 중 별도의 최저임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13일 대법원으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을 최종선고받은 이완영 전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은 이를 좀 더 구체화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월 외국인근로자가 입국 후 최초로 근로를 시작한 시점부터 1년 이내에는 최저임금액의 30% 이내로 감액할 수 있도록 하고, 1년 초과 2년 미만의 기간동안은 최저임금액의 20% 이내로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전 의원은 발의 당시 "현행법은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있는 자에 대하여는 일정부분 최저임금액을 감액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외국인근로자의 경우 언어능력과 문화 적응의 문제로 업무습득기간이 내국인 근로자보다 오래 소요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위원장인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시)은 "외국인 근로자가 단순노무 업무를 수행하거나,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2년 이내인 경우에는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놨다. 수습기간을 두는 것 외에 '단순노무업무'도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할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회 환노위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언어 및 문화의 차이로 노동생산성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동일노동 동일가치의 측면에서 최저임금도 일정수준 감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환노위 전문위원은 사용자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조사 결과를 근거로 외국인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내국인 대비 87.4%이나 1인당 월평균 급여는 내국인의 95.6% 수준으로, 생산성 대비 급여가 높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국제노동기구(ILO)의 '차별대우 금지 협약'(1958, 제111호)에서 모든 구별·배제·우대를 차별로 정의하고 국가는 이를 준수할 것을 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1998년 이를 비준했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도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함께 설명했다.

환노위에서는 아직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지 못했다. 지난 3월 고용노동소위원회 안건으로 올랐지만 법안설명과 정부측 의견만 듣고 자리를 마쳤다.

속기록을 보면 당시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ILO 차별협약에도 위반되고 국내근로자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또 최저생계비가 반드시 외국인이 낮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행처럼 차별없이 적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우 기자


시민단체 "황교안 발언은 거짓말, 차별 망언 철회하라“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⑤ 지몽스님 "본인 스스로 참회하고 국민과 노동자에게사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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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이주노동자 인종차별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민주노총, 이주공동행동 등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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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 차등 지급을 주장한 데 대해 시민단체와 노동단체가 사과를 요구했다.

이주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는 20일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가 망언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나라에 기여한 것이 없다"는 황 대표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네팔 출신 우다야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한국의 성장에는 이주노동자의 희생도 있었다"며 "이주 노동자도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주 노동자도 한국 노동자와 똑같이 일한다"며 "망언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순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본부 부본부장도 "이주노동자들은 2017년 세금으로 1조2000억을 납부했다"며 "대한민국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 현안을 살피려거든 법을 배운 사람답게 살피라"며 "막말을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따끔한 회초리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교계 역시 황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몽 스님은 "말은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라며 "거짓말을 해서도, 업신여기는 말을 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 대표의 발언은 할 말을 잃게 한다"며 "본인 스스로 참회하고 국민과 노동자에게 진정으로 사죄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우다야라이 위원장과 지몽 스님은 황 대표 사진에 X자 형태의 빨간 테이프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한 뒤 자유한국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달 19일 공식석상에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 온 것이 없다"며 "그런 외국인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해진 기자, 임찬영 기자


"외국인 임금차등" 황교안에 노동계 "정신 나간 소리“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⑥ 한국노총 "법조인 출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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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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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임금을 주장한 발언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이 일제히 반박했다.

20일 백선영 민주노총 전략조직부장은 "황 대표의 발언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저임금·추가노동을 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이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무식하고 무지한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 대표의 발언은 외국인 노동자가 노동자로서 일하고 실천했던 역사 자체를 지우는 발언"이라며 "임금에 차등을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도 "황 대표가 법조인 출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정신 나간 소리"라며 "국제 관행과 기준, 헌법, 근로기준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말도 안 되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인은 평등한데 어떻게 그렇게 차별적인 발언을 할 수 있느냐"며 "보수층을 결집해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역시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은 "(황 대표의 발언은)노골적인 차별을 조장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며 "표를 얻기 위해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 총리도 지낸 사람이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자격미달"이라며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최저임금 차별을 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9일 공식석상에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 온 것이 없다"며 "그런 외국인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임찬영 기자


황교안 '외국인 임금차등' 해외선? 깎았다가 다시 올렸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⑦ 캐나다, 15% 임금 덜주다 일자리 사라지자 철폐…독일, 일자리 지키려 "외국인 임금 올려달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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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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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차등적 임금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에 기여하지 않고, 세금도 내지 않으니 임금을 똑같이 줘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해외에선 이러한 외국인 차등 임금제를 도입한 나라가 있을까?

캐나다는 2012년 보수 정권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15% 덜 주는 법안을 시행했다가 철폐했다. 2001년만해도 캐나다내 임시 외국인 노동자수는 20만명이 채 안됐는데 2011년 45만명까지 육박하자 이를 통제하겠다며 내놓은 대책이었다.

이 법안의 효과는 1년도 안돼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캐나다 기업들은 자국인들을 해고하거나 자국인을 뽑을 자리에 외국인들을 채워넣기 시작했다. CBC뉴스에 따르면 2013년 4월 로열뱅크오브캐나다는 수십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이를 인도 출신의 임시 노동자로 대체했고, A.B.C광산업체는 중국에서 200여명의 노동자를 채용해 데려오기도 했다. 이밖에도 해외 기업들은 자국 출신 노동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내기 시작했다.

결국 같은해말 캐나다 당국은 사업장들이 부당하게 자국민의 일자리를 외국인들로 채웠는지,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는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혀, 사실상 외국인 차등 임금제가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제이슨 케니 당시 고용부 장관은 "캐나다인이 구인공고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지 확인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는 고용주들과 노동시장의 더 큰 반발을 일으켰고, 캐나다는 결국 2014년 차등 임금제를 철폐했다.

독일은 노동조합이 나서 아예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자국인과 똑같이 올려달라는 특이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1996년 독일 뮌헨에서 건설노조가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을 단행했다. 이유는 저임금을 외국인 노동자가 너무 많이 늘어나 독일 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그들에게도 똑같은 임금을 주라고 요구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독일은 최저임금제가 도입되지 않았을 때였다. 당시 독일 대부분의 주요 산업 종사자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받았지만 건설업은 동유럽에서 대규모로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일자리 쟁탈전이 치열해졌다.

미국은 취업비자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비농업부문 단기 취업비자인 H-2B를 발급받은 외국인들의 임금은 기본적으로 연방정부나, 지자체에서 정한 최저임금이나 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는 미국인 노동자와 동등한 수준이다. 이들은 동등한 세금을 내도록 돼 있는데 다만 일부 복지 혜택은 빠진다.

이밖에 일본은 외국인 산업연수생에게 임금을 적게 주다가 2009년 이를 없앴다.

강기준 기자


황교안 "터무니없는 공격"...한국당이 말하는 차등임금 필요성은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⑧ 한국당 의원들 "현실과 맞지 않는 최저임금…중소기업·농어촌 현실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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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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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등 임금을 주장해 차별적 발언이라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한국당 의원들 시각에서 이는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 들어 여러차례 중소 제조 기업들이나 농·어촌 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까지 우리 국민이 받는 수준의 최저임금을 주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해 왔다.

황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인들과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문제를 지적했더니 일부에서 차별이니 혐오니 터무니없는 비난을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하기도 힘든데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식비 등 다른 비용까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제 이야기의 본질은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발단은 황 대표가 전날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인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 발언이었다. 황 대표는 당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 온 것이 없다"며 "그런 외국인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 임금과 관련해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기본가치는 옳지만 그게 형평에 맞지 않는 차별 금지가 돼선 안 된다"고 말하며 내·외국인의 임금 차등 적용 정책을 추진할 것도 시사했다.

이같은 발언이 현행 근로기준법 원칙과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제11호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6조는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ILO 협약 제11호도 국적을 이유로 한 임금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논란이 거세졌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이같은 비판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외국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현 최저임금 수준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표 출신인 홍철호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중소 제조업들의 붕괴 원인이 고비용 구조 때문인데 대부분이 인건비"라며 "그래서 우리 기업들이 탈출해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겼을 때 드는 인건비와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했을 때 인건비가 10배나 차이 난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현행 법만 따져봐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등 임금이 가능한 요인이 있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의 차별 불가 원칙에 대해 홍 의원은 "해석의 차이"라며 "근로기준법에서 수습기간 중 임금은 차등 지급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런 식으로 여러 형태로 조금씩 외국인 근로자 임금 문제를 풀어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7년 폐지된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를 부활해 차등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ILO 비준 위반이란 비판에 대해서도 홍 의원은 "ILO 협약은 말 그대로 '국제협약'일 뿐"이라며 "국내법을 우선 변형시켜 ILO가 문제삼으면 외국인에 대한 임금이 외국인의 본국과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과도하다는 등의 주장을 통해 겨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 같은 의견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더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인 신보라 의원도 이날 한국당 회의에서 "외국인 근로자 실질임금 평등은 차별이 아니라 현실을 고려한 실질 지급 임금을 고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근로기준법과 ILO 협약의 차별금지 원칙 떄문에라도 외국인에게는 임금을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의원도 있었다.

정태옥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이 국내 근로자와 다르다면 그 또한 합당하게 대우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 처음 온 외국인 근로자가 상당한 숙련 기간을 거칠 때까지는 대부분 언어소통과 숙련도 차원에서 우리의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다.

이같은 주장은 최근 며칠 사이에 등장한 것이 아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지역구에서 외국인 노동자 차등 임금에 대한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일찌감치 밝혀왔다.

농촌 지역이 포함된 경기 이천 지역구의 송석준 의원은 2018년 1월16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농가 현장 방문 사실을 알리며 "농민들은 내국인과 외국인 노동자들간 임금을 차등화하는 현실적 대안을 요구했다"며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설익은 논리로 추진된 최저임금 16.4% 인상은 시장 현실을 무시한 대표적 사례로 철저한 반성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지역별 차등임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의원들도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윤한홍 의원은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국에 최저임금을 꼭 똑같이 실시해야 하느냐"며 "서울처럼 물가 비싼 지역은 시간당 1만원을 준다고 가정한다면 시골에서는 시급 5000~6000원만 해도 받아들여진다. 서울 공무원과 시골 공무원이 월급이 같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윤한홍 "文정부가 '독재'인 이유? 정책에 토론이 없다")

백지수 기자


필요해서 불렀으면, 똑같이 대우해야“…민주당이 본 ‘외국인 노동자’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⑨ "제도권 안에서 동등하게 대우·보호해야"…한정애·이용득 등 법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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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도동 협력회관 앞 도로에서 열린 129주년 세계노동절 경북대회에 참석한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관계자의 대회사를 청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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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외국인 근로자를 바라보는 기준점은 '준법'이다. 합법적으로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동등하게 고용하고,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외국인 근로자 임금 차등' 발언 이후 민주당에서 관련 법규를 꺼내들며 공세를 펼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외국인도 내국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현행 근로기준법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맞게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처우와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제22조 차별금지, ILO협약과 유엔인종차별철폐협약 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명백한 ‘헤이트스피치'"라고 비판했다. 근로기준법과 외국인근로자고용법엔 "국적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외교적 측면에서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ILO 제 111호 '차별협약'의 위반 소지가 있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차별 정책이 시행될 경우 향후 교역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특성상 치명타로 돌아올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줄이고, 제도권 안으로 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인력이 필요한 기업이 원해 한국에서 고용된 만큼 관련법에 따라 제대로 대우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사람은 필요한데 못 구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원해서 들어온 것 아니냐"며 "이제 우리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지난 11일 건설현장의 상습적인 외국인 불법고용 방지를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건설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불법고용이 적발될 경우 원청(원도급인)에도 책임을 묻고 처벌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으로는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한 건설업계의 외국인 불법고용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정해진 테두리 내에서 이들을 보호하고 대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 통상임금에서 최대 20%까지 숙식비가 공제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법안도 있다. 이용득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과 외국인근로자고용법 개정안이다.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의 구조·설비·설치장소·주거환경 등을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 기준에 맞춰 대통령령으로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업주들이 숙식비를 공제하지만, 정작 제공되는 숙소는 냉난방이 안되는 컨테이너 주택이거나 재래식 임시 화장실이 딸려있는 등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비롯했다.

다만 민주당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특혜나, 유입 확대 등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추가 유입이 극심한 청년 실업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처우를 개선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이상의) 혜택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고용허가제 아래서 업종별 할당(쿼터)은 현행을 유지한다는 것이 당의 생각"이라며 "쿼터를 늘리고 줄이는 문제는 국회가 아닌 정부에서 정하는데다, 주로 외교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조정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


황교안 '외국인 차등임금 지급' 논란?…시계열로 살펴보니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⑩ 여야 4당 '혐오성 발언' 비판하자…황교안 "차별하자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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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이주노동자 인종차별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민주노총, 이주공동행동 등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황대표의 입에 X자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촉발한 '외국인 근로자 차등임금 적용' 논란에 20일 정치권이 들끓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황 대표의 발언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혐오성 발언'이라 규정하고 맹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비롯한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도 한국당 당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논란이 증폭되자 황 대표는 "제 이야기 본질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산 간담회서…황교안 "외국인 근로자에 같은 임금 불공정"=논란은 황 대표가 전날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한 발언에서 시작됐다. 황 대표는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 온 것이 없다"며 "그런 외국인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 임금과 관련해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기본가치는 옳지만 그게 형평에 맞지 않는 차별 금지가 돼선 안 된다"며 "저희 당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임금에 대한 문제점들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에 현행 근로기준법 제6조의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는 규정과 우리나라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11호 '국적을 이유로 한 임금 차별 금지' 등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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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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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 "혐오성 발언" 한목소리로=여야 4당은 "제1야당의 대표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황 대표의 발언을 "현행 근로기준법과 ILO 협약 위반이자 차별을 부추기고 국민에 피해를 끼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등임금 지급은 내국인 근로자에게도 피해를 끼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차별임금을 지급할 경우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이는 우리 근로자의 일자리를 잠식할 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임금차별에 따라 우리 근로자들도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셈"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차별을 앞세우며 분열을 조장하는 당대표의 발언이 절망적"이라고 규탄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임금은 노동의 대가이지 국내 기여에 대한 대가가 아니다"라며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의 대상으로 삼는 한국당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부터 공부하라"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은 "황 대표의 경제 감각은 유신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며 "경제 무지에서 나온 발언으로 더구나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일제강점기 당시 일등시민과 이등시민 구분하며 노동자를 차별했던 논리를 그대로 읊고 있다"며 "불안을 통한 안보장사가 안 되니 이제 혐오 장사를 하겠다는 저열한 속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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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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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터무니없는 비난…본질은 최저임금"=비난 여론이 들끓자 황 대표는 "기업인들과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문제를 지적했더니 일부에서 차별이니 혐오니 터무니없는 비난을 한다"며 "제 이야기 본질은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하기도 힘든데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식비 등 다른 비용까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니 힘든 사정을 하소연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이런 부분들을 어느 정도 개선해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실정"이라며 "결국 최저임금을 급등시킨 이 정권이 책임을 질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문제를 풀겠다는 저를 오히려 공격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제가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한 부분도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문제되는 부분을 개정해 형평에 맞도록 해 나가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집권여당이나 그에 동조하는 분들은 저에 대해 사리에 맞지 않는 공격을 할 시간에 최저임금 문제 해법부터 고민해 주길 바란다"며 "우리 당은 외국인 근로자 임금 문제를 포함해 최저임금 급등을 해결할 방법을 조속히 마련해 경제와 민생을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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