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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도 넘은 악플…이제는 연예인의 '숙명' 한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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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화이브라더스, 김가연 SNS, 헤럴드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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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채윤 기자] 연예계 악성 댓글(악플)의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면서 연예인들의 자세가 변했다. 특히 가족까지 피해를 입는 상황이 오자 선처 없는 강경 대응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과거 연예인들은 악플은 연예인의 ‘숙명’이라고 생각하며 악플러를 단죄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또 악플러에 대한 고소를 철회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배우 박해진과 개그맨 정준하의 사례가 그 예다. 박해진은 2014년 명예훼손 혐의로 악플러를 고소했지만, 반성문을 쓰고 선처를 호소한 악플러와 함께 연탄 봉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그들을 용서했다. 정준하는 2017년 욕설을 일삼는 악플러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호소하며 법적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2주 뒤 그는 고소가 최선이 아니라고 밝히며 부족한 자신을 되돌아보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반성하고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연예인들의 인식이 변했다. 악의적인 비방과 모욕, 명예훼손이 끊이지 않자 정신적 피해 고통을 호소하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는 배우 김가연이 가장 대중적으로 대응하면서 변화됐다. 그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악성 댓글을 남기는 악플러들을 고소해 오며 악플과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그와 관련된 기사에 악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후 송혜교, 아이유, 심은진, 유이, 장근석, 장동민 등의 많은 연예인이 적극적으로 악플러들을 향해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이러한 노력에도 악플 피해자는 연예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연예인의 가족도 피해자가 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연예인들은 자신의 가족을 건드리는 악플러들을 향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달 30일 배우 오현경은 악플로 가족까지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악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오현경 소속사 화이브라더스는 “그동안 지속된 악성 댓글과 게시글에도 대중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배우인 만큼,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대응을 자제해왔다"며 "하지만 계속되는 악의적인 댓글과 게시글로 배우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명예까지 실추시킨데 이어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더는 묵인하지 않고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오현경의 이러한 선택은 다른 연예인들의 대응보다 더 눈에 띄었다. 그는 1999년 사생활 관련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한 이후 꾸준히 악플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무려 20년 동안 악플을 감수하고 참아왔지만 결국 가족까지 고통을 입게 되는 상황이 오자 악플러들에게 선전포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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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마라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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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녀시대 수영도 가족들이 악플로 고통을 호소하자 고소를 결심했다. 그는 “가족에게 찾아가 악플을 남기는 것은 제가 어떻게 둘러댈 말이 없다. 엄마의 사업 계정에 댓글을 남기신 분 그리고 제 기사에 허위 사실과 모욕적인 댓글 남기신 분들에게 스스로 삭제할 기회를 드리겠다”며 “15년 동안 딸을 비방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울증을 얻은 저의 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는 것이 고소 밖에 없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1월 배우 이상아는 자신과 딸을 향해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딸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동조하는 글과 협박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써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렇게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러들과 힘겹게 싸우고 있지만 악플러들의 처벌은 징역형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100만원 안팎의 약한 벌금형에 그치거나 징역형을 받아도 가벼운 수준이다.

앞서 거론한 김가연 사례의 경우 당시 악플러들은 50만~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허지웅에게 심각한 악플을 쓴 악플러는 징역 10월, 2017년 도 넘은 악플로 가수 수지에게 피소 당한 30대 남성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이름과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하는 이유는 없다. 심지어 가족까지 피해를 입힌다는 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합의나 선처가 없음은 당연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함으로서 예전보다는 악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피해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악플러와의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익명을 방패로 악성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 ‘키보드 워리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현대 사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큰 이슈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연예인들이 증가하면서 악플러들이 설 수 있는 곳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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