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박근혜 탄핵 2년] “즉각 석방” 헌재 몰려간 태극기 부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심 곳곳 시위, 재판관 향해 “탄핵 8적” 막말… 조원진ㆍ홍문종 참가
한국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파면 선고를 받은 지 2년이 되는 날인 1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국민운동본부'가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 선고를 받은 지 2주년인 10일, 보수 단체 회원들은 서울 도심 곳곳을 태극기 물결로 가득 채운 채 “박근혜를 석방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만장일치로 탄핵 선고를 내린 재판관들을 ‘탄핵 8적’이라고 규정하며 헌재 앞으로 몰려갔다.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1,000만 국민운동본부(석방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역 광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3,000여명(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검정색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 “탄핵 무효”, “즉각 석방”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태극기와 미국 국기, 이스라엘 국기를 손에 든 이들은 일부 좌파들의 선동으로 성급하게 탄핵이 이루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 김모(56)씨는 “2년 전 탄핵 자체가 아무 근거도 없이 성급하게 처리된 것”이라며 “탄핵은 무조건 무효이고 대통령을 복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연사로 나선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거짓 탄핵, 불법 탄핵, 사기 탄핵”이라고 주장하며 “거짓과 선동, 음모로 날조된 사기 탄핵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연단에 올라 ‘조원진 대표와 애국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전언을 공개하자 일부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들은 서울역 앞 광장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맡았던 헌법재판관 얼굴을 띄워놓고 재판관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며 ‘탄핵 8적’이라고 규정했다. 곳곳에서는 “죽여라”, “XXX” 등 거침없는 욕설이 쏟아져 나왔다. 당시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의 모습을 비꼬기 위해 머리에 헤어롤을 부착한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본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헌재가 있는 안국역까지 3.2㎞를 행진해 집회를 이어갔다. 이 곳에서는 또 다른 보수 성향 단체인 태극기혁명운동본부,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박근혜대통령구명총연합 등도 비슷한 성격의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2,000여명은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사거리 방면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서울역과 안국역 일대 교통을 통제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