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직원 채용-관리-인건비 고민 없어"
소비자 "사람 대면(對面)스트레스 없어 편해"
한 여성이 지난달 27일 서울 고속터미널역 내 김밥집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을 하고 있다. 사진=임성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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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도입됐던 ‘키오스크’가 소규모 김밥집, 과자점, 스터디룸, 헤어숍 등 다양한 업종의 사업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람을 대하는 것보다 기계 사용이 익숙한 젊은 층 소비자의 '대면(對面) 스트레스'를 덜어주면서 키오스크의 보편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고용주들의 인건비 부담은 물론, 직원 채용·관리 스트레스까지 덜어주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키오스크 한 대 들여놓는 게 아르바이트 한 명 고용하는 것보다 100배 편하다"는 말이 나온다.
◇김밥집ㆍ과자점까지…"돈도 돈이지만 알바보다 두 배 편해"
김씨의 경우 본래 과자점 1곳을 운영하기 위해 한 달 평균 4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가 한 달에 350만~400만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1대당 450만원짜리 키오스크를 점포에 들여놓은 뒤에는 아르바이트 1명을 관리인으로 고용해 3개 점포를 동시에 관리하게 했다. 과거에는 400만원으로 점포 1곳을 관리했다면, 이제는 관리인 월급 200만원으로 점포 3곳을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씨는 "직원 채용의 경우에는 인건비 외에도 식비, 교통비, 난방비, 냉방비 등을 걱정해야 하는데 이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또 24시간 운영하다 보니 전체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소비층 "소액·할인쿠폰 등 눈치 보지 않아 편해"
물론 고령자층은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최근 한 무인커피숍에서 친구들과 동창 모임을 가졌던 서모(66)씨는 "젊은 사람들이야 기계 사용에 익숙해 한번 보면 바로 사용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설명을 들어도 사용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또 각자 돌아가면서 하나하나 다 주문을 하려니 불편해 사람이 주문을 받는 게 나았다"고 말했다.
◇1인 창업, 최저임금, 사회적 단절 '3박자' 맞아떨어진 결과
키오스크 제작판매업체에서도 최근 키오스크가 보편화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소규모 1인 창업의 증가라고 보고 있다. 10년 넘게 키오스크 제작 판매를 했다는 장성남 TCJ시스템 대표는 "최근에는 초기 투자자본이 적은 1인 창업자들이 직원을 고용하는데 부담을 느끼면서 처음 시작부터 무인주문기를 도입해 장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소개했다. 장 대표는 "주류판매 등 후불제가 보편적인 업종에서는 손님이 무언가를 하나 주문할 때마다 무선기계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도입이 어렵지만, 이외 선불이 가능한 업종에서는 무인주문기 사용이 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본은 한국보다 무인화 시스템이 보편화했는데, 한국도 고용률과 최저임금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일본처럼 아주 작은 마을의 작은 점포까지 키오스크가 도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다영ㆍ임성빈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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