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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논란의 학종… 현직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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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종합적인 능력에 대한 평가 / 교직 생활 오래 할수록 긍정적 / 수능 전형 경험 교사들은 부정적

지난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2022 대입개편안’이 나왔지만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숙명여고 내신 조작 사태와 드라마 스카이(SKY)캐슬을 거치며 학종 비판론은 더욱 세를 얻는 양상이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지난 12일 서울대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간담회에서‘SKY캐슬’과 관련한 질문에 “드라마이니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학종에 대해 상당한 불신이 있다고 느꼈다”며 “어떻게 뽑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측 가능하도록 학종의 투명성을 높이는 일은 중요하다”며 “학생의 잠재성을 보겠다고 뽑는 것인데 정형화된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으니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근거가 있든 없든 상당한 불신이 있으니 투명성을 높여야만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비판론이 비등한 학종에 대해 일선 교사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16일 교육학계 논문과 이전 설문조사를 통해 학종을 바라보는 교사들의 시각을 살펴봤다.

김평원 인천대 교수가 지난해 <교육문화연구>에 실은 ‘대입 제도의 공정성에 관한 교사의 인식과 학생부종합전형의 개선 방안 연구’ 논문이 비교적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 논문 작성을 위해 2018년 1월 전국 고등학교 교사 2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에 참여한 교사의 근무학교 72%가 일반고였으며 자율고가 22%였다. 조사에 참여한 교사의 연령과 진학 지도 경력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이 골고루 배정됐다.

논문은 학종 시험 제도의 공정성과 더불어 신뢰도와 타당도에 관해 수능과 비교 분석하고 있다. 논문은 신뢰도와 타당도를 중심으로 공정성 담론 대립 구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풀어간다. 그 결과, 진학 지도 경험이 부족한 교사일수록 ‘신뢰도’가 높은 수능을 선호하며, 진학 지도 경험이 많은 교사일수록‘타당도’가 높은 학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학이나 과학 교과보다는 국어나 사회과에서 학종을 선호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과학 교과 교사들이 수능보다는 학종이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일보

일반고에서는 수능을 선호하고 자율고에서는 학종을 선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교사의 근무 학교 형태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교사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학종을 다양한 기획을 제공하는 전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고, 스스로 학종의 지도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와는 반대로 교직 경험이 짧을수록 수능 전형을 긍정적으로 보고 학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뚜렷했다. 이는 40대 미만 교사들은 수능 중심 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였기 때문에 학종보다는 수능이 더 익숙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논문의 분석이다.

논문은 “진학 지도 경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 까닭은 오랜 진학 지도 경험을 통해 학생의 성장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평가 방식이 타당도가 높음을 확신하였고, 누적된 입시 성과를 통해 교사 나름의 메타 정보가 확보되었기 때문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서울 강남구 소재 숙명여고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학종을 바라보는 교사들의 시각은 설문조사에 따라 양면성을 보인다.

지난해 새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이 한창인 가운데 좋은교사운동이 내놓은 ‘대입개편 공론화 의제 관련 현장교사 설문조사’는 학종에 대한 교사들의 우호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475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5%p였다.

‘학생부종합전형 도입으로 문제풀이식 수업에서 학생의 다양한 능력을 계발하는 방향으로 학교교육이 바뀌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응답 교사의 76.2%가 매우 동의하거나 약간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대(매우 반대, 약간 반대)는 22.3%로 집계됐다.

‘동아리·봉사활동 등 비교과 활동의 과열, 교사 기록의 허위·과장 등 학종 문제점이 드러난 가운데 해당 전형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현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71.3%로 조사됐다. ‘개선하고 현재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9.7%, ‘개선하고 확대시키자’는 응답이 31.6%였다. 학종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26.6%였다.

세계일보

대학수학능력시험 치르는 수험생들. 연합뉴스


그렇지만 2017년에는 결이 다른 설문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교육부총리)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7년에 전국 고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 2만49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입전형 인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종이 ‘학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는가’란 질문에 학생의 50.1%, 학부모의 55.5%, 교사의 62.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교사는 응답자의 27.3%가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해 부정적 인식이 가장 강했다. 교사(72.2%) 학생(71.7%) 학부모(72.1) 모두 ‘준비해야 할 영역이 너무 많다’는 점을 학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교사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교원 단체들은 학종에 우호적인 입장이 뚜렷했다.

지난해 5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열린 ‘교원 관련 단체 협의회’결과를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당시 전교조는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들을 위해, 학종을 확대하고 수능·학종은 이를 위한 보완적 전형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종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검토가 필요하고, 수능과 학종 비율 논의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도 선발 비율은 학생부 우위의 현행을 유지하고 불공정 요소를 개편해 2025년으로 논의의 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는 입장으로 정리했다. 나머지 교육단체들도 학부모·시민단체와 달리 학종 축소나 폐지 등의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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