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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현장] 지만원 "나경원, 버릇 없는 여성" 막말…나경원 집 앞서 '태극기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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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씨가 1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택 앞에서 태극기집회를 벌였다. 지 씨는 한국당의 5·18 진상조사위원 추천에 본인이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 나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사당동=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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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진상규명위원 배제된 지만원 "나 없으면 한국당 무너져" 반발

[더팩트=사당동|문혜현 기자] "둥둥둥둥."

이수역 9번 출구 인근 아파트 앞에서 북소리가 울렸다. 태극기와 미국 국기를 든 태극기 부대원들은 집회가 예고된 14일 오후 2시가 되기도 전에 아파트 앞 광장에 대거 집결했다. 태극기 장갑과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 등으로 완전 무장한 이들은 추위에도 끄떡없어 보였다.

지만원 씨는 이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신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수역 인근에 위치한 나 원내대표의 자택 앞에서 태극기집회를 소집했다.

태극기 부대원들 앞에 나선 지 씨는 나 원내대표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한국당에서 저 국회의원 XXX들이 그 젊은여자 하나,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젊은 여자 하나를 대표로 뽑겠나"라며 "제가 누군데 나경원 한 사람한테 국가의 운명을 맡기겠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앞서 한국당은 이날 5·18 진상조사위원 세 명을 발표했다. 상임위원은 권태오 전 육군본부 8군단장, 비상임위원 2명은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와 판사 출신인 차기환 변호사다. 한국당은 이들을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균형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명단에서 제외된 지 씨는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집회에서 "그 세 사람은 며칠 못 가서 내려올 것"이라며 "그들이 뭔데 거길 가나. 앉을 자리 설 자리 구분을 못 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그들이 언제 연구를 했느냐, 내가 18년을 연구했다. 정신 없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지 씨는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와 만났던 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일 나 원내대표가 '선생님은 세간의 평이 너무 안 좋아서 한국당이 안고 가면 한국당이 무너진다'고 했다"며 "지만원을 안고가지 않으면 한국당이 무너진다"고 반박했다.

지 씨는 이어 나 원대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게 스물한 살 더먹은 노인 학자에게 새파란 젊은 여자가 할 소리냐"며 "뭐 이렇게 버릇 없는 여성이 다 있나, 교육이 안됐다. 전라도 딸이라 가정교육이 안 된 것"이라고 외쳤다. 나 원내대표는 서울 동작구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본관은 전라남도 나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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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수역 인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택 앞 태극기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북과 심벌즈를 울렸다.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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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씨는 5·18 민주화 운동이 북한 특수공작원들이 조작한 폭동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북한 5·18 기념식에 있었던 사람들의 얼굴과 일치했다'고 했다. 지 씨는 이러한 발언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와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수차례 재판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태극기 부대원들은 지 씨의 발언에 열렬한 환호와 지지를 보냈다. 집회장 한쪽에 모인 사람들은 지 씨가 말할 때마다 북을 울리고 심벌즈를 쳤다.

경찰 측에 따르면 이날 태극기집회에 신고된 참가자는 200~300명이었지만 예고된 숫자보다 조금 더 많은 인원이 나선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집회로 인해 인근 버스 정류장과 도로, 인도 일부는 통행이 제한됐다. 현장에 있는 참가자들은 일반 시민들의 통행로 확보를 위해 통제를 시도하던 경찰에게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한 여성 참가자는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한테 데리고 와라"라며 "왜 통제를 하나, 안 그래도 지만원 박사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이) 안 되서 혈압이 올라 스스로 목숨이라도 끊을 판"이라고 항의했다.

한 쪽에선 방송사 촬영기자와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촬영을 해야 된다"와 "하지 말아야 된다는" 입장으로 갈려 촬영기자를 사이에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촬영을 해서 방송에 내보내야 된다"는 측의 주장이 힘을 얻어 촬영을 할 수 있었다.

거리를 가득 메운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을 본 인근 식당 주인은 난색을 표했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시간에 식당엔 손님이 많지 않았다. 식당 주인은 "손님이 적어서 왜 그런가 봤더니 집회 분들이 많이 왔다갔다 한다"며 "아무래도 이런 분들이 오가면 손님들이 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극기집회를 건너편 거리에서 보던 사람들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주변을 지나던 60대 여성은 "문제가 있으면 협상을 해야지 저렇게 소리만 지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편하겠나, 나도 올때 피해서 오느라 힘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다른 쪽에 서 있던 70대 여성의 생각은 달랐다. "저렇게 해야 (잘못된 줄) 안다"며 "젊은 애들이 무슨 정치를 안다고 지금 정권을 지지하나, 그 애들은 우리가 겪은 것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서 이 정권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태극기집회가 주장하는 '5·18 민주화 운동 북한 개입설'을 처음 들었다는 한 80대 남성은 "둘 다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 저런 집회에 나가지 않는다"며 "저기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정확한 사실 관계를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스스로 확실히 알고 나가면 상관이 없는데, 그저 사람들에게 이끌려서 집회에 참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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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수역 앞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택 앞 태극기집회를 두고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은 "시끄럽다"는 반응과 "할 만 하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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