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간의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낳은 일들이 적지 않았다. 김진태(오른쪽)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정감사 첫날이었던 지난 10일 '벵갈 고양이'를 등장시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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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손혜원·정갑윤 등 '국감 스타' 되려다 '쪽박'찬 사연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매년 '국회의 꽃' 국정감사 기간이 되면 몇몇 의원들이 기발한 방식의 질의, 매서운 지적, 정의로운 모습 등으로 인해 주목 받으며 '국감 스타'에 등극한다.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길 원한다. 국감은 국회의원들에겐 일종의 치열한 전쟁터인 셈이다.
그러나 때론 몇몇 의원들이 스타가 되려다 과욕으로 인해 참사를 부르는 모습도 보게 된다. 자신은 기발하다고 착각하지만 국민들에겐 식상해보이고, 스스로 매서운 질의를 했다고 자부하지만 억지스러울 때다. 이번 국감에도 역시 이러한 장면들이 있었다. '벵갈 고양이'부터 '호치키스'까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국감의 '황당' 장면들을 되돌아봤다.
◆동물학대 지적하려 철창 안 '벵갈 고양이' 등장시킨 김진태 의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색 질의를 하려다 된통 비판을 받은 케이스다. 김 의원은 국감 시작 첫날이었던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무조정실 국감에 '벵갈 고양이'를 등장시켰다. 목적은 지난 9월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퓨마가 사살됐던 사건을 지적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도리어 김 의원은 "벵갈 고양이를 학대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에 휩싸였다.
몇몇 동물단체들은 성명서까지 내고 김 의원에게 항의했다.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장변진 씨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참 우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근본적으로 야생 동물들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방된 공간을 두려워한다"며 "고양이를 철창에 가둬 홀 중간에 놓고 여러 사람이 빙 돌아서 보고 있더라. 당연히 동물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손혜원 의원은 선동열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을 억지로 몰아세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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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 '선수 특혜 의혹' 선동열 감독에 "연봉 얼마냐"
평소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를 끌었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선 '억지 호통' 지적을 받았다.
손 의원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특혜 의혹을 받아 증인으로 출석한 선동열 감독에게 '연봉은 얼마나 받냐', '출근은 몇 시에 해서 몇 시까지 일하냐', '너무 편하게 감독하는 거 아니냐', '아시안게임 우승이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야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억지 논란을 폈다' 등 비판에 직면했다.
선 감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았음에도 손 의원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컸다. 이는 증인에 대한 존중 없이 몰아 붙이기만 하는 의원들의 질의가 국민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정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 18일 김성태 원내대표가 국감 중인 서울시청을 기습 항의 방문해 시청 관계자들과 대치하던 당시.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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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서울시청 국감장 '기습'
지난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감에선 김성태 원내대표 및 몇몇 한국당 의원들이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기습 방문'하며 소란이 벌어졌다. 청사 내로 들어오려는 한국당 의원들과 막으려는 시청 관계자들 간에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한국당은 한창 국감이 진행중이던 때에 나온 고용세습 의혹에 전력을 집중하며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방식이 상당히 과격했고, 충돌하는 모습이 그대로 국민에게 노출되며 역시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국감이 지연되자 행안위 소속인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김성태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왜 국감을 진행하지 않느냐. 들어와서 때려 부수든 말든 우리는 국감 진행하자"고 따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대검찰청 간부에 "(국감 자료를) 호치키스로 찍는 게 어딨냐"고 질타해 논란이 됐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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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윤 의원 "국감 자료를 호치키스로 찝냐"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지난 25일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감에서 손으로 국감 자료를 흔들며 "어떻게 '호치키스'로 찍을 수 있냐"고 꾸짖었다. 정 의원은 "하다못해 테이프라도 뒤에 발라야지, 이렇게 '호치키스'로 찍는 건 한 번도 못 봤다"며 "이건 국감 위원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의 이같은 모습은 '의원 권위주의' 논란에 불을 붙였다.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꾸짖 듯 대검찰청 간부를 혼낸 정 의원의 행동에 대해 "비상식적"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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