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과적 작년 5만1천건 적발…지난 3년간 매년 증가
"화주에게도 과태료 물어야 과적 차량 근절시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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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건축 자재를 강원 영월의 한 도로 공사 현장까지 옮기는 일이었다.
배송을 맡긴 공장 업주 A씨는 김씨에게 "5t 정도 짐을 실었고 과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짐을 싣고 운전한 김씨는 당진영덕고속도로 보은 톨게이트를 진입하기 전 화물차 무게를 쟀다.
김씨는 계측 결과에 깜짝 놀랐다. 그의 차에 실린 화물의 무게는 8t이 넘는 것으로 계측됐다.
김씨는 도로법에 따라 과태료 70만원을 물어야 했다.
경기 불황으로 많은 운임을 받지 못한 김씨에게 70만원은 적지 않은 돈이었다.
김씨는 "5t으로 의뢰를 받았고 철석같이 믿었는데 단속을 당하니 억울하다"며 "화주(화물 주인)에게 항의했더니, 오히려 '왜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느냐'며 역정을 냈다"고 전했다.
그가 짐을 실었던 공장에는 차와 화물의 무게를 잴 수 있는 계측 장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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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서 화물차 운송업을 하는 안모(31)씨는 "과적을 원치 않는 것은 화물차 운전기사도 마찬가지인데 화주가 무리한 운송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예 무게를 속이는 일도 비일비재해 기사들이 억울한 일을 당한다"고 호소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운송을 맡기려는 사람은 적은데, 화물차는 넘쳐나는 상황에서 화주가 무리한 요청을 해도 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운송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과적 단속 건수는 5만1천401건이다. 2015년에는 4만5천347건, 2016년에는 4만8천27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추세다.
현행 도로법은 과적 화물차가 단속되면 운전기사만 처벌한다. 무리한 짐을 맡긴 화주에게는 과태료를 물리지 않는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관계자는 "화주가 '갑'인 운송업계에서는 과적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단속에 걸리면 과태료를 대신 내주겠다며 운전기사를 과적 운행으로 내모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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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억울하게 과적 단속이 된 화물차 운전기사는 이의 제기 신청 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의원은 "운수업계의 강요로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운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린 운전기사가 상당수"라며 "업주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과적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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