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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김정은-트럼프, 서로 "한미훈련 중단 먼저 제안"…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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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한미훈련 중단, 시진핑이 김정은에 제안"

한반도 정세 속 미중 간 팽팽한 '줄다리기'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싱가포르통신정보부 제공)2018.6.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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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폭탄 선언을 한 것과 관련 북미가 서로 자신들이 먼저 이에 대한 제안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시사하자 올 8월로 예정된 한미합동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잠정 중단 또는 연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회담 결과에 고무된 북한은 직후 관영 매체를 통해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북미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확대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당면해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 행동들을 중지하는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합중국 대통령은 이에 이해를 표시하면서 북미 사이에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북한측이 도발로 간주하는 한미 합동 군사 연습을 중지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안전담보를 제공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계 개선이 진척되는 데 따라 대조선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의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정반대의 얘기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대화 도중 "그것은 나의 제안이었다. 나는 그것들을 '워게임'(War Games)이라 부른다"며 "나는 백악관에 들어온 날부터 그것을 싫어했다. 왜 비용을 (한국으로부터) 받지 못하냐고 말해온 게 나"라고 답했다.

트럼프의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비핵화에 대한 성과 없이 일방적으로 북한에 양보했다'는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일본 아사히신문은 17일 '중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한 베이징발 기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연합훈련 중단을 미국 측에 요구하라"고 제안했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미국 측에 억류자 석방 등 조치의 대가로서 한미훈련을 중단토록 요구하라"고 김 위원장에게 조언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신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중단 결정은 결과적으로 "미군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중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자신들이 북측에 먼저 제안했다는 미측의 입장과 달리 중국은 북미회담 결과에 자신들의 공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핵협상에서 '차이나 패싱'이란 얘기가 나올 만큼 존재감이 없던 중국이 이번을 계기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입증하려 하는 반면, 미측은 이번 결정이 중국이 그간 주장해 온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을 수용한 것은 아님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어느 쪽에서 먼저 던졌을지는 회담 당사자 외에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앞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연합훈련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한 만큼 미측에서 먼저 제안했을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예전부터 쌍중단을 요구해 온 중국이 연합훈련 중단 결과를 보고 끼어드는 형국"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북측에 핵폐기를 요구하며 그 대가로 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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