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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팝페라테너 임형주, 27살에 예술의 전당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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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최연소, 최초, 신동 수식어가 참 어색하지 않은 아티스트다. 12살에 ‘마법의 성’을 부르던 꼬마 임형주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데뷔 15년이 됐다. 하지만 이제 겨우 그의 나이 27살이란다.

국내에 팝페라를 대중적으로 전파하고 전 세계를 돌며 국위선양급 공연을 펼친 그는 18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2012 임형주 콘서트 ‘클래식 스타일’이란 이름으로 단독 공연도 앞두고 있다. 대관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곳, 성악가 조수미, 가수 조용필과 조영남 정도만이 올랐던 그 무대에 20대의 청년으로 처음 공연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이미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도 음악이 고프고 꿈을 꾸며 살고 있다.

예술의 전당 단독 콘서트를 앞둔 임형주를 지난 8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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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 전당 무대가 주는 의미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 선다는 것 자체가 고단함 속에서도 마냥 행복하다. 정신적으로 기쁘게 보내고 있다. 뉴욕 카네기홀 내에 3개의 공연 무대에 다 서봤던 나지만 지금이 그만큼 더 기쁜 심정이다. 인순이 선배도 대관에 있어 여러 번 탈락된 경험이 있는 만큼 워낙 보수적인 곳에서 1988년 개관이후 단독 콘서트를 여는 최연소 뮤지션이 된 것을 뿌듯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그 무게에 대한 압박감도 있고 다른 때보다 더 예민해지기도 하지만 그 과정들도 정말 기쁠 따름이다.

-예술의 전당의 보수적인 태도에 아쉬움은 없는지..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고 어떤 분야나 이제는 융합이 화두가 됐다. 물론 나보다 앞서 오페라 극장에 선 조영남 선배도 사실 대중가요 보단 성악가들이 함께한 클래식 위주의 공연이었다. 나 또한 가요는 부르지 않는다. 이번이 내 첫 번째 클래식 콘서트다. 오페라 극장 측에서도 내 프로그램을 사전에 확인했다. 대중음악의 비중이 높은 것은 여전히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긴 하지만 싸이에게 ‘강남스타일’이 있다면 임형주에게는 ‘클래식 스타일’이 있다. 조수미 선생님도 추셨다고 하는 데 나도 공연 스페셜 타임 때 깜짝 말춤도 선보이며 살짝 일탈해 보려고 한다. 하하.

-신동 소리를 들었지만 처음에는 부모의 반대도 심했다던데..

부모님이 다 사업을 하셨기 때문에 두 분께선 내가 CEO가 아니면 외교관이 되길 원하셨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어릴 적부터 음악에 신동, 영재 소리를 들어왔고 지금 ‘슈퍼스타K’ 오디션처럼 우연찮게 내 목소리를 선보이게 되면서 이쪽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런데 KBS ‘이소라의 프러포즈’에서 ‘마법의 성’을 부른 뒤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자 부모님이 질색하셨고 활동 3개월만에 접어야했다. 예원학교 입학 4개월 전이었는데 당시 반항 아닌 반항을 하던 차에 이모가 선물로 준 마리아 칼라스의 앨범을 듣고 그 어린애가 전율을 느꼈다. 소름 끼치는 충격을 받고 성악을 해야겠다고 그때부터 마음 먹었던 것 같다. 이후 학교 수석에 온갖 콩쿠르 수상 등 승승장구했고 이제는 '남자가 클래식이고 나발이고 딴따라로 평생 밥 벌어먹고 살수 없다'고 반대하던 부모님도 나를 너무나 자랑스러워하신다.

- 겨우 27살에 데뷔 15년차 중견 음악가 이상이 됐다

12살 때 뵙던 분들이 '아직도 27살이야?'라고 물어보며 놀라긴 하더라. 사실 슈퍼주니어보다도 나이가 어린데 아이돌과 함께 무대를 하면 다들 나를 너무 어려워하고 나이도 훨씬 많은 줄 알아서 억울할 때가 있다. 2대8 머리 스타일을 고집하고 정장만 입고 다녀서 그런 것 같은데 나 정말 나이 젊다. 여자 아이돌과도 친해지고 싶고 좋은 오빠가 되고싶다. 하하. 대기실도 만날 태진아 선배와 함께 쓰게 해주시는 데 이제는 조금 배려(?)를 해주었으면..

-임형주의 이상형, 연애, 결혼

걸그룹도 좋지만 내 이상형은 배우 심은하다. 2008년에 재능있는 아이들을 서포트하는 아트원 재단을 설립 후 어느 날 심은하, 수빈이 엄마가 재단 유치부에 상담을 하러 방문하신 적이 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칠 정도였다. 수빈이 엄마로 적으려고 했더니 “아니, 심은하로 해주세요”라고 하는데 그 말도 좋았다. 정말 최고였다. 최근 연애는.. 연애라고까지랄 건 없고 8살 연상녀와 잠시 만남을 가진 적은 있다. 요즘엔 내 가정, 내 아이를 갖고 싶단 생각이 든다. 나는 30대에 내가 기댈 수 있는 여자가 좋다. 나는 여러 면이 있지만 소년같고 초딩스러운 면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정신적인 여유가 없어서 결혼을 한다면 40대에 하지 않을까 싶다

-팝페라 가수로서 센 일탈

중학교 때 호기심에 술, 담배를 6개월간 해봤다. 지금은 담배는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서른이 거의 될 때까지 남자치곤 미성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뮤지컬 연기를 안하는 이유가 있나

나는 팝페라 뮤지션으로 본분을 지켜왔다. 내 뒤 임태경, 카이 등이 뮤지컬배우 겸 크로스오버 테너로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분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팝페라 시장이 아직은 좁기 때문에 파이를 더 늘려야된다는 생각에도 동의한다. 어느덧 팝페라하면 30대 명품백을 좋아하는 여성들의 음악이란 인식을 갖게 됏고 그 선구자이자 첫 도입자로서 내 책임도 있다. 팝페라를 너무 고급스런 장르로 각인시킨 것은 죄송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제는 병행자들이 많은 만큼 하나에만 적을 두는 나같은 사람도 필요하다고 본다. 임태경 등도 뮤지컬 배우 전향이 아닌 외도의 개념으로 팝페라에 여전히 적을 두고 활동했으면 좋겠다.

- 대중적 인기 갈망 없나

가끔은 ‘런닝맨’, ‘개그콘서트’ 등에 안 나가냐고 사람들이 물어보긴 한다. 여러번 방송 출연 제의 등이 있었지만 자신이 없는 면은 보이고 싶지 않고 뮤지션 아티스트로 보이고 싶어 고사했다. ‘무릎팍도사’ 초기 섭외 제의를 받았었는데 안 나갔던 게 천추의 한이 되긴 하지만. 하하. 당시에는 조금 무섭기도 했다. 요즘엔 연륜이 더 쌓이다보니 어느 누구를 만나도 긴장되거나 두렵지는 않다. 점점 아저씨가 되는 것인지 말도 많아졌다. 예전엔 일찍 어른들 세계에 뛰어들어서 내 진짜 모습은 보여주려고 하지 않고 조련된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사람도 그립고 솔직한 내 모습이 참 좋단 생각을 한다. 나에 대한 선입견들도 많은데 난 무대에선 까다롭지만 일상에선 정말 캐주얼한 사람이다.

-팝페라 외 하고 싶은 것

팝페라만 고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걸그룹 멤버들과 기회가 된다면 콜라보레이션 무대도 하고 싶다. 음.. 그 중 삼촌팬들이 걱정되긴 하지만 아이유랑 가장 하고 싶다. 아이돌 중 아이유가 싱어송라이터란 생각이 가장 많이 들고 잘만 자란다면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계보를 잇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된다. 빅뱅, 슈퍼주니어, 비스트, 인피니트 등 남자 아이돌과의 무대도 환영이다.

-대중가수 싸이의 성공을 보며 느낀점

싸이는 장르를 불문하고 국내 음악계에 획을 그은 분이다. 빌보드 차트보다 사실 UK차트 1위가 더 신기했다. 머라이어 캐리도 전성기 시절 빌보드는 석권했어도 UK차트에선 별로 1위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르가 달라도 정말 대단하고 끝까지 응원 해주고 싶다.

-앞으로의 인생 목표

너무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도 꿈을 꾸며 살고 있고 비전이 있다. 내가 이뤄놓은 것은 다시 되돌아보고 싶지 않다. 일찍 데뷔했기에 은퇴 뒤에는 제2의 인생도 살아보고 싶다. 사회봉사가 내 코드와 맞는 것 같다. 음악을 하면서도 봉사에 삶에 포커스를 맞춰서 산다면 그보다 더 값진 일은 없을 것 같다.

[임형주. 사진 = 디지엔콤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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