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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총선서 '진화론' 다윈 4000표 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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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렬 기독교 후보에 맞서 과학도들이 출마시켜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이 4,000여 표를 얻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다윈이 후보로 나선 곳은 조지아주 10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 130년 전 사망한데다 미국인도 아닌 다윈이 표를 얻은 것은 한 공화당 보수주의자의 지나친 신앙심에서 비롯됐다.

조지아주 연방 하원의원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폴 브라운은 지난달 지역구 침례교 집회에서 진화론을 "지옥에서 온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폄하했다. 브라운 의원의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조지아대 과학도들은 발끈했다. 그 중 한 생물학도가 페이스북에 '다윈을 의회로'라는 페이지를 만들면서 지역민들도 동참, 본격적인 다윈 유세 운동이 시작됐다.

투표날 다윈은 브라운 의원의 지역구인 클라크 카운티에 유권자 현장 등록 후보로 출마했다. 미국 선거법 상 유권자는 투표용지에 자신이 찍고 싶은 사람을 후보로 기재해 투표할 수 있다. 개표 결과 브라운 의원은 1만7,000표, 다윈은 4,000표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라운을 낙선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망신 주기에는 성공한 셈이다. 클라크 카운티는 브라운 의원의 고향인 데다가 그가 단독으로 출마한 지역이다.

이번 사건을 놓고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브라운 같은 극보수, 기독교 원리주의자들 때문에 당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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