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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블록체인이 사기라고? 지금 늦으면 영원히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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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화약 같은 존재. 비트코인은 화약 기술의 파생품.

암호화폐(총기)는 규제하더라도

블록체인(화약 기술)은 더 양성하고 발전시켜야...

지금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다소 빛이 바랬다고는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의 선도국이다. 2016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90%가 중국에서 이뤄졌고, 지금도 비트코인의 80%정도가 중국에서 채굴된다.

쉬밍싱(徐明星) 중국 OK코인 대표(창업자). 그는 중국에서도 암호 화폐, 블록체인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2013년 30대의 나이에 OK코인을 창업해 이를 중국 최고의 디지털 화폐 거래소로 키우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논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총을 생각하자. 사회 불안을 낳는 총기류는 분명 규제해야 한다. 그렇다고 총 만드는 기술을 없앨 수는 없다. 블록체인은 화약 같은 존재다. 비트코인은 화약 기술의 파생품이다. 암호화폐(총기)는 규제하더라도 블록체인(화약 기술)은 더 양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지난 1월 18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열린 '차이나 챌린저스 데이'에서 쉬 대표가 한 말이다. 암호화폐는 건전한 거래 환경을 위해 불가피하게 규제를 가하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은 오히려 육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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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챌린저스 데이'는 차이나랩이 주최하고 차이나탄,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주관하는 중국 ICT 분야 시리즈 강연회다. 매월 1회 진행된다. [사진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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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OK코인 글로벌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 리 OK코인 인터내셔널 CEO의 강연 및 쉬 창업자와의 Q&A로 진행됐다.

블록체인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한 크리스 리 CEO는 글로벌 선두권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세계 1위 암호화폐 기반 파생상품 거래소인 OKex를 운영하고 있다. 홍콩 애널리스트들이 뽑은 2016년 홍콩 최고의 경영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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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리 OK코인 인터내셔널 CEO의 강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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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코인(OKcoin)


-중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2013년 6월 설립

-약 100개 국가의 투자자 200만 명이 거래

-직원 300명, 50%가 기술자(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출신 다수)

-전설적인 투자자 Tim Draper가 설립한 Ventures Lab으로부터 수백만 달러 투자 유치

-ChinaBang Awards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기술 플랫폼상

중국인이 본 블록체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크리스 리는 우선 블록체인이 유일한 탈중심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 금융기관이 아닌 모든 개인 거래 참여자가 장부를 공유하며 모두 동등한 권한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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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블록체인 누적 투자액 [사진 오케이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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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7년 7월, 중국 블록체인 분야 사모투자 규모는 1600만 달러에서 7600만 달러로 3.75배 증가했다. 미국보다 빠른 속도다. 블록체인 특허 수는 2014년 단 2개에서 2017년 7월에는 428개로 급증했다. 이 역시 미국보다 빠르다.

중국의 블록체인 투자는 채굴, 지갑, 암호화폐, 인프라, 원천기술, 거래소, 관련 서비스, 블록체인 응용 8개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이중 블록체인 응용 투자는 데이터 서비스, 금융, 인증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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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리 OK코인 인터내셔널 CEO [사진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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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 혁명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초기에는 블록체인의 결과물인 암호화폐에 주목했다가 지난 몇 년 간은 기업들이 결제, 청산, 법, 재무, 회계 등 분야에서 블록체인 응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향후에는 개인들이 디지털 자산, 부동산, 헬스케어, 공증, 스마트 컨트랙트 등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것이다. 스타트업의 경우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면 만나기 힘든 VC를 찾는 대신 토큰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

크리스 리 CEO의 강연이 끝난 뒤에는 쉬밍싱 OK코인 창업자가 화상 Q&A 섹션 답변자로 나섰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다. 이하는 질의응답 요약.




Q : 앞으로 블록체인은 어떻게 응용되고 산업에 활용될까?

A :
블록체인은 근본적인 기술의 변혁이다. 지금 봤을 때는 응용 분야가 많아 보이진 않지만 인터넷 초창기를 한 번 떠올려보자. 커머스, 게임이 다일줄 알았지만 이후 스마트폰(모바일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우버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왔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가령 기존 기업들은 융자를 위해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하지만 이를 대신해 ICO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 기존 기업의 주인은 최대주주다. 하지만 ICO를 한다면 절반의 토큰이 고객에게 가고 수백만 명의 대중이 기업 성공을 위해 다 함께 동참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인터넷과는 또 다른 근본적인 변화일 것이며 블루오션이다.



Q : 한국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하는 투트랙 정책으로 가자는 의견과 이 둘을 분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 중국의 정책적 관점은 어떠한가?

A :
블록체인은 기술이다. 기술은 감독 규제가 필요 없다. 블록체인은 화약과 같다. 화약은 많은 분야에 응용되지만 이걸로 총기를 만든다면 당연히 규제를 해야 한다. 암호화폐(총기)는 블록체인(화약)의 응용에 불과하다. 국민의 재산 안전과 관계된다면 규제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하라고는 할 수 없다. 총을 모두 없앨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지다. P2P(Peer to Peer)이므로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걸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암호화폐를 끌어 안아야 하며 새 정책을 통해 유저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 한국, 중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에 강경 대응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발전이 저해될까 우려된다.

A :
지난 수천년의 역사가 증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신기술은 인위적인 요소로 인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령 한 원시 부족이 불을 사용하는데, 어떤 부족에서는 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후자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지금은 인터넷 기술이 떨어지는 국가가 뒤처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도 그 어떠한 정책, 감독관리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기술은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질 것이다. 중국이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한 것은 가격의 폭등락이 서민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방지하고 블록체인의 장기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 이 단계가 무척 중요하다. 블록체인을 첨단 기술로 받아들이고 이것이 인류의 삶에 긍정적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현재 이 규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중국은 코인 거래를 제한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매우 지지하는 입장이다. 블록체인은 인공지능과 함께 중국 정부의 미래 발전 방향으로 꼽힌다. 지금 이 단계에서 업계는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자율 규제로 리스크를 보완해야 한다.



Q : 암호화폐가 달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A :
처음에는 비트코인을 '비트골드'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이름은 등록이 돼있어서 비트코인으로 등록할 수 밖에 없었다. 허나 암호화폐를 하나의 화폐로 보진 않는다. 암호화폐는 상품이다. 비트코인은 가치 등락폭이 커서 각국의 법정통화를 대체하지 못 한다. 허나 3000억 달러의 가치를 보유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결제 수단이 아닌 하나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존재한다. 물론 법정통화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발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 블록체인 스타트업 중 유망한 곳을 꼽자면?

A :
블록체인 스타트업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하이브리드형인 퀀텀(QTUM) 같은 새로운 도전자도 생겼다. 하지만 아직 성숙한 단계는 아니어서 앞으로 더 우수한 팀들이 나타날 것이다. 또 하나는 블록체인을 응용하는 기업이다. 데이터를 함부로 수정할 수 없게 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그 예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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