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왜곡된 마네킹이 여성들 몸 불만족 키워"
여성의류 브랜드 70%가 XL 사이즈 안 팔아
여성환경연대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명동역 앞에서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7.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여성단체들이 비현실적인 체형의 마네킹과 의류 브랜드의 제한적인 옷 치수가 여성에게 획일화된 몸매를 강요하고 몸에 대한 불만족과 혐오를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여성환경연대 등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명동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상적으로 왜곡된 마른 마네킹의 몸이 정답인 양 곳곳에 전시된 것을 볼 때 여성들은 '내 몸이 정상이 아니구나'라는 비참함과 죄책감을 느낀다"며 이렇게 밝혔다.
단체들은 "마네킹에는 키 178cm·가슴 32·허리 24·엉덩이 35인치의 '바비인형' 몸매가 재현되지만 이런 몸을 가진 여성은 10만명 중 1명꼴"이라며 "반면 바비인형의 남성 버전인 '켄인형'의 몸매를 가진 남성은 50명 중 한 명꼴"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마네킹이 특히 현실과 괴리됐다는 것이다.
이어 "2015년 국가기술표준원 조사에 따르면 20~24세 한국 여성의 평균 키는 160.9cm, 표준 허리둘레는 약 28인치"라며 "마네킹 같은 몸매를 칭송하고 외모를 품평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끊임없이 다이어트 압박을 받고 자신의 몸을 혐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환경연대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명동역 앞에서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7.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단체들은 또 제한적인 옷 치수에도 여성의 몸 다양성을 인정·보장하지 않는 풍토가 반영돼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여성 의류 브랜드 31개를 조사한 결과 XL 이상 치수를 갖춘 브랜드는 30.1%, XS 이하 치수를 갖춘 브랜드는 2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XXS부터 XXL까지 7단계 중 3단계 이하의 치수만 갖춘 의복은 88개(74.2%)였으며 그 중 해외브랜드가 4개, 국내 브랜드가 84개로 국내 브랜드의 옷 치수 다양성 수준이 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옷 치수의 폭이 굉장히 좁다"고 지적했다.
이날 단체들은 Δ다양한 체형의 마네킹 제작 및 전시 Δ포토샵 고지법 제정(잡지 등에서 모델이 말라 보이도록 보정했다면 '수정된 사진'이라는 문구를 명시하도록 하는 것) Δ의류 브랜드가 다양한 치수의 옷을 판매토록 조치할 것 등을 제안했다.
김아영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는 "허리 26인치인 옷이 '프리사이즈'로 팔리는 경우가 있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프리사이즈냐"며 "의류업계를 비롯한 사회는 여성에게 획일화된 사이즈를 강요하는 것을 멈추고 여성의 몸의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수많은 미디어와 광고가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으로 여성의 몸을 재단하며 마르고 긴 몸이 되라고 강요하는 상황에서 많은 여성이 거식증과 폭식증을 오가고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지기도 한다"며 "여성의 몸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명동역 앞에서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을 한 뒤 마네킹 크기로 뚫은 틈을 통과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7.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dhk@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