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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이슬람 혐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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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과거 “이슬람은 가장 큰 악의 힘” 발언 논란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예정된 강연 취소

도킨스 “이슬람이 아닌 이슬람주의 비판”



한겨레

리처드 도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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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슬람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 <케이피에프에이>(KPFA)는 8월에 주최할 예정이던 도킨스의 강연을 취소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주최 쪽은 도킨스가 “이슬람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킨스는 문제가 된 자신의 언사는 이슬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며 자신에 대한 비난이 근거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만들어진 신>(원제: The God Delusion) 등 베스트셀러 저자인 도킨스는 진화론을 강력히 주장하며 종교가 인간의 허위의식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버클리 소재 언론들은 도킨스가 2013년 트위터에서 “이슬람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악의 힘”이라고 했다며,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그의 이런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케이피에프에이> 라디오는 도킨스의 강연 티켓을 산 구매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과학에 대한 그의 훌륭한 새로운 저서에 전적으로 기반해 이 강연회를 예정했으나, 그가 자신의 트위터와 다른 언급들로 이슬람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하고 상처 준 것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 방송국은 또 “도킨스에 대해 미리 더 폭넓게 알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이에 대해 도킨스는 강연 주최 쪽에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은 “결코 이슬람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그는 과거에 자신이 했던 가혹한 언급들은 “이슬람주의”를 겨냥한 것이지 이슬람 신념의 준수자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슬람주의 비판이 이슬람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명백히 지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킨스는 “나는 이슬람의 끔찍한 여성 혐오 및 동성애 혐오를 비판해왔고, 이슬람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교자들을 살해하는 것을 비판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기독교에 대한 비판자이지만 결코 기독교를 배척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버클리의 캘리포니아대 교수이기도 했던 도킨스는 이 방송국이 항상 보도의 근거를 밝히는 관행을 존경했다며 “당신들은 나를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고 비난할 때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도킨스의 대표작인 <이기적 유전자>는 지난주 영국 왕립학회에 의해 가장 영감을 주는 과학 서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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