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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1차 약으로 안 듣는 ‘치료저항성 조현병’, 도파민 부족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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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태ㆍ권준수 서울대 의대 교수팀 규명

조현병은 두뇌 속 신경전달물질(도파민)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따라서 항정신병약물은 도파민의 균형을 조절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조현병 환자 가운데 15~30%는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아 ‘치료저항성 조현병’으로 분류된다. 치료저항성 조현병은 클로자핀 약물에만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치료저항성 조현병을 곧바로 구분해 클로자핀 치료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1차 항정신병약물로 치료한 뒤 반응이 없으면 그 다음에 클로자핀 치료를 시도한다. 결과적으로 치료저항성 조현병은 클로자핀 치료를 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체돼 질환이 악화된다.

이에 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치료저항성 조현병을 예측하는 생물학적 지표를 내놨다.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 가운데 치료저항성 환자 12명, 1차 치료제에 잘 반응하는 환자 12명, 건강 자원자 12명 등 3개 그룹을 대상으로 DOPA PET 스캔(뇌 속의 시냅스 사이에 도파민을 생성하고 합성하는 정도를 측정)을 실시해 뇌로 들어오는 정보를 종합하고 운동을 관장하는 뇌 선조체 영역에서의 도파민 생성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1차 치료제에 반응을 잘 하는 환자군보다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군에서 도파민 생성이 10%이상 적었음을 확인했다. 두 군이 임상적으로는 같은 조현병 환자이지만, 도파민이 방출되고 합성되는 양의 차이를 통해 조현병의 발병 메커니즘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김 교수는 “시냅스에서 도파민이 생성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치료저항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임을 입증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를 신속히 파악해 클로자핀 투약을 처방하면 불필요한 1차 항정신병약물 노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정신약리학(Neuropsychopharma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제1저자인 김 교수는 학술적인 성과로 2017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주는 폴얀센 조현병 연구 학술상을 받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한국일보

김의태(왼쪽)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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