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관계자 "오래 전부터 생각한 듯…대선 후보에 힘 실어주는 차원"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인 위원장은 오는 31일 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끝으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사진=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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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친박계를 '종양'으로 지칭하며 인적 청산의 칼날을 휘둘렀던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오는 31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비대위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개월 전만 해도 침몰 직전이었던 우리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대선후보를 내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비대위원장이라는 소임이 끝났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취임 후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 등 핵심 친박계에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리며 각을 세워 오던 인 위원장이 친박계와의 권력싸움에서 결국 백기를 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인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그 분은 이번 탄핵 정국에 책임있는 분"이라며 "공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부득이하게 공천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비대위 회의에 심기가 불편해서 오지 않았다"며 "내 손으로는 (공천을 결정하는) 방망이를 못 친다고 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인적 청산부터 공천 작업까지 사사건건 친박계와 대립하며 한계를 절감한 인 위원장은 꽤 오래 전부터 '사퇴'를 고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신문이 예정돼 있는데다 31일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29일이 사퇴 발표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의 사퇴로 친박 청산 작업 역시 미완으로 마무리되면서 당명까지 바꾼 자유한국당이 '도로 친박당', '도로 새누리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계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새누리당에서 갈라져 나온 바른정당은 "친박세력 청산 의지와 달리, 현재 자유한국당은 당명만 바뀌었을 뿐 친박 패권주의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어떤 조치도 수반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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