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퇴임 건국대 오성삼 교수 인천 송도고 교장으로
퇴임 교육학 교수, 교장으로 제2인생 '스타트' (서울=연합뉴스) 이달 말 퇴임하는 오성삼(65) 건국대 사범대학 교육공학과 교수는 다음 달 1일 인천 송도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다. 2012.8.29 << 사회부 기사 참고, 오성삼 교수 제공 >> photo@yna.co.kr |
이달말 퇴임 건국대 오성삼 교수 인천 송도고 교장으로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년 퇴임하는 한 교육학 교수가 고등학교 교장으로 교육자의 길을 이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이달 말 퇴임하는 오성삼(65) 건국대 사범대학 교육공학과 교수로, 그는 다음 달 1일 인천 송도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다.
오 교수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입시학원이 아닌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학교, 성적 때문에 좌절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려 2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학교장 공모에 합격한 그는 최종 면접에서 "교장 공모의 목적이 일류대 진학을 늘리는 것이라면 저는 부적격자"라며 "제 꿈은 성적 하위 25% 학생들의 담임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교직생활 30년 가운데 25년을 건국대에서 교육학을 강의한 오 교수는 교수 시절 여러 보직을 맡으면서도 소수를 위한 '수월성 교육'이 아닌 뒤처진 이들도 포용할 수 있는 '다양성 교육'에 주안점을 둬왔다.
건국대사범대부속고 교장 시절 대학입시 준비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여유를 찾아주려고 90분이란 '긴' 점심시간을 도입했고, 여름 교복을 활동이 편한 반소매 티로 바꾸기도 했다.
교육대학원장 부임 직후 일선 초·중·고교 교사들 중 박사학위를 보유한 교사를 겸임교수로 채용했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교사에게 강의를 맡겨 현장중심의 교육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1990년대에 '일요대학'을 열어 매주 2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어와 한국 역사·문화를 무료로 가르치고 건국대병원의 협조로 무료진료를 제공했다.
이런 교육철학의 배경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대학생활이 자리 잡고 있다.
고향에 어머니를 두고 혼자 상경한 그는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대학교 정문 앞에서 지나간 입학시험 문제지를 등사지로 밀어 팔았고, 방 한 칸이 없어 밤이 되면 잠자리를 찾아 빈 강의실을 옮겨 다녔다.
유학의 꿈을 품고 미국 일리노이대에 합격했지만 비행기 표를 마련할 돈이 없어 '홀트아동복지회'를 찾아가 입양되는 아이들을 하와이까지 데려다 주는 조건으로 가까스로 미국 땅을 밟기도 했다.
오 교수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교육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학생들이 눈앞의 어려움에 굴복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그는 "요즘 학생들이 취업도 잘 안 되고 88만원 세대라는 좌절감 때문에 옛날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지만,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밝은 날이 온다는 것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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