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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놀란 감독, '배트맨'과 작별편지 공개 "속편계획 처음엔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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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배트맨을 떠나 보내며 시리즈에 대한 작별 인사를 고했다.

그의 작별 인사는 최근 해외에서 출간된 놀란 감독의 저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제작 과정과 그 예술'의 서문으로 작성한 글이다. 총 3편의 '배트맨' 시리즈를 만들면서 받았던 질문에 대한 대답과 추억들을 떠올리며 배우들과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 아쉬움과 후련함 등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이번 작별 인사에서 "나는 브루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기 보다 그와 함께 숨쉬고 싶었다", "배트맨은 돌아와야만 했다.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을 것이다", "나는 배트맨이 그리울 것이다. 그 역시 날 그리워할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배트맨은 그다지 감상적이지 않다" 등의 말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애초에 속편 계획이 없었지만, 속편제작이 필수불가결해졌던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음은 배트맨 시리즈를 보내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굿바이 레터 번역본 및 원문

알프레드, 고든, 루시우스, 브루스… 웨인. 이제 나에게는 너무나 많은 의미가 된 이름들이다. 오늘, 이 캐릭터들과 그들의 세상에 마지막 작별을 고하기까지 3주가 남았다. 오늘은 내 아들의 생일이다. 아들은 텀블러의 모델 키트가 내 차고 안에서 조립되고 있을 때 태어났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총격전이나 헬리콥터 등이 대단하고 특별한 사건이 되었던 세트나, 수많은 엑스트라들이 동원되고, 폭약을 설치하고, 지상에서 수천 피트 떨어진 공중이나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그 곳에서 일하는 것이 조금 익숙해졌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3부작을 계획했었냐고 묻는다. 그것은 마치 아이가 성장해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질 것을 처음부터 계획했었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그에 대한 대답은 복잡하다. 데이비드(S. 고이어: 원안)와 내가 처음 브루스 웨인의 스토리를 구상하기 시작했을 땐 먼 미래까지 내다보기 보다는 진행중인 스토리의 앞뒤를 만들어내는데 푹 빠져있었다. 나는 브루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기 보다 그와 함께 숨쉬고 싶었다. 데이빗과 조나단(놀란: 각본)에게 그들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 없이 넣어 달라고 말했다. 모든 배우들과 제작진은 첫 영화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다음을 위해 남겨둔 건 없었다. 그들이 도시 전체를 세웠다. 그리고 크리스찬(베일)과 마이클(케인), 게리(올드만), 모건(프리먼), 리암(리슨)과 킬리언(머피)이 그 도시 안에서 살아 숨쉬었다. 크리스찬 베일은 브루스 웨인 인생의 큰 덩어리를 떼내어 대단히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그는 영웅의 내면으로 우릴 이끌었고 연기가 아닌 브루스 그 자체였다.

후속편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수많은 속편들 중에 1편보다 나은 것이 얼마나 될까? 굳이 그런 모험을 해야 할까? 하지만 브루스를 인도하는 세계를 알게 되고, 그와 대립하는 적대자들의 존재를 살짝 엿보기 시작했을 때 속편은 필수불가결해졌다. 우린 팀을 다시 모아 고담으로 돌아갔다. 3년 만에 고담은 더 커지고, 현실적이고 모던해졌다. 카오스라는 새로운 힘이 눈앞에 다가왔다. 극한의 두려움을 주는 광대에게 히스(레저)가 공포스러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후속편을 위해 우린 아무 것도 남겨둔 게 없었지만, 우리가 첫 작품에서는 시도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있었다. 목 부분을 유연하게 만든 배트수트, IMAX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 더불어 배트모빌을 파괴하고 평범한 동기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악당들의 피 묻은 돈을 태우는 일 등 우리가 망설였던 일들도 했다. 이미 유명한 시리즈의 속편이라는 안정성을 발판 삼은 조심성은 멀리 던져버리고 과감한 도전을 발휘해 고담의 가장 어두운 모습에 직면했다.

3편 역시 만들 계획은 없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을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난 언제나 브루스의 여정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 궁금했고, 데이빗과 내가 그 끝을 발견했을 때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우리는 초기에 내 창고에서 작업했을 땐 감히 입 밖으로도 내지 못했던 일들을 시작했다. 우린 3부작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다시 고담시로의 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두를 불러 모았다. 4년이 흘렀지만 고담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존재했다. 좀 더 깨끗해진 것 같기도 하고, 타락한 것 같기도 했다. 웨인의 저택은 재건되었다. 익숙한 얼굴들이 돌아왔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로워진 듯도 하였지만 모두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품고 있었다.

고담은 그 근원부터 쇠퇴하고 있었다. 밑바닥에서부터 새로운 악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브루스는 배트맨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처럼 브루스 역시 틀렸다. 배트맨은 돌아와야만 했다.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을 것이다.

마이클, 모건, 게리, 킬리언, 리암, 히스, 크리스찬… 베일. 이제 나에게는 너무나 많은 의미가 된 이름들이다. 대중문화에서 가장 위대하면서도 영원한 영웅을 맡으며, 고담에서 내가 보낸 시간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희망할 수 있는 가장 도전적이면서도 가장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 나는 배트맨이 그리울 것이다. 그 역시 날 그리워할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배트맨은 그다지 감상적이지 않다.

감독, 각본, 제작 크리스토퍼 놀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제작 과정과 그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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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opher Nolan’s goodbye letter to the Batman franchise

Alfred. Gordon. Lucius. Bruce . . . Wayne. Names that have come to mean so much to me. Today, I’m three weeks from saying a final good-bye to these characters and their world. It’s my son’s ninth birthday. He was born as the Tumbler was being glued together in my garage from random parts of model kits. Much time, many changes. A shift from sets where some gunplay or a helicopter were extraordinary events to working days where crowds of extras, building demolitions, or mayhem thousands of feet in the air have become familiar.

People ask if we’d always planned a trilogy. This is like being asked whether you had planned on growing up, getting married, having kids. The answer is complicated. When David and I first started cracking open Bruce’s story, we flirted with what might come after, then backed away, not wanting to look too deep into the future. I didn’t want to know everything that Bruce couldn’t; I wanted to live it with him. I told David and Jonah to put everything they knew into each film as we made it. The entire cast and crew put all they had into the first film. Nothing held back. Nothing saved for next time. They built an entire city. Then Christian and Michael and Gary and Morgan and Liam and Cillian started living in it. Christian bit off a big chunk of Bruce Wayne’s life and made it utterly compelling. He took us into a pop icon’s mind and never let us notice for an instant the fanciful nature of Bruce’s methods.

I never thought we’d do a second—how many good sequels are there? Why roll those dice? But once I knew where it would take Bruce, and when I started to see glimpses of the antagonist, it became essential. We re-assembled the team and went back to Gotham. It had changed in three years. Bigger. More real. More modern. And a new force of chaos was coming to the fore. The ultimate scary clown, as brought to terrifying life by Heath. We’d held nothing back, but there were things we hadn’t been able to do the first time out—a Batsuit with a flexible neck, shooting on Imax. And things we’d chickened out on—destroying the Batmobile, burning up the villain’s blood money to show a complete disregard for conventional motivation. We took the supposed security of a sequel as license to throw caution to the wind and headed for the darkest corners of Gotham.

I never thought we’d do a third—are there any great second sequels? But I kept wondering about the end of Bruce’s journey, and once David and I discovered it, I had to see it for myself. We had come back to what we had barely dared whisper about in those first days in my garage. We had been making a trilogy. I called everyone back together for another tour of Gotham. Four years later, it was still there. It even seemed a little cleaner, a little more polished. Wayne Manor had been rebuilt. Familiar faces were back—a little older, a little wiser . . . but not all was as it seemed.

Gotham was rotting away at its foundations. A new evil bubbling up from beneath. Bruce had thought Batman was not needed anymore, but Bruce was wrong, just as I had been wrong. The Batman had to come back. I suppose he always will.

Michael, Morgan, Gary, Cillian, Liam, Heath, Christian . . . Bale. Names that have come to mean so much to me. My time in Gotham, looking after one of the greatest and most enduring figures in pop culture, has been the most challenging and rewarding experience a filmmaker could hope for. I will miss the Batman. I like to think that he’ll miss me, but he’s never been particularly sentimental.

Director, Writer and Producer Christopher Nolan.
From The Art and Making of The Dark Knight Trilogy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 스틸컷(위)와 놀란 감독.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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