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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친박·비박 "분당은 공멸"… 물밑에서 출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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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갈등’ 새누리 숨고르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혁신위 구성 무산 책임을 놓고 극한 갈등으로 치달았던 당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두 계파가 19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양측 모두 최악인 분당 사태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하며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는 20일 4선 이상 중진의원 간 회동을 통해 비대위·혁신위 인선 문제에 대한 수습책을 논의키로 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에 머물러 칩거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이날 오전 충청 지역 종교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오후엔 야당과의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임하며 업무에 복귀했다.

세계일보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제20대 국회 원구성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새누리당 정진석,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남정탁 기자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당 밖에 어르신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여의치 않아 결국 당내 문제를 당내 인사로 풀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젊은 중진들을 전진 배치해 이 문제를 풀어보자는 것이 제 생각이었다”며 계파를 고려한 인선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제가 그분들(친박) 표로만 (원내대표 당선이) 된 것은 아니다. 생각이 다른 분들도 저를 지지해 줬고, 지역적으로도 골고루 표를 받았다”며 자신의 중립성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엔 충청 출신의 여야 당선자들이 모인 ‘충청 향후회 축하의 밤’ 행사에 참석해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만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일부 중진의원들에게 지원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의원들은 분당 가능성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등 당 내분이 심각해지자 중재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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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그러나 회동에서 절충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친박계는 백지 상태에서 새판을 짜야 된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가 제안했던 기존 비대위원에 친박계 인사 5명을 추가하는 방안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이혜훈 당선자, 김영우 의원은 안 된다는 생각이다. 정 원내대표가 겸임키로 했던 비대위원장도 외부인사에게 맡기자는 주장이 나온다.

비박계는 기존 인선 유지를 주장하며 정 원내대표가 물러서면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비박계 내에서도 비대위원 전원 사퇴 주장도 나오고 있어 균열 조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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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서청원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남정탁 기자


정 원내대표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더라도 반대 쪽의 반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양 계파의 수장인 서청원, 최경환, 김무성 의원은 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단순논의 수준에 머물 공산도 크다.

양측은 이날도 장외 공방을 이어갔다. 친박계 홍철호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정 원내대표는 심기일전을 해서 손보는 수준이 아니라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정 원내대표 사퇴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또 다른 라디오방송에서 친박계를 향해 “바뀌어야 하는 것의 첫 번째가 계파청산인데 그것을 바꾸기 위한 비대위·혁신위 계파 안배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고 맹공했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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